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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과 Nov 15. 2019

내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2)


내 '꿈'은 세. 계. 일. 주. 다.



평생을 누가 돌봐주지 않으면 안 되는 아들이 생겨버린 나는 혼자 세계여행을 떠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내 '꿈'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아들과 함께 세계여행'이다. 



세상의 시간표대로 살아야 하는 아이가 아니기에 학교쯤은 한 해 쉬고 언제든지 나만 마음먹으면 떠날 수 있다.



오늘 하루 여정과  '아들과 함께하는 세계여행'이 오버랩되면서 세계여행을 떠났을 때 어떨지 예상이 됐다.



1. 맛 집은 당연히 들를 수가 없다. 


     - 유독 자주, 급하게 울리는 아들의 배꼽시계에 맞추려면 맛 집을 찾아간다거나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음식을 먹을 수 없다. 당장 눈앞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2. 관광 명소를 제대로 구경할 수 없다.


   - 세계여행이라면 아무래도 굵직굵직한 관광 명소들 위주로 다닐 텐데 기껏 어렵게 찾아가서는 아들의 시시각각 변하는 심정에 따라 그곳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3. 정신이 혼미해져 분실 및 도난이 잦을 것 같다.


  -오늘도 두꺼운 겉옷과 가방은 사물함에 넣어두고 들어간다는 것이 그만 아들 파카와 가방만 넣고 내 옷은 그냥 입고 사물함을 잠궈버렸디. 두꺼운 겉옷을 입고서는 도저히 아들 케어가 어려울 것 같아 1000원을 넣고 문을 열어 다시 내 옷을 넣었다. 아들과 있으면 정신이 반쯤 나간다. 그러니 세계여행 가서 여권, 핸드폰, 사진기 그 외 물품 간수가 되려나?



4. 아들의 생리현상 해소에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 버스를 타려는데 갑자기 소변이 마렵단다. 칼바람이 불어서 춥다고 난리면서 곧 도착할 버스를 타지 못하면 한참을  또 기다려야 하는데 난감했다.  기차에서 소변을 보다가 실수를 해서 내복과 바지가 흠뻑 젖어버렸다. 하필 유독 춥다는 오늘 같은 날씨에!!


  어쩔 수 없이 푹 젖어버린 내복을 벗기고 바지만 입혔다. 휴지로 바지에 있는 오줌을 닦아냈다. 이런 일은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똥을 바지에 안 싼 게 다행이다.



5. 이런 모든 것이 종합적으로 몰려올 경우 세계여행을 포기할까 걱정된다.


  - 일이 하루에 한 개씩만 일어난다면 또다시 힘을 내보겠다. 하지만 사건 사고가 연타로 발생한다면 이겨내지 못하고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오늘도 3단 콤보에 다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목까지 차올랐다. 자칫하다간 세계여행이라는 꿈을 이루기는커녕 내 명만 짧게 하는 내 무덤 파기 프로젝트가 되어버릴 수 있다.




세계여행이라는 꿈은 나에게는 욕심일까?



아니!!



1. 남들 하루 만에 볼 곳을 이틀, 삼 일 동안 오래 보면 된다.


2. 아들 덕분에 더 다양한 여행이 될 수도 있다. 오늘도 부산역에서 키자니아까지 지하철도 타보고 버스도 타보지 않았던가?


3. 소문난 맛 집은 찾아갈 수 없을지 몰라도 동네에서 우연히 숨은 고수가 만드는 음식을 먹을 수도 있겠다. 아니면 관광객의 입에 맞춰진 음식이 아닌 완전 로컬 음식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그래...







'세계여행'이라는 꿈이 욕심이 아니라 남들처럼 '세계여행'을 하려는 게 욕심이었던 것이다.









여전히 정형화된 생각에 사로잡혀있는 나를 본다.


꼭 맛 집에 가야 하나? 꼭 7대 관광 명소 같은 곳에 가야 하나? 계획대로 움직여야 하나?



오늘 또 아들 덕분에 하나 깨닫는다.







특별한 아들이 있는 나는 아마도 특별한 세계 여행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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