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AX)-2
이 글은 필자의 저서 <디지털 혁신, DX에서 AI 전환으로>(부크크, 2025. 6.) 중에서 일부를 발췌한 겁니다.
또, 유데미(Udemy)에 개설 중인 디지털 혁신에 대한 4개 시리즈 강의 중 첫 번째인 '디지털 혁신, (1) 개념과 맥락' 강의 (3시간 20분, 유료)를 추천합니다.
아울러, 이와 관련된 2개의 강의를 더 소개합니다.
o 디지털 혁신, (2) 디지털 기술 (3시간 10분, 유료)
o 인공지능 기술, 활용, 전망 (70분, 무료)
6.2절에서 AI 자체의 의미를 이해했다면, 이제 AI를 활용한 혁신 즉, AX는 무엇이고 AX를 통해 기업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IBM(2024)은 AX를 ‘기업이 혁신, 효율 및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일상적) 운영 및 제품/서비스에 AI를 적용해서 통합하는 전략적 이니셔티브’라고 하였다. BCG(2024)는 ‘AI 인프라와 구성원 역량 같은 필수 기반 위에서 여러 업무의 종단 간(end-to-end) 변환을 통합하는 전략’이라고 하였다. 아직 객관화된 정의를 찾기는 어렵지만, AX는 디지털 혁신의 3단계 즉, 디지타이제이션(digitization),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 DX 등을 잇는 4번째 단계라 할 수 있다.
AX는 AI를 명시한 점 외에는 DX와 개념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도 있다. 특히, AX와 DX는 목표만 놓고 보면 큰 차이가 없다. 즉, AX와 DX는 모두 비용 절감, 수익 증대, 수익 창출 등을 위해 기업활동 전반을 혁신하려는 전략이다. 그러나, AX는 AI를 활용해서 DX보다 더 넓고 깊게, 또 더 큰 가치를 창출하려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구체적으로 AX는 DX 기반 위에서 핵심 프로세스와 제품/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등에 AI를 적용해서 성과를 높이고자 한다. DX는 데이터와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를 추진하지만, AX는 축적된 데이터와 지능화/자동화된 프로세스 기반 위에서 기업활동 구성요소들이 자율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서 최적 솔루션을 실행하도록 만든다. 스마트 공장은, 예를 들면, DX 단계에서는 사전에 정의된 규칙(예: 온/습도 조건, 불량률 또는 수율)에 따라 생산공정이 운영되지만, AX 단계에서는 목표(예: 생산 품목, 생산량, 품질 요건)를 정해 주면 최종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계획 수립(또는 변경)-실행-(목표 달성 여부) 테스트’ 과정을 반복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DX가 제품/서비스의 연결, 통합을 지능화하기 위해 AI를 적용한 것과 달리 AX는 처음부터 지능을 가진 제품/서비스를 만들고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산업을 만들려는 것이라는 점이 다르다.
<표 6.5>는 몇 가지 점에서 DX와 AX의 차이를 비교한 것이다.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 문해력)는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역량이지만, AI 리터러시는 AI 기술을 이해한 가운데 기회요인은 적극 활용하면서 위험요인(예: 비윤리적 적용, 프라이버시/보안 침해)은 적극 차단하는, 더 높은 수준의 역량이다. 특히, AI가 인간을 배제하거나 대체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설계-구현하고 운영하는 역량을 포함한다.
기업 관점에서 AI는 제품/서비스, 생산공정, 고객경험, 일상업무, 경영 의사결정 등을 지능화/자동화하는 도구이다. AI의 미래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조차 긍정 또는 부정으로 상반된 견해를 밝히고 있다. 긍정 & 낙관론 쪽은 AI를 통해 얻게 될 경제/사회적 이득이 엄청나다는 점을, 부정 & 비관론 쪽은 AI 발전 속도가 너무나 빨라서 적절한 통제가 없다면 인류에게 커다란 재앙이 되리라는 점을 각각 강조하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를 포함한 전문가들은 2030년 전후로 인공일반지능(AGI)이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 수준의 AI든 추후 등장할 AGI든 엄청난 기회와 위협이 함께 존재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따라서, 다른 기술도 마찬가지지만, AI라는 ‘양날의 검’을 적시에(right time or on-time), 적합하게 활용해서(right use) 커다란 가치를 창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너무 빠르거나 늦을 때, 또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는’ 식이 되면, 커다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성과는 작을 수밖에 없다.
