필자는 모든 기업활동을 5개 영역으로 나눈 개념모형인 4W1H 모형(김덕현, 2012)을 기반으로 기업혁신 영역을 가치혁신, 상품혁신, 운영혁신, 역량혁신, 유통혁신 등으로 나눈 ‘전방위(360도) 기업혁신 프레임워크’를 발표한 바 있다(김덕현, 2022). ‘4W1H 모형’은 기업활동을 2개의 축 즉, 가치사슬(: X축)을 기준으로 조달-생산-판매로, 경영계층(: Y축)을 기준으로 전략-전술-운영으로 추상화한 것이다(<그림 6-1> 참조). 기업혁신 관점에서 ‘전략’은 가치혁신, ‘전술/생산’은 상품혁신, ‘운영’은 운영혁신, ‘조달’은 역량혁신, ‘유통’은 유통혁신에 각각 매핑한 것이다.
<그림 6-1> 4W1H 개념모형
‘전방위(360도) 기업혁신 프레임워크’는 4W1H 모형의 5개 영역을 5개의 혁신 영역으로 정의하고 각 영역을 5개의 혁신전략, 각 전략을 다시 4개의 혁신전술로 분할한 것이다(김덕현, 2022). 완성된 프레임워크는 이론적으로 분류한 100개의 혁신전술을 국내/외 400여 개 기업의 혁신활동에 견주어서 수정, 보완한 결과물이다. 이는 기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클수록 혁신 기회를 더 넓게 탐색하고(‘explore’) 성과를 낼 수 있는 혁신 활동에 역량을 집중해서(‘exploit’) 성공에 이르도록 안내하기 위한 것이다. <표 6-1>은 5개 영역별 혁신 대상을 예시한 것으로 기존 문헌이나 기업 현장에서 다뤄 온 여러 가지 종류의 혁신 유형을 망라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가치혁신은 오래전부터 논의해 온 CSR/CSV로부터 최근의 ESG 경영이나 이해관계자 경영 등을 포괄한다. 운영혁신은 생산방식과 조직구조, 조직문화 등 조직운영에 대한 혁신을 포함한다.
<표 6-1> 전방위 기업혁신 영역별 혁신 대상
플랫폼 생태계의 건전성은 모든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협업을 통해 이룩될 수 있지만, 생태계 리더/오너인 플랫폼 기업의 역할과 정부/공공의 촉진/규제 정책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플랫폼 기업이 담당해야 할 혁신전략을 전방위 기업혁신 프레임워크에 따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가치혁신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 향상을 위한 경제적,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비전이나 임무, 경영철학 등에서 비롯된 운영원리를 점검, 재정의하고 그에 따라 기업 내/외부, 장/단기, 과정/결과 등 측면에서 균형있는 성과지표를 재정의해야 한다. 상품혁신은 플랫폼 상품 자체를 수평적 또는 수직적으로 확장해서 새로운 솔루션으로 업그레이드하거나, 파이프라인 BM으로 운영 중인 상품이 있다면 이를 사슬형 또는 원탁형 플랫폼 BM으로 운영하는 플랫폼 상품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운영혁신은 기업의 생산(운영) 방식과 조직(운영) 방식을 혁신하는 것이다. 생산혁신은 플랫폼을 설계/제조하는 기술 및 서비스 기술 적용을 통해 더 비용, 시간, 품질 등을 향상하고 기업 성과를 높이는 활동이다. 조직혁신은 플랫폼 기술/상품/BM의 고도화에 필요한 창발성이 증가하도록 기업활동 전반에서 다양성, 이질성을 높이고 이를 위한 협업적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활동이다.
