떳떳하지 않음과 감정의 충돌
저는 오랫동안 특정 유형의 사람들에게서 감정 변화가 유독 크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관찰해왔습니다. 그 이유를 깊이 들여다보니 단순한 성격 차이나 상황 때문이 아니라, 제 안에서 작동하는 일정한 사고 프로세스의 결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사고 구조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보고자 합니다.
앞서 정리한 사람들의 유형을 큰 범주로 묶어 보면 두 가지로 귀결됩니다.
1) 떳떳하지 못하면서 당당한 사람
2) 인격적으로 미성숙하며 인성이 부족한 사람
그리고 흥미롭게도 이 두 유형은 제가 되고자 하는 ‘이상적인 인간상’과 정반대의 방향에 있습니다.
즉, 저는 떳떳하고 당당한 사람,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합니다. 이는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니라, 제가 편안하고 평온하게 살기 위해 갖고 싶은 자기 이상입니다.
그렇다면 왜 정반대의 사람에게서 제 감정은 강력하게 요동칠까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유형을 불편하게 여기지만, 그것만으로는 제 감정의 폭발적인 반응을 설명하진 못합니다.
저는 이유를 찾기 위해 사고 프로세스를 면밀히 들여다보았습니다. 그 결과 떳떳하지 못한데도 당당한 사람 앞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고 구조가 빠르게 작동했습니다.
- 당신이 잘못한 것을 알려주고 싶다
→ 잘못을 인정해라
→ 인정하지 않으면 화가 난다
- 당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려주고 싶다
→ 잘못을 인정해라
→ 인정하지 않으면 화가 난다
- 당신의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 그런데 오히려 당당하다
→ 그것 자체에 화가 난다
- 피해를 주었음에도 인정하지 않는다
→ 따져 묻는다
→ 인정하지 않으면 화가 난다
공통점은 명확합니다.
시시비비를 따져 상대방에게 ‘네가 틀렸고 나는 맞다’를 인정하게 만들고자 하는 욕구입니다.
그리고 그 욕구가 강력하게 올라오는 순간은 대부분
상대의 말이나 행동이 나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때였습니다.
이때 상대는 제 마음속에 ‘떳떳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상(像)으로 각인되고, 그 상이 그 사람을 바라보는 모든 인식을 왜곡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비로소 감정의 본질이 보였습니다.
분노의 근원은 ‘상대의 말과 행동’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이미 형성된 상(像)과 그것을 고치지 못하게 하는 나의 집착이었습니다.
감정의 뿌리를 찾는 과정은 불편하지만, 그만큼 명확한 길을 보여줍니다. 상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인식 구조를 바꾸는 것이 변화의 시작입니다. 이 통찰을 통해 보다 평온한 사고 프로세스를 구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