우선, 매우 빠르게 발전하는 AI를 언제, 어디에, 어떻게 활용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것인지를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발전해 온 디지털 혁신이나 2025년 기준 15년 정도 지난 DX보다 더 빠르게 다가올 AI 전환(AX)에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선도기업과의 경쟁력 차이는 훨씬 더 벌어질 것이다. 반대로, 디지털 전환(DX)에는 뒤졌더라도 새로운 기회를 빠르게 포착, 성공한다면 선도기업을 추월할 수도 있을 것이다.
Gartner(2024)는 AX 추진 시,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 사업(business) 성과와 기술 목표의 균형: 비용 대 효과를 모니터링 & 제어하면서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함
∙ 조직운영 및 문화 변화 병행: 직원들의 새로운 역할과 책임을 규정하고 AI 기반의 새로운 시스템이 조직 문화로 정착되도록 함
∙ 속도 조절: 점진적(‘steady’) 또는 급진적(‘accelerated’) 추진 선택
∙ 올바른 데이터 활용과 관리: 수집 가능한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하고 데이터 보호와 접근통제 등을 관리해야 함
∙ 새로운 경쟁 고려: (디지털 시스템) 기술 구조 변화로 인해 기술 공급자와 수요자도 경쟁 관계가 될 것에 대비해야 함.
AX는 기술뿐만 아니라 사업(business), 조직행태(behavior) 측면의 성과 향상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AX는 기업의 핵심 목표 달성, 안정성/신뢰성 보장 및 보안/규제 준수, 직원들의 행동과 조직 문화 변화 등을 실현하는 혁신으로 지속해야 한다. ‘점진적 추진’은 기업의 내/외부 여건에 맞추어 신중하게, ‘급진적 추진’은 경쟁우위 또는 산업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빠르게 추진하는 것이다. 전자는 작은 성공사례를 쌓아가는 방식으로 공공 부문이나 규제가 강한 산업이나 중소기업에, 후자는 실험과 위험을 감수하는 방식이기에 대기업이나 기술/산업 선도기업에 알맞은 전략이다.
AX 추진 시 꼭 필요한 것은 AI가 제공하는 기회와 위협을 잘 헤아리고 자사의 강/약점을 냉철하게 분석해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AX 요소를 탐색, 선택한 후 집중투자하는 식의 전략적 접근이다. 앞에 소개한 것처럼 Gartner(2024)는 AX 추진을 통해 사업, 기술, 조직 측면에서 균형 있는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한편, BCG(2024)는 AX 추진과정에서 알고리즘, 기술/데이터, 사람/프로세스를 10:20:70 비중의 포트폴리오로 관리하라고 하였다. AX 시대의 기업 경쟁력은 장기적으로 기술보다는 데이터, (직원/인프라) 역량, 문화 등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AX의 성공을 보장하는 왕도(王道)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기에 자사 여건(: 외부 환경 & 내부 역량)에 맞는 합리적 전략과 로드맵을 통해 성공 경험을 쌓아야 한다.
가트너(2025)는 7개로 정의한 AX 구성요소를 구현하기 위한 기초 활동과 심화 활동을 제시하였다(<표 6.6> 참조). 이들 활동은 AX 추진 속도에 대한 2가지 방안 즉, 점진적 접근과 급진적 접근 중에서 기업 경쟁력 향상 또는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급진적 접근에 알맞은 절차이며, 부서/부문 단위의 Bottom-up 접근과 대비되는 전사 차원의 Top-down 접근에 해당한다.