역량혁신은 플랫폼 상품의 생산-유통에 투입되는 내/외부 역량 향상을 위해 새로운 역량을 추가/보충하거나 재정의하는 것이다. 플랫폼 BM은 특성상 내부 역량은 물론 외부 역량을 혁신하기 위한 투자(예: API와 개발도구 및 교육 제공)가 더 많이 필요하다. 플랫폼 기업의 유통혁신은 참여자 간 거래/협업을 지원하는 마켓플레이스의 기능/서비스를 혁신하는 것이다. 마켓플레이스는 자체 개발할 수도 있고 제3자 마켓플레이스를 연결, 활용할 수도 있다. 마켓플레이스 자체는 필자가 제시한 것처럼 플랫폼의 기능을 연결/중개/거래/협업/집적/통합 등으로 고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에 제시한 플랫폼 기업의 생태계 혁신전략을 편의상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본 장에서는 4W1H 모형의 경영계층(‘Y축’)에 해당하는 가치-상품-운영 혁신전략을, 다음 장, 7장에서는 가치사슬(‘X축’)에 해당하는 역량-상품-유통 혁신전략을 다룰 것이다. 이하에서 가치혁신 전략으로 ①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역할 확장, ② 영리 목적 PE와 비영리 목적 PE 간 협력, 상품혁신 전략으로 ③ 공유가치창출(CSV)을 위한 사업 개발, ④ 수직/수평 플랫폼 솔루션 개발, 운영혁신 전략으로 ⑤ 확장성과 응집성의 균형, ⑥ 자체생산과 협업생산의 조합 등 6가지 전략을 제시할 것이다.
(1) [가치혁신]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역할 확장
기업의 사회적 역할은 그동안 CSR/CSV, 지속가능 경영, ESG 경영, 이해관계자 경영 등으로 발전해 왔다. 마이클 포터와 마크 R. 크레이머는 2006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2011년에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이란 개념을 제시하였다. CSR과 CSV가 다른 점은 전자는 기업이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지출하는 ‘비용’이지만 후자는 기업과 사회가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투자’라는 것이다. 1973년 다보스 포럼에서 ‘기업의 목적은 이해관계자들의 서로 다른 이해를 조절하는 것’이라는 윤리강령이 발표된 이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계속 강조되었다. 2019년에는 미국 200대 기업 협의체인 BRT(Business Round Table)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의 전환을 표방하였다.
플랫폼 BM을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엄청난 기업가치로 평가받고 있지만,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불공정 거래나 소비자 권익 침해 등의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소비자, 파트너, 정부 등의 비난을 받고 있다. 플랫폼 기업이나 규제 당국은 모두 기대(또는 예상) 이상으로 빠르게 커진 시장지배력을 제어할 시기를 놓친 셈이다. 지금처럼 승자독식 구조가 계속되면 생태계 발전이 정체되거나 위축되어 플랫폼 기업도 큰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기업이 기업 차원이 아닌 생태계 차원에서 경제적 & 사회적 역할의 균형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다.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역할은 그동안 CSR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 온 것과는 별개 문제이다. 예를 들면, 구글은 단기간 내에 성과를 기대하지 않고 인류 차원의 문제 해결을 위해 소위 ‘문샷(moonshot)’ 과제에 도전해 왔다. 애플은 수명이 다한 제품을 회수해서 희토류와 귀금속을 재사용하는 식의 노력을 계속해 왔다. 그러나, 이는 일반기업들과 같은 CSR의 연장선이어서 생태계 전체의 발전을 위한 노력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플랫폼 기업이 CSR/CSV에 투자해서 외부 참여자의 유입과 기여를 늘려서 네트워크 효과를 키우는 것은 일반기업이 CSR/ESG에 투자하는 것 이상으로 기업 자신의 지속성과 성장에 투자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PE의 사회적 책임은 Kapoor et al.(2021)이 언급한 PE 내부 참여자에 대한 책임을 넘어 지역/국가, 인류 등을 고려한 ‘사회적 역할’로 확장되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플랫폼 기업 중심의 가치 네트워크가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PE로 발전하려면, 사회적 역할을 이행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고 실제 의미 있는 성과가 제시되어야 한다. 5장에서 소개한 것처럼 PE를 협업 네트워크 기업(CNE)으로 규정하고 이해관계자 간 협업을 리드하고 지원할 협업관리본부(CAO)를 설치, 운영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다. CAO가 PE 차원의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균형있는 성과지표를 재정립하며 그에 따라 바람직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운영함으로써 건전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2) [가치혁신] 영리 목적 PE와 비영리 목적 PE 간 협력
