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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 Dec 01. 2023

통증(pain)

 몇 년 동안 목덜미와 등이 뻐근한 증상은  잠이 부족한 날 또는 어떤 일로 스트레스가  많은 날은 특히 불청객이다.   내 손이 닿을 수 있는 그곳까지 넣어 꾹꾹 누르는 것이  할 수 있는 한계라 불평이 늘 입에서 새어 나온다. 집에는 안마의자가 없다. 몇 년 전에 아이가 적당히 엄마의 귀여움을 독차지할 때는 용돈을 주며 아픈 부위를  눌러 주라고 하면 작은 손으로 꾹꾹  눌러주곤 했었다. 아이가 주는 사랑과 도움을 받으며 적당히 그런 시기를 넘겼다. 그사이 아이는 자랐고, 사춘기라는 간이역에 도착했다. 이런 시기엔  아이에게 부탁이라는 걸 하기엔 눈치가 많이 보인다. 자칫하면 짜증과 분노를 되받을 수도 있는 시기인걸 잊으면 안 된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다. 목디스크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다고 하신다.  몇 년째 두통과  몸 이쪽 저쪽에서 불현 듯 올라오는 통증과  사투를 벌였다. 도수치료라는 걸 처음 받아봤다. 물리치료사 선생님은 무척 친절하시게 몸과 뼈에 대해 알려주신다. 도수치료를 받으면서 아픈 부분도 있었지만, 몰랐던 인체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도 좋았다. 집에 돌아오니 눈이 화하게 뜨이고 피로가 덜하다. 통증이 덜어졌다. 내 눈에 보이지 않고, 닿지 않는 부분의 통증을 겪다 보니 눈에 보이지 않는 아픔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보이는 아픔은 그 부분이 즉시 해결되면 이내 괜찮아진다. 보여줄 수 없는 아픔과 통증을 말로 표현하다 보면 즉시 한계에 다다른다. 똑같은 아픔을 경험해본 사람을 만나게 되면 위안이 커진다. 나만 그런 걸 느끼는 게 아니구나...  

  큰 슬픔을 경험한 사람에게 공감이라는 말로 섣부른 위로를 내놓기가 더 난감할  때가 있다. 내가 겪는 통증이 너무 작아지는 순간이다. 그럴 땐 공감이라기 보단 그저 조심스레 입을 다물고 충분히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더 나을지 모른다. 어제 만난 동생의 촉촉했던 눈망울이 오늘따라 떠오른다. 내 이야기를 좀 더 줄이고 좀 더 고개를 주억거려주며 시간을 보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모든이의 통증이 잠잠해 지는 날을 기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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