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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가 있는 밤 Feb 09. 2021

<체서피크 쇼어>부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까지

때론 바쁘게 뛰다가도 뒤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해

너무 바쁘게 사느라 중요한 것을 놓친 경험은 현실에서 자주 일어난다. 양손에 떡을 쥘 순 없기에 때로 꿈을 찾고 일하느라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하는 시간을 놓치기도 하고, 과거의 상처가 다시 떠오르기도 한다. 주인공들이 그 과정들을 극복하고 다시 삶의 소중한 가치를 찾는 작품을 모았다. 


포스타입 '무비 풀코스'라는 새로운 코너에서 보이고 있는 글입니다. 

<체서피크 쇼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크리스마스 원더랜드>까지.

흔하지 않은 넷플릭스 작품도 모았습니다.

따뜻한 관심 부탁드립니다. 


<체서피크 쇼어>부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까지 - 무비 풀코스 - 맛깔나는 영화요리 (postype.com)


무비 풀코스인 만큼 세 편의 비슷한 영화들을 묶어 소개합니다. 


<체서피크 쇼어>

이 작품은 넷플릭스 시리즈이다. 자극적인 드라마가 아니라 편안하면서 일상의 많은 가치를 녹여낸 시리즈이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시즌 4개가 제작되었으며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이 시리즈는 다양한 이야기를 소재로 삼는다. 그 중에서도 바쁘게 살다 삶의 중요한 것을 놓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풍요, 직업 등 겉보기에 완벽한 삶을 사는 듯 하지만 사랑, 모녀관계, 부녀관계, 건강한 멘탈 등은 잃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뉴욕에서 싱글 워킹맘으로 일하며 두 딸을 키우는 '애비 오브라이언'은 완벽해 보이는 삶을 산다. 남편은 헤지펀드 매니저로서 잘 나가고 그녀 자신도 월스트리트의 최고 연봉 금융 종사자이다. 똑부러지게 일을 잘 해서 어딜 가든 칭찬받고 동생들부터 부모님의 일까지 모두 케어한다. 5분 단위로 폰 알람이 울리는 그녀를 보면 한 사람이 저 많은 일을 어떻게 하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겠네,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녀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가 많다. 먼저 그녀의 사랑이 순탄하지 않았다. 주위에서 일등 신랑감이라 칭찬받던 남편 '웨스'와 이혼했고, 그는 애비의 회사 직원과 새로 연인이 되었으며 애비에게 양육권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애비는 웨스에게 양육권을 주고 싶지 않지만 바쁜 와중에 아이들의 학예회에 한 번도 참석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보며 흔들린다. 


사랑뿐 아니라 애비는 아이들의 성장을 놓쳤다. 이것은 그녀의 탓이 아니다. 그녀는 모든 일정을 관리하며 최선을 다했지만 몸이 한 개인 이상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아이들은 애비에게 왜 학예회에도 오지 않고 늘 바쁘냐며 울상 짓고, 그런 딸들을 보며 애비는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그녀가 닮기 싫어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 갔기 때문이다. 애비의 부모님은 그녀가 어린 나이에 이혼하고 어머니는 5남매를 두고 다른 곳으로 떠났다. 남은 아버지는 일에 바빠 5남매를 잘 케어하지 못했고, 어릴 적 필요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애비의 여동생 '브리'와 '제스,' 남동생 둘은 고향 '체서피크 쇼어'에서 제일 먼 곳으로 떠나거나 해외의 일자리를 찾았다. 

애비의 아버지도 애비처럼 바쁜 삶 속에서 소중한 것들을 놓친 캐릭터이다. 이 두 부녀가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못다한 정성을 쏟는 이야기가 주로 펼쳐진다. 


이렇게 <체서피크 쇼어>는 어릴 적 상처로 화합하지 못한 가족의 모습, 그리고 그 모습을 답습하는 듯하며 인생의 소중한 가치를 놓친 애비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애비가 깨달음을 얻고 뉴욕의 일을 그만둔 후 체서피크 쇼어로 돌아오는 이야기를 담았다. 누구의 탓도 아니었지만 오랫동안 일하느라 소중한 가족을 챙기지 못한 애비의 아버지, 그리고 애비가 변화하는 과정이 시리즈의 메인 스토리이다. 


영화에는 로맨스도 있다. 도심에서 바쁘게 일하다 고향에 돌아오니 옛 연인이 있는 스토리. 많이 본 듯하지만 친숙한 플롯이 극에 감성을 더한다. 어릴 적 꿈 때문에 뉴욕으로 떠난 애비, 서로 약혼했지만 그녀가 떠난 후 혼자가 된 옛 연인 '트레이스'가 체서피크 쇼어에서 십수 년이 지난 후 재회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예전에 청춘의 사랑이 꿈 때문에 좌절되었다는 점은 현실에서도 있는 일이기 때문에 많은 관객들에게 공감을 받는 지점이다. 이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할지, 과거를 어떻게 극복할지도 메인 관전 포인트이다. 


스포일러

애비는 트레이스와 이어지다가, 오랜 투어 생활로 스타가 된 트레이스와의 관계 지속을 포기한다. 체서피크 쇼어에서 계속 그를 기다리는 생활에 지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즌 4 마지막 회에서는 트레이스와 다시 이어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결말이 다소 애매하다)

브리는 '사이먼 애트워터'라는 유명 작가와 이어진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의 관계도 흔들리는데, 최종적으로 어떻게 되는지는 시즌 4 중반부쯤에서 공개되니 독자 분들의 재미를 위해 남겨두겠다. 사이먼 애트워터의 영국식 발음도 캐릭터 특징을 구체화시키면서 브리의 마음을 빼앗은(?) 포인트이다. 특히 이 두 사람이 브리가 쓰는 연극 대사를 가지고 티키타카 하듯이 대화하는 장면이 재미있다. 매우 잘 맞는 것처럼 보이는 두 사람. 사이먼 애트워터가 베스트셀러로 썼다고 극중에 소개되는 '언제나 캐롤라인' 시리즈도 극에 흥미를 더한다. 