플랫폼 경제가 균형 있게 발전하려면 영리 목적 PE와 비영리 목적 PE(예: 위키피디아, 깃허브, 디지털 정부)가 상대방을 벤치마킹하고 상호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리 목적 PE와 비영리 목적 PE는 자산과 기량, BM, 시장/고객 등에서 상호보완적인 요소가 많기에 긴밀한 협업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리 목적 PE는 내부로는 멤버에 대한 책임, 외부로는 지역, 국가, 인류에 대한 사회적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비영리 목적 PE는 반대로 경제적 성과를 높임으로써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술적/경제적 역량을 축적하여야 한다. 영리 목적 PE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매출/이익, 이용자 수 증대, 기능 확대, 품질 향상 등 종래의 경제적 성과 중심의 목표에 생태계 참여자의 기대 충족과 사회적 책임을 추가해야 한다. 비영리 목적 PE는 멤버에게 제공하는 편익을 넘어서는 경제적 성과를 달성해서 여러 그룹의 참여자에 대한 보상과 사회에 대한 기여를 확대해야 한다. 영리 목적 PE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제품 경쟁력으로는 비영리 목적 PE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영리 목적 PE가 추가해야 할 사회적 역할 이행 과제에는 이미 드러난 플랫폼의 폐해와 앞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는 위협 및 부작용을 완화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기술, 방법론, 솔루션 개발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보완자(예: 앱/콘텐츠/컴포넌트 개발자, ‘플랫폼 노동자’)와 이용자의 기여도에 대한 합리적 보상은 시급한 해결과제 중 하나이다. 최근 확산하고 있는 생성형 AI로 인해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기업 비밀 침해, 저작권 침해, 기존 산업과 일자리에 대한 위협, 인간의 창의성과 권위에 대한 위협 등이 발생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우리나라 AI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Upstage)가 한국어 LLM 개발에 필요한 훈련 데이터를 제공한 파트너에 대해 기여도에 따라 보상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을 운영하는 것은 의미 있는 시도라 할 수 있다.
(3) [상품혁신] 공유가치창출(CSV)을 위한 사업 개발
오늘날 기업은 이해관계자로부터 ‘지역/국가/인류 차원의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제품/서비스/솔루션을 개발, 상업화함으로써 이윤과 사회 기여를 함께 추구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지역/국가/인류 차원의 문제’란 예를 들면,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보호, 인간의 정신적/육체적 건강관리, 재해/재난 예방과 대응, 빈곤 타파, 신재생 에너지 개발 등을 가리킨다. 이들은 주요 국가 정부와 연구기관이 집중 투자하고 있는 주제로 공통 기능을 HW, SW, 솔루션 형태의 플랫폼 상품으로 설계, 구현하고 이해관계자를 연결/중개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 운영하여야 한다. 그와 같은 국가 차원의 대형 과제를 영리 목적 PE와 비영리 목적 PE가 서로의 강점을 합쳐서 대응한다면 모두에게 커다란 성장 기회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영리 목적인 AirBnB가 비슷한 플랫폼 BM을 운영하는 비영리 목적의 Munibnb와 협업한다고 가정해 보자. AirBnB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새로운 사업에 참여해서 시장 확대와 수익 증대를, Munibnb는 플랫폼 자체의 기능/성능 개선과 경영 전략 및 플랫폼 운영 수준 향상을 각각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비영리 목적 PE 중에서 규모와 영향력이 큰 것이 중앙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구축하는 플랫폼 (서비스나 인프라)이다. WEF(2019)는 플랫폼 기업과 정부가 상호 협력함으로써 디지털 플랫폼이 산업과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하였다. 국가 차원의 플랫폼(예: 도시 개발, 수송, 의료)은 플랫폼 기업에게는 새로운 제품/서비스를 판매하는 ‘발판이 되고(scaffolding)’ 정부에게는 ‘보이지 않는(invisible) 인프라’가 된다는 것이다. 그와 같은 시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정부-기업 간에 알맞은 역할분담이 전제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정부는 재정 투자, 수요/시장 창출, 기업과 일반 국민의 애로 해결, 협업 기반 조성 등을, 기업은 플랫폼 자체의 개발-운영과 이를 위한 기술/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정부와 기업은 개방적 거버넌스와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표준 규격을 제정-보급하는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
