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루한(참배움연구소장)
‘교육부’를 비롯한 교원단체, 학부모회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수많은 모임과 학교 현장과 관계있는 많은 분들이 오늘날 누구 할 것 없이 대한민국 교육 현실 속에서 좌절하고 절망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래도 희망을 찾고자 애를 씁니다. 하지만 좀체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제대로 ‘교육’의 뜻을 묻지 않았고 더욱이 학교가 어떻게 운영되는 ‘틀’이 지닌 문제를 아예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30여 년 동안 일본을 거쳐 들어온 ‘학교’의 모습은 어떠합니까? (아래 풀이 참조.) ‘식민교육’과 ‘독재교육’에 젖어 오늘날까지 옹글게 바꾸지 못한 채 학교에서 입시위주 ‘교육’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동안 대한민국 교육 제도의 가장 큰 병폐는 누구나 공감하듯 태어난 아이에게 ‘입 벌려, 먹어’하는 식의 철저한 주입식 교육이었습니다. 아이와 학생의 숨은 힘을 일깨워주고 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아니었죠. 그래서 어린이와 청소년기에 자라날 수 있는 잠재력과 창의력을 없애고 있었던 것입니다.
더욱이 광복 후 ‘새교육’을 내세웠던 한국교총과 1980년 대 이후 ‘참교육’을 내세운 전교조의 대립 구도 속에서 교원단체도 사회와 마찬가지로 ‘좌우 이념 대립’으로 치달은 가운데 1995년 김영삼 정부에서 이른바 5.31 교육대개혁을 내세웠지만 21세기에 든 오늘까지 최근 20여 년 동안 학교 현장은 무너지고 교육부가 내세운 정책은 현실을 바꾸지 못하고 여전히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에게 ‘희망’을 안겨다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2006년 이후 혁신학교라 하여 ‘교육혁신’, ‘학교혁신’의 외침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혁신학교를 확산하려면?”이란 물음 앞에 머뭇거리는 현실 아닙니까? 왜 그럴까요? 교육부로 대표되는 국가 권력(정부)이 ‘교육과정’을 쥐고 ‘대학입시’로 옭아맨 낡은 틀 아래 ‘국․검정’ 교과서를 강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학생이 줄면 초, 중, 고 교사 숫자 줄이기를 하는 방식의 정책을 펼친 교육부를 없애자는 폐지론이 들끓고 있는 현실에서 학교 자율화를 내세우고 자유학기제를 말하지만 과연 적폐 청산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교사에게 믿음을 바탕으로 권한을 다 맡길지는 의문입니다.
그래서 말하고 싶습니다. 학생은 안중에도 없는 ‘교육’을 펼쳐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교육’ 현안을 더 이상 ‘교육’으로 풀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생각에서 ‘배움’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새롭게 학생이 배움의 당사자란 관점과 틀(구조)로 접근하며 배움 혁명에 바탕한 제도를 마련하도록 힘써야 할 때입니다.
대한민국의 ‘판’을 바꾸려면 꼭 해야 할 일은 나라임자들에게 ‘가르침(교육)’이 아닌 ‘배움’을 내세우는 것입니다. ‘창의성’이 생기고, 그들이 ‘역발상’을 맘껏 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좋은 생각을 저마다 떠올리도록 ‘묻는 것’에 거리낌이 없게 말이지요.
그러자면 21세기도 어느덧 20년 가까이 흐른 이제라도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겨레의 앞날을 걱정하는 배움지기(교사)라면 참배움을 위해 스스로 배움의 본보기로 새 시대의 부름에 나서야 합니다.
무엇보다 배움 혁명의 처지에서 ‘교육 적폐, 일제 고사(시험) 없애기’로 우리가 행복할 수 있다는 쪽으로 혁명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생각하는 참배움으로 대한민국을 나라다운 나라, 배움다운 배움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헌법 31조를 바꾸어 ‘교육’을 받을 권리가 아니라 누구나 늘배움의 권리를 누리도록 나라가 뒷바라지하게끔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