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교육 현안'을 '교육'으로 풀 수 없으니까

김두루한(참배움연구소장)

배움터에서 참배움꽃을 피우는 근본 처방은 ‘교육’이 아닌 ‘배움’이다


 ‘교육부’를 비롯한 교원단체, 학부모회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수많은 모임과 학교 현장과 관계있는 많은 분들이 오늘날 누구 할 것 없이 대한민국 교육 현실 속에서 좌절하고 절망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래도 희망을 찾고자 애를 씁니다.


 하지만 좀체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왜 일까요? 제대로 '교육'의 뜻을 묻지 않았고 더욱이 학교가 어떻게 운영되는 ‘틀’이 지닌 문제를 아예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20여 년 동안 일본을 거쳐 들어온 ‘학교’의 모습은 어떠합니까?  1888년 봄 일본에서 박영효가 고종에게 올린 건백서 중에서 

                            

"(3) 먼저 인민에게 국사⋅국어⋅국문을 가르쳐야 합니다. 先敎人民以國史及國語國文事【 본국의 역사⋅문장을 가르치지 않고 단지 청국의 역사와 문장을 가르치는 까닭으로 인민이 청국을 근본으로 삼아 중시하면서 자기 나라의 제도는 알지 못하는 데 이르렀으니, 이를 가리켜 “근본은 버리고 말단을 취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不敎本國之歷史文章 而但敎淸國之歷史文章 故人民以淸爲本而重之 至有不知自國之典故者 此可謂捨本取末也】"


국사⋅국어⋅국문을 가르쳐야 한다는 박영효의 건백서는 향후 그가 걸은 길에 비추어 '식민교육'을 내세운 것으로 여겨집니다.


 ‘식민교육’과 ‘독재교육’의 학교 중심 ‘교육'은  ‘희망’을 안겨주지 않아


 이처럼 ‘식민교육’과 ‘독재교육’에 젖어 오늘날까지 하나도 바꾸지 못한 채 학교 중심으로 ‘교육’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더욱이 광복 후 '새교육'을 내세웠던 한국교총과 1980년 대 이후 ‘참교육’을 내세운 전교조의 대립 구도 속에서 교원단체는 물론 우리 사회에서 ‘좌우 이념 대립’으로 치달은 가운데 1995년 김영삼 정부에서 이른바 5.31 교육대개혁을 내세웠지만 21세기에 든 오늘까지 최근 20년 정도 동안 학교 현장은 무너지고 교육부가 내세운 정책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 채 여전히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에게 ‘희망’을 안겨다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한민국 교육 제도의 가장 큰 병폐는 태어난 아이에게 ‘입 벌려, 먹어’하는 식의 철저한 주입식 교육이었습니다. 아이와 학생의 숨은 힘을 일깨워주고 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아니었죠. 그래서 어린이와 청소년기에 자라날 수 있는 잠재력과 창의력을 없애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행히 2006년 이후 혁신학교라 하여 ‘교육혁신’, ‘학교혁신’의 외침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혁신학교를 확산하려면?”이란 물음 앞에 머뭇거리는 현실 아닙니까? 왜 그럴까요? 교육부로 대표되는국가 권력(정부)이 ‘교육과정’을 쥐고 ‘대학입시’로 옭아맨 낡은 틀 아래 ‘국정’ 교과서를 강요하며 학교 자율화를 내세우고 자유학기제를 말하지만 교사에게 믿음을 바탕으로 권한을 다 맡기진 않고 있습니다. 그저 학생이 줄면 초,중,고 교사 숫자 줄이기를 하는 식의 정책을 내놓는 교육부를 없애자는 폐지론이 들끓고 있는 현실인 것입니다.

 


 ‘교육’ 현안은 학생이 배움의 당사자란 관점과 틀(구조)로 접근해야


 그래서 말하고 싶습니다. 학생은 안중에도 없는 교육 제도라 생각한다면, 이젠 우리 모두가 ‘교육’ 현안을 ‘교육’으로 풀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새롭게 학생이 배움의 당사자란 관점과 틀(구조)로 접근해야 합니다. 

  2017년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제안합니다. 공식 학교에서부터 '가르침(교육)'을 넘어 '참배움'을 일으켜 나라가 굳이 배움터를 만든 뜻을 살려야 한다고. 자본주의를 떠받치는 복지 체제의 한 바탕인 학교(배움터)가 살아나야 한다고. 그래서 묻게 됩니다. 이처럼 있으나마나인 배움터가 제 구실을 해 내면서 대한 나라가 제대로 갈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배움터를 살리는 참배움을 어떻게 일으킬지를. 이제 밝히고 싶습니다. 왜 ‘교육’이 아닌 ‘배움’인지를. 


도움받은 글

박영효 https://ko.wikipedia.org/wiki/%EB%B0%95%EC%98%81%ED%9A%A8

매거진의 이전글 억지배움에서 벗어나야 하니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