(4) [상품혁신] 수직/수평 플랫폼 솔루션 개발
플랫폼 기업의 신사업으로 유망한 것 중 하나는 이미 구축한 플랫폼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능 면에서 수직 또는 수평으로 확장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수평(horizontal) 확장’이란 여러 가지 문제 해결에 필요한 공통 기능을 범용(凡用) 솔루션 플랫폼으로 개발하는 것이고 ‘수직(vertical) 확장’이란 산업이나 특정 문제해결을 위한 전용(專用) 솔루션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다. 범용 솔루션은 예를 들면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 Industrial Internet of Things) 플랫폼과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여기에 속한다. IIoT는 생산-유통 현장의 장비/설비 등을 연결해서 업무의 자동화 & 최적화를 가능하게 한다. 대표적 IIoT 플랫폼으로 GE의 프레딕스(Predix), Simens의 마인드스피어(MindSphere), 보쉬의 IoT 클라우드, SAP의 레오나르도(Leonardo),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에코스트럭처(EcoStruxure) 등이 있다. LLM은 챗GPT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의 플랫폼으로 오픈AI의 GPT-4, 구글의 람다(LaMDA)와 제미나이(Gemini), 메타의 라마(LLaMa),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HyperCLOVA) 등이 있다. 전용 솔루션은 수직적(vertical) 플랫폼으로 미래 신산업에 속하는 디지털 의료,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홈/도시/에너지, 우주 개척, 디지털 정부 등 특정 도메인을 위한 플랫폼을 가리킨다. 애플, 구글,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그와 같은 신산업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한 산업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5) [운영혁신] 확장성과 응집성의 균형 유지
건전한 PE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목표 설정 및 성과관리 측면에서 경제적 & 사회적 역할에 대한 균형을 추구하는 것 외에 PE 자체의 확장성과 응집성에 대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확장성’은 PE 자체가 양적, 질적으로 성장, 발전하는 것을 가리킨다. ‘응집성’은 PE의 모든 참여자가 이탈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의 역할을 이행하고 다른 참여자와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면서 PE의 유지,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가리킨다. 응집성은 강하지만 확장성이 약하다면 PE의 외연 확장에 한계가 생길 것이고 반대로 확장성은 강하지만 응집성이 약하다면 PE의 확장은 모래 위의 성처럼 오히려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플랫폼 기업은 일반적으로 ‘확장성’을 높이기 위해 플랫폼 상품의 양적, 질적 수준 향상, 양면시장 사용자 확대 등을 도모한다. 또한, ‘응집성’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인센티브를 부여해서 사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이고 이탈 방지를 위한 장치(예: 멀티호밍 제한, 전환비용 부담 확대)를 만들기도 한다. 플랫폼 기업은 PE의 리더로서 구심력(求心力)에 해당하는 응집성과 원심력(遠心力)에 해당하는 확장성에 대한 균형을 통해 자신과 참여자 모두가 공생,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PE의 확장성은 성숙 단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으나 네트워크 효과를 결정하는 생산/판매 파트별 참여자 수(예: 생산 파트너 수, 앱 다운로드 횟수)와 재무 측면의 매출/이익, 시장점유율 등으로 측정할 수 있다. PE의 응집성은 서비스 생산자/개발자와 플랫폼 간 상호작용 빈도(traffic)와 수준, 플랫폼과 소비자/사용자 간 상호작용 빈도와 내용, 전환의 용이성 등으로 측정할 수 있다. 플랫폼 사용자는 서비스의 우수성/편의성, 비용 부담, 부가 서비스 등을 감안해서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갈 수도 있기에 플랫폼 기업은 자신은 물론 보완자를 통한 지속적 혁신을 통해 사용자의 이탈을 막아야 한다. 초창기의 플랫폼은 사용자 수를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이기에 우수한 생산자 역량(예: 유명 브랜드, 전문 지식, 재미있는 콘텐츠)을 끌어들이고 목표 시장/소비자에게 다양한 유인책(예: 무료 서비스, 참여도에 대한 보상)을 제공한다. 성숙 단계에 이른 플랫폼은 외적인 성장보다는 내부 품질이나 자원 효율성, 프로세스 혁신 등을 고려하게 된다.
