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질과 성향으로 반응해버린 순간을 다루는 방법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감정을 잘 다스리려 노력하지만, 언제나 그럴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타인의 말이나 행동을 듣는 순간, 감정을 인식하기도 전에 찰나의 순간에 반응해버리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그러한 순간이 왜 발생하는지, 그리고 그 반응이 괴로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돕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아무리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린다고 하더라도, 감정을 느끼고 조절하기 이전의 아주 짧은 순간에는 자신의 기질과 성향에 따라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는 의지의 부족이나 수양이 덜 되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이러한 반응이 곧바로 세상을 뒤흔들거나 삶을 무너뜨리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감정을 다스리기 전에 기질과 성향으로 반응하게 되면, 그 이후에 남는 것은 종종 괴로움입니다. 자신의 말이나 행동을 떠올리며 후회하고, 자책하고, 때로는 스스로를 미워하게 되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감정의 즉각적인 표현이 걷잡을 수 없는 갈등이나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감정이 올라오는 찰나의 순간에 자신을 괴롭히지 않는 방향으로 다루는 방법을 갖는 것입니다. 그 출발점은 무엇보다도 감정 변화를 빠르게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아, 지금 분노가 차오른다.”
“아, 지금 슬픔이 올라온다.”
“아, 지금 화가 치밀어 오른다.”
이처럼 판단이나 해석 없이,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재빨리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몇 가지 간단한 동작이 실제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감정을 가두어 두는 동작입니다. 왼손 엄지를 나머지 네 손가락으로 가볍게 움켜쥐며 스스로에게
“감정을 일단 가두어 두자”
라고 말합니다. 이는 감정을 억누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즉각적인 표출을 잠시 멈추기 위한 행동입니다.
두 번째는 감정을 들여다보는 동작입니다. 엄지로 나머지 네 손가락을 천천히 돌려가며 만지면서 자신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아, 내가 지금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구나.”
“나는 어떤 이유로 이런 감정을 느끼는가.”
“나의 어떤 기질과 성향 때문에 이 감정이 올라오는구나.”
이어서 감정을 조금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이 감정의 이유는 지금 이 순간의 문제일 뿐, 자연의 순리의 관점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구나.”
“내가 나의 영역이 아닌 자연의 영역에 집착했구나.”
“순간의 옳고 그름, 유불리, 좋고 나쁨은 자연의 순리 앞에서는 큰 의미가 없구나.”
“내가 순간의 판단을 마치 절대적으로 옳다고 착각했구나.”
“사람을 판단하고 심판하는 것은 자연의 영역임을 잠시 잊고 있었구나.”
이와 같은 질문과 인식을 반복하며, 엄지손가락을 네 손가락으로 어루만지듯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스스로를 들여다보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면, 이전 글에서 이야기한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행동학적 네 가지 방법을 활용해 정리된 생각과 감정을 자연의 순리에 흘려보내면 됩니다. 이 과정까지 이르면 감정은 더 이상 나를 끌고 가지 않고, 나는 감정을 다루는 위치로 돌아오게 됩니다.
찰나의 순간에 기질과 성향으로 반응하는 것은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반응 이후에 자신을 어떻게 대하느냐입니다. 감정을 빠르게 알아차리고, 잠시 멈추고, 들여다보고, 자연의 순리에 맡기는 과정을 반복한다면 감정은 더 이상 괴로움의 씨앗이 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연습은 시간이 지날수록 삶을 더욱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로 이끌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