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슬픔과 기쁨 #1
서른이라는 나이가 되면,
인생의 해묵은 질문들은 마침내 답을 찾고, 발목 잡던 문제들로부터는 홀가분하게 자유로워질 것이라 막연히 믿었습니다. 그때쯤이면 세상을 지혜롭게 바라보고, 같은 상황 속에서도 전혀 다른 해법을 찾아낼 수 있으리라는 순진한 기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막상 마주한 서른은 제가 바라던 기대와 사뭇 다른 얼굴이었습니다. 여전히 같은 질문들이 파도처럼 밀려와 마음을 휘젓고, 지난 세월에도 풀리지 않았던 고민들은 변함없이 삶의 한 부분이 되어 발목을 잡곤 합니다. 때로는 이 질문들이 앞으로도 저를 놓아주지 않을 것 같다는 막막함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아마도 인생이란,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풀어내는 '정답 찾기'라기보다, 부딪히고 헤매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탐구의 시간'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바로 이 불완전함 속에서 진짜 '나'를 만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 깊은 고민의 언저리에서 깨닫습니다.
우리의 신앙이 완성된 도착이 아닌 '되어감'의 과정이라면, 흔들리는 인생길에는 '넉넉한 여백'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 깨달음은 늘 명확한 정답만을, 확실하고 보장된 것을 원하는 제게 비로소 숨통이 트이는 듯한 위안을 주었습니다.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던 저에게, '그래도 괜찮다'라고 속삭이는 그분의 이야기처럼 들렸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불완전함까지 감싸 안는 그분의 사랑 속에서, 저는 문제로부터 도망치기보다 그것을 품고 함께 나아가는 '성숙'을 깨닫습니다. 이 성숙은 저를 다시금 같은 질문들 앞에 서게 합니다.
그 질문들 속에서 그분이 주시는 평안과 소망이 제 발걸음을 든든히 지탱해 줍니다. 이 믿음 안에서 저의 불안과 혼란마저 품에 안으며, 묵묵히 내일을 향한 걸음을 떼어봅니다. 이것이 서른의 제가 발견한 진짜 삶의 여정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