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에 숨겨진 장치나 이스터에그처럼 덕질 속에도 숨겨진 덕질이 있다.
헬로키티 전시회를 다녀왔을 때, 친구는 자기의 최애를, 나는 나의 최애를 생각하며 캐릭터들의 사진을 찍고 굿즈를 샀다.
특히나 마이멜로디와, 쿠로미의 사진을 많이 찍었다. 그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언니들을 닮은 캐릭터들이기 때문이다.
혜윤 언니가 마이멜로디를 줄인 '마멜'과 공주를 합친 마멜공주라는 별명을 갖고 있어서 좋아하지 않던 캐릭터를 좋아하게 됐다.
사람들은 그저 산리오 캐릭터인 마이멜로디를 산 줄 알지만, 나에게는 혜윤 언니를 닮은, 생각나게 하는 마이멜로디일 뿐이다.
쿠로미는 채경 언니를 닮아서 자꾸만 눈이 가고, 예뻐 보였다. 나에게 쿠로미는 미워할 수 없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되었다.
쿠로미 또한 채경 언니를 떠올리며 보고, 산 것이지만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산리오 덕후로 보였을 것이다.
최근 들어 또 좋아하게 된 한 배우를 닮은 캐릭터가 하나 있는데, 그 캐릭터가 폼폼푸린이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폼폼푸린이 하나씩 계속 늘어가고 있다.
이 폼폼푸린들도 좋아하는 배우를 떠올리며 사고, 포토카드를 예쁘게 꾸며보자 싶어서 산 건데 사람들은 그저 산리오 덕후로만 봤겠지 싶어진다.
포차코, 페페, 시나모롤, 헬로키티는 랜덤으로 나온 굿즈들이긴 하지만 귀여워서 옆에다 같이 놔두기로 했다.
요즘 강의 들으면서 유용하게 쓰고 있는 건 마이멜로디 볼펜이고, 볼 때마다 혜윤 언니에 대한 생각을 괜히 한 번씩 더 하고 있는 것 같다.
샤프는 산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써보진 않았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채경 언니 생각이 나서 만족스럽다. 볼펜만큼이나 자주 쓰게 될 거 같다.
폼폼푸린 인형은 촉감이 좋아서 자주 만지는데, 바라볼 때마다 괜히 더 생각나서 외출할 때에도 가방에 넣어 다니곤 한다.
팬이 아니면 모르는 비밀 암호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여러모로 재밌는 덕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