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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은 앞으로의 진로가 아닙니다”

김두루한(참배움연구소장, 경기고 교사)


“진학은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나갔을 때 걷는 ‘진로’가 아닙니다. 학생들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 상황에서 진학이 우선되면서 길이 어긋나게 됩니다.”

김두루한 교사는 힘주어 말했다.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나선 뒤 취업, 창업하는 것과 본인이 평생 살아가는 동안 가장 하고 싶은 길,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인 ‘진로’를 혼동하고 있다는 것. ‘행복’, ‘만족’이란 말보다 ‘취업’, ‘연봉’에 매몰 되는 현실이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      



 김두루한 교사는 1987년부터 서른한 해 동안 배움 현장에서 학생들과 지내며 안타까운 점이 많았다. 누구나 대한민국 교육 현실에 대해 많은 문제점을 꼬집지만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과 함께한 김 교사의 체감지수는 더 크다. 4차 산업 혁명에 접어든 지금에도 일본, 미국 등의 입김이 녹아든 ‘교육’ 관점에 머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는 “‘참배움’에 이르지 않고는 학생들이 희망을 찾아 나아가지 못합니다. 교사, 학부모 모두 ‘배움’의 본질에 접근치 못해 ‘교육’에 얽매여 살아가게 된다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김두루한 교사의 생각도 각별하다. “‘진로’를 직업 선택에 한정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직업은 이제 평생 한 가지만 할 수 있는 때가 아니잖습니까?”라고 말하며 ‘진로’를 ‘진학’으로 오해하는 현실을 꼬집는다. 이 착각으로 진학이 우선 돼 대학 졸업 후 ‘취업’이 지상 과제가 돼 버렸다는 것이다. 또, 진로를 ‘청소년 때’로 한정해서 보면 안 된다고 지적한다. ‘퇴직’, ‘은퇴’하면 끝인 직업이 아니라 ‘평생 배움’과 같은 의미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사가 맡은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삶의 가치관을 분명히 하고 자기가 제일 하고 싶은 일,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일치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학생들이 진로를 선택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원리를 제대로 알고 소화해 제 것으로 만든 뒤 ‘적용’하고 ‘응용’ 해야 한다고. 지금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고정된 틀 안의 문제만 상대할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스스로 ‘늘배움’에 힘쓰며 문제를 일으키고 함께 답을 찾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이를 위해 학부모들은 ‘획일성’, ‘입시’를 강요하기보다 내 아이가 다양한 경험과 스스로 해법을 찾는 환경을 만들도록 돕는 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수업은 입시를 위한 것만이 아닙니다. 한 사람의 인생은 그 자체로 실험의 연속입니다. 정해진 답만 찾는 공식만 배우면 인생이란 큰 실험의 과정에선 실패만이 기다릴 수 있습니다.”

학생 처지를 더 잘 이해하며 스스로 깨치고 깨달아 달라지도록 돕는 스승이 학생들에게 꼭 필요하다는 김두루한 교사. 이를 위해 ‘스스로 배움’의 본보기로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김 교사는 “돌이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걸림돌이라고 쪼아대기만 하는 인식이 잘못된 것입니다.”며 “걸림돌도 필요한 곳에 옮겨 훌륭한 디딤돌로 만들 듯 학생이 스스로 깨치고 깨닫도록 돕는 참배움을 널리 펼칠 때”라고 말한다.

김 교사는 참배움에 뜻을 같이 하는 선생님, 학부모, 사회 단체 활동가들이 모인 참배움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서른한 해 동안의 교직 경험과 『열린시대교육개혁론(1996)』 뒤로 22년 동안 연구, 실천한 내용을 담아 ‘배움 혁명’을 곧 펴낼 예정이다.                                베타뉴스 전소영 기자 (press@betanews.net)

 원문보기: 

http://m.betanews.net/article/876614#_enli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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