(나중에 실제 캐롤라인이 등장하는데..! 브리가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전 포인트!)

제스가 세 자매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랑을 이룬다. 잘 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막내는 우연히 소질을 찾는다. 바로 영업! 그녀는 게스트하우스 및 여관 운영에 뛰어난 소질을 보이며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 물론 우여곡절도 있었다. 흰개미(?) 때문에 여관이 모두 잠식된 것... 여관을 새로 짓거나 다시 사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지만, 제스는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간다. 특히 그녀의 곁에는 '데이비드'가 있다. 성공한 요리사가 본캐인데, 알고 보니 부캐가 따로 있는 모양이다. 데이비드의 배경과 그가 감춘 이야기가 소개되면 매우 놀랄 것이다. 어쨌든 데이비드는 제스에게 심적, 물질적(?) 도움을 준다. 

코너는 변호사로서 성장해 나가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나간다. 또 둘째 '케빈'도 군인을 제대하고 나서 새로운 꿈을 찾는다. 체서피크 쇼어 소방서에서 일하는 것인데, 원래 그는 의사가 되려 했지만 새로운 꿈을 찾는다. 동시에 그는 새로운 사랑도 찾는다. 시즌 초반부쯤에 나오는 그의 약혼녀는 케빈과 인연이 아니었고 소방서에서 만난 '세라'라는 여인과 이어진다. 이 두 사람이 모두 체력적으로 강한 일을 하다 보니 해변을 러닝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정말 잘 뛴다(?). 이 두 사람의 티키타카 로맨스도 멋있다. 


<추천 대상>

시트콤은 취향에 맞지 않고 너무 잔잔한 드라마는 지겨운 시청자.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찾는 분들. 편안한 드라마를 보며 힐링하고 싶은 분들. (나름 스토리가 있는 드라마!)


<크리스마스 원더랜드>

역시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에 보기 좋은 영화이다. 러닝타임이 길지 않아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영화의 주인공 '하이디'도 '기분 좋은 계곡'이란 뜻을 가진 고향을 어린 나이에 떠나 도심에서 큐레이터로 성공했다. <체서피크 쇼어>의 애비처럼, 하이디도 작은 고향 동네를 떠나 도심에서 큰 꿈을 이루고자 한 캐릭터였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애비와 마찬가지로 하이디도 능력이 출중했다. 어렸을 적 꿈꾸던 화가가 되진 못했지만 높은 연봉을 받는 미술관 큐레이터로 이름을 알렸다. 조카들 볼 새도 없이 바쁘게 살던 하이디는 우연히 언니의 부탁을 받고 조카들을 돌보러 고향으로 내려간다.


언니 대신 조카들의 학교에서 '스노볼 댄스파티'를 맡게 된 하이디. 역시 애비처럼 그녀의 앞에 옛 연인 '크리스'가 나타난다. 그가 조카들이 다니는 학교의 선생님이었던 것이다. 오랜만에 조우한 두 커플은 긴 시간이 흘러 서로에게 다시 호감을 느끼고, 과거에 이어지지 못한 인연이 다시 맺어질지에 관객들의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 있습니다) 하이디도 애비와 마찬가지로 바쁜 삶을 접고 자신의 꿈을 찾는다. 영화의 결말, 크리스와 하이디의 꿈은 관객 분들의 재미를 위해 남겨두겠다. 다만 하이디도 그간 놓치고 살았던 사랑, 조카들의 성장을보는 것, 그림에 대한 열정 등을 다시 찾는다. 


<추천 대상>

길지 않은 러닝타임 동안 따뜻한 스토리를 보고픈 관객 분들. 너무 잔잔하지도, 스토리가 복잡하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영화. 편안하면서 공감 가는 에피소드가 있어 지겹지 않게 볼 수 있는 작품!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다. '보그'를 보고 만들어진 작품이기도 하다. 앤 해서웨이, 메릴 스트립 등 톱배우가 출연하고 패션 매거진 업계의 빠른 일상을 다룬 작품이라 패션 쪽에 종사하고 싶은 관객 분들이 많이 참고한 작품이다. 영어 공부하기에도 좋은 영화다. 


주인공 '앤드리아'는 '런웨이'라는 유명 패션 매거진에서 편집장의 비서직을 맡는다. 앤드리아는 패션 잡지 저널리스트가 되고 싶었는데 비서직은 그 전의 관문 같은 것이었다. 다만 그 편집장이 매우 까다롭다는 것, 그리고 업무 강도가 엄청나다는 것이 문제였다.


앤드리아도 꿈을 추구한다는 목표로 열심히 일했지만, 손에서 자꾸 많은 것들이 빠져나간다. 연인과는 잦은 갈등을 겪고 편집장에게도 쉽게 인정받지 못하며 사랑, 꿈, 가족관계 모두 멀어지는 경험을 한다. 앞선 두 작품의 메인 캐릭터와 매우 비슷하다.


그래서 앤드리아가 이 모든 것을 박차고 새로운 꿈을 찾을지, 아니면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나름의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할지, 그녀의 용기 있는 선택이 작품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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