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AI 유스케이스와 AI 모델 매칭

AI 전환(AX)-3

by 김덕현

목적과 수단의 올바른 매칭

지난 글에서 소개한 것처럼, Top-down 방식으로 접근하든 Bottom-up 방식으로 접근하든 AI 전환(AX)을 추진함에 있어서 개념증명(PoC: Proof-of-Concept)을 해 볼 유스케이스(Use Case)를 선정하게 된다. 시범 유스케이스는 단기간 내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 성공할 경우 다른 업무 또는 구성원의 역량 향상이나 디지털 마인드 조성에 기여할 수 있는 것, 이해관계자의 호응(buy-in)을 얻는 데 유리한 것, 그리고 실패 가능성 또는 위협요인이 작은 것 등이 후보가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유스케이스에 알맞은 AI 모델을 선정, 적용하는 일이다. 닭 잡는데 소 잡는 연장을 쓰거나 새롭게 얻은 연장을 아무데나 적용하는 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래 글은 필자의 저서 <디지털 혁신, DX에서 AI 전환으로>(부크크, 2025. 6.) 중에서 일부를 발췌, 재편집한 것이다. '생성형 AI 유스케이스' 부분은 각종 지식/콘텐츠 생성에 초점을 둔 애플리케이션/서비스를 모은 것이다. 이들과 그 뒤에 소개할 '업무 기능별 AI 유스케이스'들은 생성형 AI가 아닌 비(非)생성형 AI 즉, 종래의 딥러닝/머신러닝, 최적화, 시뮬레이션, 규칙, 그래프 같은 AI 모델이 더 적합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지난 글의'AI의 범위와 유형, 생각 넓히기' <표 6.2> 참조).


생성형 AI 유스케이스

생성형 AI는 아직은 기술 및 활용 측면에서 여러 가지 한계가 있지만, 관련 제품/서비스가 늘어나는 것 이상으로 응용 분야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AI 전문가인 Zao-Sanders(2025)는 개인이나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6가지 카테고리의 100개 유스케이스를 제시하였다.


개인생활 및 직무 지원

; 치료 및 동반자 역할, 삶 정리하기, 삶의 목적 찾기, 건강한 삶, 자신감 향상, 업무 수행 지원, 여행계획 작성, 의료 조언, 개인 분쟁 중재, 깊은 대화 나누기, 고인과의 대화 시뮬레이션, 연애 조언, 아이디어/자료 목록 만들기, 육아 조언, 업무 파트너 역할, 프롬프트 개선, 개인 재무관리, 쇼핑 지원, 일기 작성, 할 일 목록 정리, 회의록 작성, 일정계획 수립, 정서적 표현 연습, 디지털 유산 정리, 메모 요약, 피드백 자동 생성.

기술 지원 및 문제 해결

; 소스 프로그램 작성, 코드 개선, 문제해결 지원, 법률 용어 해설, 세금 조언, 초보자를 위한 코딩, 엑셀 수식 작성, 모델 훈련용 데이터 생성, 전문 번역, 스마트 홈 자동화, 지식관리 시스템 구성.

연구/분석 및 의사결정

; 깊이 있는 정보 검색, 글의 품질/설득력 평가, 사실 확인/교차 검증, 창업 아이디어 발굴, 고객 피드백 분석, 데이터 요약, 복잡한 의사결정 지원(: 옵션 비교-평가), 직무 분석, 인터뷰 결과 분석, 의사결정 나무 만들기.

창의성 및 여가

; 재미/오락, 이미지 생성(: 블로그나 로고용), 주어진 재료로 요리하기, 어린이용 게임, 맞춤형 동화 생성, 게임 수행 도우미, 집필 도우미(: 아이디어 제공 & 내용 채우기), 영화·책 추천, 스토리텔링, 디자인 영감, 이미지에 대한 설명 생성, 스토리보드 제작.

콘텐츠 제작 및 편집

; 아이디어 생성, 창의성 발현, 이메일 어조(tone) 조정, 법적 문서 생성, 악성 댓글 대응, 상상력 자극, 성과 평가서 작성, 텍스트 편집, 이메일 초안 작성, 문서 초안 작성, 공식 서한 작성, 슬로건 만들기, 자기소개서 작성, 이메일 요약, 마케팅/광고 카피 작성, SNS 콘텐츠 생성, UI/UX용 문구 작성, 지원서/신청서 문항 작성, 이력서 작성, 연설문 작성, 보도자료 작성, 보고서 작성, 정책 제안서 작성, FAQ 생성, 업무 매뉴얼 작성.

