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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덕질일기

87화 - 손으로 표현한 마음

by 덕후감

이번주는 손으로 한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작년에 그려둔 그림을 엽서와 사진으로 인화해서 가지고 있던 것들이 있다. 작년 연말에는 몸을 회복하는 거에 시간을 쏟느라 배우님에게 연례행사처럼 보내는 그림 선물과 편지를 보내지 못했었다.


액자를 사고, 포장할 재료들을 찾은 후에 배우님의 소속사로 택배를 보내고 왔다.



택배가 도착했다는 알림을 받고 나는 분주히 또 손으로 할 일을 찾았다.


생각해 보니 금요일이 발렌타인 데이였고, 초콜릿을 만들자는 생각이 들었다.


노브랜드의 다크초콜릿과 밀크 초콜릿을 사서 집으로 돌아온 나는 빠르게 볼을 준비했고, 볼에 초콜릿을 모두 넣은 후 비닐로 덮어서 전자레인지에 넣었다.


30초씩 3-4번을 저어주며 돌리고 나니 약간의 덩어리가 있는 정도로 초콜릿이 거의 다 녹은 상태였다.


집에 몰드가 없는 관계로 실리콘 얼음 트레이를 꺼냈다. 짤주머니를 만들 생각도 없이 그저 트레이에 초코를 살살 부어넣었다. 트레이에 다 채운 액체 초콜릿을 냉동실에 넣어두고, 또 다시 다른 트레이에 초콜릿을 붓고 냉동실에 넣어두는 행동을 3번 정도 반복한 후에야 끝이 났다.


15분이 지난 후에 냉동실에서 먼저 넣은 순으로 하나씩 꺼내보니 실리콘 재질이라 그런지 초콜릿이 잘 빠져나와서 버터를 바르지 않아도 충분했다.


남은 초콜릿은 에이스에 찍어서 바르고 굳혔다. 그러고도 남은 초콜릿에 에이스를 부수어서 버무려 먹었는데, 빈츠 맛이 나서 생각보다 맛있게 잘 먹었다.


완성된 초콜릿은 미리 비닐 포장팩에 가족들에게 줄 것, 지인에게 줄 것을 나눠 냉동실에 넣어 보관했다.


퇴근한 엄마에게 하나, 다음 날 만날 지인에게 하나씩 선물했다.


(초콜릿을 만들고 난 후 따로 사진을 찍어두지는 않았다.)


그날 저녁에는 오링이나 체인으로 팔찌목걸이를 만들어 볼까 생각하고 있었다.


(오링은 액세서리를 만들 때 사용되는 O자 링이다.)


그러다가 도구를 꺼내서 있는 재료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네 잎 클로버와 데이지를 포인트로 주자고 생각했고, 체인에 오링을 걸어서 체인을 이어 팔찌와 목걸이의 줄을 먼저 만들었다.


9자말이 선에 포인트로 할 네 잎 클로버 모양이 그려진 비즈와 데이지 팬던트를 각각 꽂은 후에 선의 길이를 자르고 반대쪽과 마찬가지인 9자 모양으로 구부려서 마감했다.


오링에 포인트를 이어주고 체인과 함께 이어준 후, 끝 부분에 집게를 달아주었고, 손목이나 목의 길이를 생각하며 오링으로 조절했다.


팔찌 하나를 만들고 나니, 다음 날에 만날 지인에게도 같은 팔찌를 선물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똑같이 만들었다.



체인이 꽤 큰 편이라 이상하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결과물이 예쁘게 잘 나왔고 직접 착용하니 더 만족스러웠다.


손으로 만든 무언가를 누군가에게 선물한다는 건 그 자체로 행복한 것 같다.


선물하면서 내 마음까지 충만해지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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