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을 위한 달빛서당 사자소학 일지 10월 30일

점, 선, 면

by 모순

아이와 함께 엉덩이 탐정 극장판을 봤었다.

책에서 함께 본 캐릭터가 나와 익숙하고 재밌었다.

만화 영화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두 가지 조건으로

'용기'와 '전의'라는 말이 나온다.


국어사전에서 '전의'를 찾으면 10개도 넘는 뜻이 나온다.

엉덩이 탐정에서 나왔던 전의는

싸움 전戰에 뜻 의意가 합쳐 만들어진 글자다.


전의戰意

싸우고자 하는 의욕.

표준국어대사전


줌바 댄스 시간에 파이팅(fighting) 넘치게 해보자는

선생님 이야기에 전의 戰意가 다시 떠올랐다.

싸우고자 하는 의욕, 해석만 보면 부정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말 같다.


그런데 엉덩이 탐정처럼

나도 전의戰意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갈등이 있더라도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힘,

지금 나에게 전의戰意는

이렇게 해석될 수도 있겠다.


전의戰意와 용기勇氣를 발휘하려면

내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아는 게 중요하구나.

내게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수집하고 운동을 하면서 힘을 길러봐야겠다.

일단 엉덩이 탐정처럼 차와 빵부터

먼저 먹는 것도 방법이다.


始習文字시습문자字畫楷正자획해정 書冊狼藉서책낭자每必整頓매필정돈

처음 문자를 익힐 때에는 글자의 획을 바르게 써라. 서책이 함부로 깔려 있거든 매번 반드시 정돈하라

사자소학 四字小學


지난주 사자소학 씨앗문장으로 내가 실천에 서툰 부분이다.

글자의 획을 바르게 쓰는 것이 어려워

한글이든 한자든 컴퓨터 입력을 선호하고

책을 정돈하기가 어려워 큰 책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자 필사의 필요성을 느껴 이제는

매일 한자를 손으로 쓴다.


어린이들에게 글과 생활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만들어진

사자소학 내용을 보다 마흔이 된 나도

아직 어려워하는 부분과 만난다.


필요하다고 느끼면서

왜 이렇게 행동이 어려울까?

손으로 글을 쓰는 행위와

정돈에 필요한 것은 집중과 정성 같다.


집중과 정성, 쓰다 보니

지금 내게 필요한 시간이네.

처음 문자를 익힐 때처럼,

어지럽혀진 책을 정리할 때처럼

또박또박 일상을 정돈하는 집중과

정성의 시간을 계속 가져보고 싶다.


글씨에 정성을 담아 쓰면
내 마음에도, 머릿속에도
꾹꾹 눌러서 새져지듯 글자들이
남을 것 것 같다.
...
악필이라 항상 이쁜 글씨가
부러웠는데
"글자의 획을 바르게 써라."라는 글귀를 보고
획순을 보고 그대로 써보았다.
글자가 처음보다 보기 좋게 쓰이는 것 같다.
그리고 한결 차분해지는 마음이 느껴졌다.

달빛서당 사자소학 2기 달님의 이야기 중에서


字畫楷正에 쓰인 畫는

'그림, 그리다'라는 뜻으로 쓰일 때는

畫家 화가, 인물화人物畫처럼 '화'로 소리 나고,

'긋다'라는 뜻을 가질 때는

기획企畫, 계획計畫와 같이 '획'으로 소리 난다.


畫 자는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을

표현한 모습이고 후에 ‘분할하다’나 ‘계획하다’라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스스로 일을 기획企畫하는 것에 대해

발표를 한 적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기획은 만들어가고 싶은 선의 모습을

스스로 상상하고 그어보는 것이다.

매일 찍은 점點들이 모여 그어진 선線이 면面이 되고

만남이 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