‘AI 비전’은 경영진이 AI를 활용해서 도달하고 싶은 목표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구성원의 참여와 공감, AX에 필요한 열정과 에너지를 일으키기 위한 필수요소이다. 비전은 크기나 실현 가능성에 따라 헛된 꿈일 수도 있고 야심 찬 목표가 될 수도 있다. DX 수준 평가 결과, 중간 수준 이상에 이른 기업이라면, 3~5년 후에 도달할 청사진을 그려 놓고 이를 실현하는데 필요한 자원과 지혜를 모으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전략 재정립 프로세스’는 AX 전략을 상황에 따라 역동적으로 재정립하는 공식적인 절차를 가리킨다. ‘비전’과 ‘청사진’이 없다면, AX 추진 도중에 방향을 잃고 헤맬 수 있다. ‘AI 시범 유스케이스’를 대상으로 프로토타이핑을 시작하는 것은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AI 제품 포트폴리오’에는 AI를 적용한 제품/서비스, 고객경험, 공정, 마케팅, 업무 프로세스 등이 포함될 수 있다.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를 감안한 합리적 조합을 찾아야 한다. ‘AI 실행 커뮤니티’는 핵심조직(CoE: Center of Excellence)뿐만 아니라 현업 부서별 챔피언, 외부 협력 파트너 등을 포함한다. ‘직무 재설계’는 AX를 통해 사람의 역할을 배제하거나 AI와 협업하는 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AI 플랫폼 엔지니어링’은 SW 개발에 활용해 온 내부 개발자 플랫폼을 AI 기반으로 업그레이드함으로써 지속적 통합/배치(CI/CD: Continuous Integration/Deployment) 또는 DevOps, ModelOps, FinOps 등의 생산성을 높이려는 작업이다.
가트너는 위와 같은 top-down 접근뿐만 아니라 AX 역량과 적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가는 bottom-up 접근방안도 제시하였다. 가트너의 ‘Crawl-Walk-Run 방식’(AI매터스, 2025)은 DX 추진 기업이 생성형 AI 기반의 AX로 이전하기 위한 실용적 수순이다. 이는 앞에서 언급한 BCG의 ‘Deploy-Reshape-Invent’과 비슷한 점진적 접근방식이다.
O BCG의 Deploy-Reshape-Invent: Bottom-up 방식
1. 배치(Deploy): AI 도구를 도입, 배치해서 직원들이 일상업무에 적용해 봄으로써 생산성 향상, AI 사용 경험 축적, 직원 만족도 향상 등을 도모함. [적용 업무 예] 지식관리, 회의 요약, 코딩, 문서 작성, 연구 요약/종합, 개인/팀/프로젝트 일정 관리, 음성 인식, 이미지 생성 등
[활용 도구 예] 오픈AI ‘챗GPT 엔터프라이즈’, MS ‘코파일럿’, 아도비 ‘파이어플라이’
2. 재구성(Reshape): 기존 업무 기능이나 프로세스를 AI 기반 워크플로우로 재설계, 운영함으로써 비용 절감, 업무 통합, ROI 확대 등을 도모함.
[적용 업무 예] 설계/해석, 마케팅, 고객지원, 기술; HR (후보자 선발, 교육훈련), IT/SW 개발, 공급망 관리, 보험 계약, 마케팅/광고, 의약품 개발
3. 발명(Invent): AI 기반의 새로운 제품/서비스, 고객경험 등을 개발, 판매해서 수익을 늘림으로써 경쟁력 위협에 대응함.
[적용 업무 예] 소비자 취향에 맞는 상품 자동구매(: 에이전틱 AI 활용), 복잡한 가공/조립 작업 수행(: 피지컬 AI 적용), 질병/질환별 신약 후보물질 추천(: 컴포지트 AI 적용). //
참고문헌
· BCG(2024), CEO’s Guide to Maximizing Value Potential from AI in 2024, July.
· BCG(2024), AI Unlocked- Value Creation with AI (including Gen AI), Dec.
· Gartner(2024), Pacing Yourself in the AI Races, 2024 IT Symposium & Xpo Keynote Insights, Oct. 21.
· Gartner(2025), The CIO’s Guide to Building an AI Roadmap That Drives Value, 홈페이지, Jan 10.
· IBM(2024), What is AI Transformation, IBM Blog.
· AI 매터스(2025), “당신의 회사는 AI 준비가 되었는가? 가트너가 제시하는 2025 인공지능 로드맵”, Mar 17.
· 김덕현, 디지털 혁신, DX에서 AI 전환(AX)으로, 부크크(Bookk), 202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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