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만들어갈 살맛 나는 배움나라에 나는 마음을 건다
지진이란 땅이 울리는 일,
오래 버티던 바위가
마침내 한순간 미끄러져
쌓인 힘을 놓아버릴 때,
그 떨림이 파도처럼 번져
우리 가슴까지 닿는 일.
너희도 알지.
조용한 교실, 조용한 복도, 조용한 점수표.
겉은 고요한데 속은 늘 흔들리던 날들.
줄세움의 틀은 흔들림이 없다는 이름으로
너희 숨을 가늘게 만들었지.
“틀리지 마라” “뒤처지지 마라”
그 말들이 너희 안에 작은 단층을 만들었지.
그런데 땅은,
버티기만 하다 끝나지 않더라.
버틴 힘은 길을 찾는다.
뜻물음으로 시작하자.
“나는 무엇을 알고 싶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지?”
“나는 어떤 사람으로 나서고 싶지?”
뜻나눔으로 이어가자.
서로의 말이 서로를 밟지 않게,
서로의 다름이 서로를 살리게,
비꼼이 아니라 귀 기울임으로,
낙인이 아니라 기다림으로.
그리고 뜻해냄으로 마침내 닿자.
보고서 한 장이 아니라
우리 손으로 해낸 작은 변화,
우리 말로 세운 약속 한 줄,
우리 눈으로 확인한 성장 한 칸.
줄세움의 틀은
흔들림 없는 벽처럼 서 있었지만,
그 벽은 너희를 지킨 적이 없다.
너희를 가둔 적만 있다.
이제 그 벽에 금이 가는 소리를
두려워하지 말아라.
금은 무너짐이 아니라
숨구멍이다.
새 길의 시작이다.
너희가 함께 울리면
그 울림은 땅을 바꾸고
학교를 바꾸고
마침내 세상을 바꾼다.
나는 약속한다. 너희의 오늘을
수험의 좁은 길로만 몰지 않겠노라.
너희의 내일을
“될 놈/안 될 놈”으로 나누지 않겠노라.
너희의 배움을
“정답” 한 줄로 재단하지 않겠노라.
너희는
점수표의 숫자가 아니라
살아 있는 씨알이다.
너희는
길들여진 학생이 아니라
나서는 사람이다.
너희는
남이 정해준 칸에 들어가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칸을 만들 줄 아는 존재다.
고2의 문 앞에서
너희가 들고 들어갈 것은
불안이 아니라 물음이었으면 한다.
서열이 아니라 뜻이었으면 한다.
경쟁이 아니라 함께였으면 한다.
오늘, 우리 마음에 이렇게 새기자.
“배움말길로 살자.”
“나세움으로 나서자.”
“고교 참배움, 우리 손으로 열자.”
땅이 울리듯,
너희 삶도 울려라.
한순간의 미끄러짐이 아니라
오랫동안 쌓아온 힘의 해방으로.
그리고 울림이 퍼져
교실의 공기가 바뀌는 날,
너희가 서로에게 말하리라.
“우리는 버티기만 하지 않았다.
우리는 길을 냈다.
우리는 배움을 누렸다.
우리는 우리로 나섰다.”
고교 참배움,
이제 너희가 펼칠 앞날에
나는 기대를 건다.
너희가 만들어갈 살맛 나는 배움나라에
나는 마음을 건다.
4358(2025). 12.22
참배움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