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8일 월요일.
창의성 교육.
Urban이라는 학자는 열린 교육을 실시하는 유아교육에서의 통합적 프로그램이 창의성 발달에 있어 가장 희망적이라고 주장했다. 유아교육이 이렇게 열린 교육을 실시하고 유지하며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이유는 유아기가 인간 발달에 있어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최적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나는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유아교육의 의미를 발견했고, 교과서중심의 학교교육과는 다른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학문에서나 그렇듯 이론과 실제 사이의 괴리에서 한 동안 헤매기도 했다.
유아교육에서도 ‘교과’라는 것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이 ‘교과서’가 아닌 ‘놀이와 일상’에서 펼쳐질 뿐이다. 유아교사들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서 수업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는데 나는 때로 그 과정이 너무 아이러니했다.
가령, 새 노래 부르기 활동을 한다고 치자. 우리는 이미 학교에서 배운 새 노래 부르기의 만능틀을 머릿속에 입력하고 있다. 수업의 전개과정만 살펴보면 <1: 전체 노래를 들어본다. 2: 멜로디만 들어본다. 3: 한 가지 소리로 불러본다. 4: 노랫말을 알아본다. 5: 다 함께 불러본다.>와 같은 형식으로 흘러간다. 그런데 꼭 이 틀에만 맞춰서 수업을 해야 할까? 당연히 아니라고 생각한다. 율동이 부각되는 노래, 악기연주가 부각되는 노래 등 노래 특성에 맞추어서 다양하게 변형하여 수업할 수 있다. 그러니 평가 또한 이 틀에 맞출 필요도 없다. 어쩌면 우리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이렇게 해야 하니까.’하고 생각하며 문제 삼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한 가지 일화로, 동료장학으로 새 노래 부르기 활동을 평가받은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멜로디를 금방 습득한 상황에서 한 가지 소리로 불러볼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 생략했거니 해당 평가항목은 가장 낮은 점수로 매겨진 것이다. 평가항목에 맞추다 보니 그런 것이겠지만 한 가지 소리로 부르기는 아이들에게 멜로디를 익히게 하기 위함이고 이미 멜로디를 쉽게 익힌 아이들에게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단계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은 율동을 더하며 충분히 노래를 즐기고 있었다. 수업의 목표가 달성됨과 상관없이 수업의 만능틀에서 벗어나 점수가 낮게 나오다니.
아이들이 창의적이려면 교사 또한 창의적이어야 한다. 여러 가지 시도에 대해 관대할 줄 알고, 섣불리 판단하지도 않아야 한다. 2019 개정누리과정 시행을 기점으로 유아교육의 본질을 찾고 교사들의 역량 평가는 어디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옳을지에 대해 답을 찾아가는 기회가 마련되길 소망해 본다.
완벽한 교육과정이란 없는 것처럼 2019 개정누리과정 시행으로 나타나는 현장적용에서의 개선점도 보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좋은 취지였다고 생각한다. 자꾸만 틀에 갇히기보다는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미래역량을 키우고 대비할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 창의성이란 고차원적인 것 같지만 모방 또는 일상 속 작은 발견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주어진 교육환경 속에서 아이들을 위한 방향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