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루한(참배움연구소장)
맛이 일어나는 흥미와 이끌리는 재미가 몸과 마음에 깃들어 자리를 잡게 되면 스스로 맛을 찾아 나서는 취미로 나아가는데, 나무나 풀, 개나 곰과 달리 사람은 ‘말(글)’을 빌려서 갖가지 맛을 알고 뜻을 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지식, 기술, 예술, 도덕 따위에 대한 욕망을 계발하고 발전시켜 고도의 문화를 일굴 수 있었다.
‘살뜻’의 뜻은 무엇을 말하는가? ‘뜻(의미)’을 맛에서 비롯한다고 본 데서 보듯이 ‘맛’은 뜻과 통하기 때문에 ‘살뜻’은 ‘살맛’과 통한다. 한국 사람은 살맛을 느끼지 못하고 죽을 맛을 느끼면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불행을 맞게 된다. 마치 한국 사람이 살아가는데 밥이 중요한데, 밥맛을 잃어버리면 밥을 먹을 수 없어서 죽음에 이르듯이.
한국 사람은 신바람이 나게 하면 행복해진다. 몸과 마음에 살맛이 강하게 솟아나는 것을 신명이라 하고 신명으로 뜻을 내고, 두고, 펼치는 것을 신바람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한국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살고 싶은 맛, 곧 ‘살맛’에 바탕을 두고 있다. 살맛에는 사람다움(인격)의 임자(주체)로서 명예를 좇거나 가짐으로써 느끼는 것과 살면서 필요한 자원을 맘대로 갖거나 씀으로써 느끼는 살맛이 있다.
날씨가 추운데도 책상에 앉아 배움(공부)에 빠져든 ‘한보’란 학생이 있고 이 학생을 지켜보는 부모의 모습을 떠올려 보자. 아마 열심히 ‘배움(공부)’에 힘쓰는 한보를 보면서 그 부모는 절로 살맛이 날 것이다. 참배움은 살맛이 나고 살뜻을 일으킨다. 참배움은 살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