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보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날의 윤슬 Aug 20. 2024

에이리언 로물루스

페데 알바레즈 2024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달아날만큼 무서운 영화를 싫어하지만 에이리언 시리즈 꼭 챙겨봅니다.

사냥감과 사냥꾼이 역전되는 서사와 특유의 아날로그 질감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에이리언 시리즈 팬으로서


영화 후반 엘리베이터 씬에서 앤디의 입을 통해 나오는 대사를 듣고 환호성을 지를뻔했습니다.

팬들이 알아볼 오마쥬를 영화 곳곳에 배치한 부분도 감격스러웠어요. 평가가 갈리는 프로메테우스와 커버넌트까지 모두 챙기면서요.

사심을 반영해 평가하자면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45년간 이어진 에이리언 시리즈에 바치는 거대한 헌사라고 생각합니다.



에이리언 시리즈 팬이 아닌 사람에게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1. 우주 어딘가에 근처도 가면 안 되는 치명적인 외계생명체가 있다.

2. 부도덕한 자본기업이 그 생명체를 활용하고 싶어 한다.


이 두 가지 배경지식만 알면 이전 작들은 몰라도 되는 작품입니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이전에 개봉한 영화들이 하나씩 골라 주제로 풀어냈던 스페이스 호러, 성장과 액션, 각종 철학적 질문들을 삼키기 좋게 섞어놓았죠. 너무 심한 공포도 너무 심한 피로감도 제공하지 않습니다. '상황을 모르는' 젊은 남녀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의도를 엿볼 수가 있죠. 페데 알바레즈 감독은 긴 세월을 달려와 힘을 잃은 에이리언 시리즈를 계승하는 동시에 새로운 인물들이 만드는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듯합니다. '상황을 모르는' 젊은 관객들의 입문작으로 이만한 작품이 있을까요.





무섭냐고요? 네 무섭습니다. 특히 점프 스케어(깜짝 놀라게 해서 공포를 유발하는 기법) 싫어하시는 분들은 단단히 각오하셔야 합니다. 어디서 어떤 식으로 놀라게 할 거라는 걸 예상하고서도 번번이 당했(?)으니까요. 하지만 그 점프 스케어를 제외하면 공포라고 할만한 요소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장르 특성상 여러 번 등장하는 고어장면도 너무 깔끔하게 연출해 눈요기하는 기분마저 드니까요. 무서운 영화 싫어하시는 분들도 과감하게 도전해 보시라고 권합니다. 저는 <에이리언 로물루스>를 본 후에 평소라면 얼씬도 하지 않을 공포영화를 OTT를 옮겨가며 찾아보고 있거든요. 뭔가 여운이 채워지지 않는달까요. 아무래도 이 영화를 한 번 더 보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어둡고 적막한 우주선 안에서 펼쳐지는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소리가 지배하는 영화입니다. TV화면이 아무리 커도 극장에서 보는 것과 다른 이유는 결국 사운드가 다르기 때문이죠.

기나긴 이야기의 생명력을 이어받고 리부트 되는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그가 다루는 외계생명체처럼 빠르고 무자비하며 짜릿합니다. 소리가 충분하지 않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다면 무척 서운한 일이겠죠. 꼭 극장에서 감상하시길 권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파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