학습 및 교육

; 학습 향상, 면접 준비, 간단한 설명 생성, 개인화 학습, 리포트/에세이 작성, 콘텐츠 요약, 어려운 대화 연습, 숙제 도우미, 책 내용 이해, 언어 학습, 프레젠테이션 준비, 시각적 설명 생성, 시 분석, 논문 개요 작성, 교육 커리큘럼 설계, 온라인 강의 보조


업무 기능별 AI 유스케이스

많은 컨설팅 기업이나 연구기관에서 유용한 AI 유스케이스를 제시하고 있다. IDC는 홈페이지에서 HR, 판매, 마케팅, 고객지원, 재무, 설계 R&D, IT, 조달, SW 개발, 보안, 법률, 퍼실리티, 공급망 등 기능(function) 별, 수송/물류, 미디어/오락, 도매유통, 소매유통, 유틸리티, 정부/공공, 스마트 도시, 자본시장, 보험, 은행, 의료, 고등교육, 숙박/여행/외식, 생명과학, 자산/기술/설계/브랜드 중심 가치사슬 등 산업(industry) 별 유스케이스를 소개하고 있다.


아래는 필자가 퍼플렉시티(Perplexity.ai)를 통해 수집한 업무 기능별 유스케이스를 정리한 것이다 (2025. 5. 21. 기준).

구매/조달

; 부품 공급망 리스크 예측, 자재 입찰 자동화/최적화, 공급업체 신용평가 자동화, 글로벌 부품조달 경로 최적화, 원재료 가격 예측/발주 자동화

생산

; 설비별 센서 데이터로 예방정비, 로봇 간 협업으로 차체 조립 시간 단축, 토양 센서와 위성영상 데이터에 기반한 정밀농업 시스템, 불량품 실시간 감지, 신약 후보 물질 발굴 자동화, 불량 제품 예측 및 생산라인 조정, 공정 가동조건 최적화 및 에너지 절감, 생산계획과 설비 가동시간 최적화, 수요 예측에 기반한 생산량 조정

마케팅/판매

; 개인/기업 고객 대상 상품 구매 추천, SNS 트렌드 기반 신제품 기획, 실시간 트렌드 분석, 마케팅 자동화, 챗봇 기반 온라인 견적 상담, 학습자별 강의 추천, 맞춤형 건강정보 제공 및 마케팅, 개인별 여행상품 추천, 수요자별 매물 추천/판매, 실시간 판매/가격 최적화, 챗봇 기반 차량/보험/여행//금융 상품 판매, 배달 수요 예측 및 프로모션 설계, 의류 스타일 추천 및 재고 연동 판매, 보험 설계 및 가입 상담, 맞춤형 강좌 추천 및 판매, 진료 예약 및 의료상품 판매

A/S

; 챗봇 기반 24시간 고객지원, 차량 원격진단 및 정비 예약, 산업설비 원격 모니터링 및 예측 유지보수, IT 인프라 장애 예측 및 자동 복구, 챗봇 기반 건강 상담 및 사후관리, 챗봇 기반 24시간 고객 문의 응대, 반품/환불 자동 처리, 통신 장애 진단 및 원격 복구, 보험금 청구 자동화, 챗봇 기반 예약 변경 및 사후지원

폐기/재사용

; 공정 부산물 재활용 최적화, 중고 폰/폐차 부품 자동 분류 및 재활용, 식품 폐기물 감축 및 재사용, 유통기한 임박 상품 자동 분류 및 할인

R&D

; 신소재 개발 시뮬레이션, 신약 후보 물질 발굴, 새로운 알고리즘 자동 생성, 자율주행 연구, 반도체 설계 자동화

HR

; 이력서 자동 분석 및 적합 인재 추천, 생산직 인력 스케줄링 최적화, 인재 평가 및 승진 후보 예측, 근무 스케줄 자동 생성, 의료진 근무표 최적화

