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비어 있는 회의실을 지나가다 문득 멈춰 섰다.
사람이 떠난 자리는 항상 빠르게 공기를 식힌다.
차가워진 의자, 켜지 않은 조명, 책상 위에 뒤집혀 있는 네임택 하나.
왠지 모르게 마음이 묘해졌다.
요즘 많은 조직이 변화를 겪고 있다.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팀을 재편하고, 방향을 다시 잡는다.
그 과정에서 공간도 같이 흔들린다.
누군가는 이사를 준비하고, 누군가는 자리 배치를 다시 짜고,
누군가는 떠나고, 또 누군가는 들어온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하는 고민은 늘 ‘일’이 아니라
그 일이 이루어지는 ‘자리’에 가 있다.
“우리 팀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요.”
“집중해야 하는데 왜 이렇게 시끄럽죠?”
“조금 더 가까웠으면 좋겠어요.”
“조용한 곳이 필요해요.”
결국 공간은 사람의 마음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내는 곳 같다.
기대, 불안, 변화, 바람…
모든 것이 자리의 모양에 스며 있다.
나는 오늘도 그런 공간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이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여기 앉아 있었을까?”
그리고
“내가 바꾸려는 이 공간은, 지금보다 조금 더 따뜻한 하루를 만들어줄 수 있을까?”
그렇게 또 하루,
공간에 대한 중얼거림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