플랫폼과 사용자 간 응집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유튜브는 초기부터 사용자제작콘텐츠(User Created Content)를 적극 장려했으며, 후발주자인 비메오(Vimeo)는 사용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동영상을 제작, 편집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였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등은 멤버들이 서로 소통하고 ‘좋아요’나 이모티콘 같은 도구로 관심을 표명하고 재미/흥미를 공유함으로써 플랫폼에 머물도록 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여행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에게 push한다. 네이버 지식 포탈은 사용자 커뮤니티 구성을 지원하고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의 지식 포탈인 쿼라(Quora)는 사용자 질문에 대해 유명인 또는 최고위 전문가의 답변을 올리는 식으로 사용자를 유치하였다. 우버는 자사 플랫폼의 일부 기능을 수송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타사 개발자들이 호출해서 쓸 수 있도록 오픈 API를 제공함으로써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
(6) [운영혁신] 자체생산과 협업생산의 조합
사슬형 플랫폼 BM은 플랫폼 상품을 특정/소수 기업이 생산해서 다수 사용자에게 판매하는 식의 전통적 파이프라인 방식으로 운영된다. 반면, 원탁형 플랫폼 BM은 공통구성품으로 활용 가능한 제품이나 연결/중개용 서비스를 다수 기업/개인이 생산해서 다수 개인/기업에 판매하는 네트워크 방식으로 운영된다. 사슬형 BM은 단면시장을 대상으로 하지만, 원탁형 BM은 양면/다면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플랫폼 BM은 협업적 거버넌스를 적용해서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2가지 생산체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업스트림 생산과 다운스트림 생산을 자체생산 또는 (외부 보완자와) 협업생산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스트림(upstream, 後方)은 플랫폼 상품(예: 앱)이 플랫폼(예: 앱스토어)에 등록되기 전의 생산 과정을, 다운스트림(downstream, 前方)은 플랫폼에 등록된 상품을 판매하기 전에 이용자/소비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가공/보완(예: 분류, 추천)하는 생산 과정 (또는 유통 준비 과정)을 가리킨다.
사슬형 BM에 해당하는 애플 iOS는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을 모두 자체생산하고 있으나 구글 안드로이드는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에 일부나마 보완자가 참여하는 협업생산을 적용하고 있다. 아마존이나 쿠팡은 업스트림의 대부분은 협업생산하지만, 다운스트림에 직결된 주문이행 부분은 AI, 로봇, 차량, 운전기사 등을 직접 확보해서 자체생산하고 있다. 집적/통합 플랫폼에 해당하는 우버, 에어비앤비는 공유자산인 차량/운전자와 숙박 시설을 모으는 작업, 잠재 고객/소비자에게 서비스를 광고/홍보하고 서비스 요청이 나오면 즉각 최적의 서비스를 선택하도록 하는 작업 등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을 모두 자체생산하고 있다. 자체생산은 협업생산에 비해 기민한 의사결정을 통한 규격화/표준화, 신속한 제품 개발과 업데이트, 상대적으로 강한 보안성 등의 장점을 갖고 있지만, 외부의 우수한 역량을 활용하는 데는 제한적이다. 반대로 협업생산은 다양한 기술과 경험을 조합한 혁신을 도모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일관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연결, 통합이 어렵다. 단기적 성과를 위해서는 자체생산 방식이 바람직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성장, 발전할 것을 목표로 한다면 다수의 생산자가 참여하는 협업생산이 바람직하다.
원탁형 플랫폼 BM 경우, ‘연결/중개’ 플랫폼의 업스트림은 협업생산이 적합하지만, 다운스트림은 자체생산이 바람직하며, ‘집적/통합’ 플랫폼은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모두 자체생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거래/협업’ 플랫폼은 경쟁력의 원천이 내/외부에 분산되어 있기에 기업 전략에 따라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에 자체생산 또는 협업생산을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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