IT

; 클라우드 인프라 자동 확장, 공장 내 IoT 데이터 통합 관리, 보안 이상 탐지, 물류센터 자동화 시스템 구축, 5G 네트워크 트래픽 최적화

회계/재무

; 대출 심사 자동화, 비용 분석 및 예산 편성, 매출 예측 및 재무 계획, 글로벌 회계 통합 자동화, 보험 청구 자동화

법률/특허

; 계약서 자동 검토, 특허 검색 및 분쟁 예측, 법/규제 준수 여부 자동 점검, 신약 특허 전략 수립, 글로벌 법률 리스크 분석

기획/전략

; 글로벌 생산·판매 전략 시뮬레이션, 점포별 신제품 출시 전략 수립, 신사업 타당성 분석, 의료 서비스 확장 전략 수립, 신기술 시장 진입 전략 지원

기타

; 농작물 수확 및 잔여물 자동 분류, 생산 데이터 기반 신제품 기획, 배송 경로 최적화 및 실시간 판매 연동, 환자 스케줄 및 의료진 배치 자동화, 글로벌 데이터 규제 자동 준수 시스템.


AI 유스케이스와 AI 모델 매칭

AX는 top-down 또는 bottom-up, 점진적 또는 급진적 접근방식 등 어느 쪽으로 진행하더라도 성공 가능성과 파급효과가 큰 유스케이스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이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선택한 유스케이스(: 해결대상 문제)에 합당한 AI 모델(: 해결방안)을 선택하는 작업이다. 최근, 다양한 생성형 AI 도구가 등장하면서 적용 범위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학습의 편향성, 오류, 환각('할루시네이션'), ‘아첨’(: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것), 과도한 컴퓨팅 파워와 에너지 소비, 부정확한 출처 인용, 과도한 추론으로 인해 오히려 오답을 제시하는 것 등 극복해야 할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가트너가 유망기술로 제시한 컴포지트(composite) AI는 하나의 ‘만능’ 모델만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모델의 강점을 결합한 모델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판별형/생성형/추론형 AI 등은 단지 이론적 분류일 뿐이며 실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는 예를 들면, 머신러닝의 분석/예측, 지식 그래프의 추론, 생성형 AI의 콘텐츠 생성 등의 강점을 결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구글의 ‘알파폴드 3’나 ‘메드팜(Med-PaLM) 2’는 그와 같은 컴포지트 AI로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커다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생성형 AI 자체의 미비점이 개선되고 에이전틱 AI, 피지털 AI로 발전하면서 고도화된 유스케이스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찾는 것도 의미 있는 도전이고 남이 간 길에서 더 큰 가치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작업이다.


성공적 AX를 위한 DX 기반의 중요성

'디지털 혁신' 저서에서 필자는 'AI 전환(AX)은 DX 기반 위에서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DX를 통해 적정 수준의 컴퓨팅 인프라와 AI 리터러시는 물론이고 충분한 수준의 데이터를 수집-관리-활용하는 기술/관리 체제를 갖추지 않고는 AX를 추진해 봐야 성과를 낼 수 없다는 뜻이다. 맥킨지의 최근 보고서(제목: 'Seizing the Agentic AI Advantage', June 2025)는 "10개 중 8개 기업이 생성형 AI를 도입했지만, 그중 90%는 개념증명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그 원인은 한 마디로 AI가 기업 업무 프로세스에 내재된 것이 아니라 업무를 지원하는 도구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고수준의 DX를 완성해야 AI라는 새로운 도구의 가치가 더욱 빛나리라는 것이다. 한편, 보고서는 '에이전틱 AI'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게 능사가 아니라 그에 앞서서 기반을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작업일 것이다. 'AI가 업무(또는 제품/서비스)에 내재되기' 위해서는 아날로그 방식 또는 사일로(silo) 상태인 디지털 제품/프로세스가 전사 차원에서 통합되어야 한다. //

---


(주) 제가 운영하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에 이 글과 연관성이 높은 내용을 무료 동영상 강의(제목: AI 기술, 활용, 전망; 약 80분)를 올려 놓았으니 관심있는 분은 이용바랍니다. (회원 가입 & 로그인은 필요합니다.)


참고문헌

∙ McKinsey (QuantumBlack)(2025), Seizing the Agentic AI Advantage, June.

∙ Zao-Sanders, Marc(2025), “How People are Really Using Gen AI Now”, Harvard Business Review, Apr 9.

∙ 김덕현(2025), '디지털 혁신, DX에서 AI 전환으로', 부크크, June.


#디지털전환 #AI전환 #AI유스케이스 #AI모델 #생성형AI #비생성형AI

keyword
작가의 이전글AI 전환(AX)의 의미와 접근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