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vision Song Contest
날씨가 따뜻해지고, 비가 적게 오기 시작하면 네덜란드에서는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그중 매년 5월이 되면 열리는 이 축제는 네덜란드 사람들뿐만 아니라, 유럽 사람들이 기다리는 축제다. 콘테스트 형식이지만, 함께 즐기는 하나의 축제다.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Eurovision Song Contest)는 짧게 '유로비전'이라 불린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로비전은 유럽에 속해있는 국가들이 참가하여 노래 경연을 치르는 콘테스트다. 유로비전은 1951년 이탈리아에서 개최되었던 'Sanremo Music Festival'을 바탕으로 1956년에 결성되었다. 결성된 1956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유로비전은 매년 열리는 국제 방송 경연 대회 중에 가장 오래된 TV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유럽에서는 매년 열리는 이 유로비전을 보고, 즐기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유로비전은 BBC, 빌보드에서도 이야기하고, 그 결과가 보도되는 등 많은 관심을 받는 국제적인 축제다. 유로비전은 수많은 사람들이 시청하는 국제적인 TV 프로그램이자 축제이다 보니 영향력이 매우 크다. 유로비전에 참여하는 아티스트들은 국가 대표로 자국에서 큰 응원을 받고, 대대적으로 방송에 노출된다. 또한 여러 나라 국가에서 유로비전을 시청하다 보니 아티스트들은 자연스럽게 외국에서 홍보된다. 유로비전에서 우승까지 하게 되면 아티스트의 경력에 큰 도움이 되고, 국제적인 성공도 얻을 수 있다.
유로비전 콘테스트 방식은 간단하다. 유로비전에 참가하는 국가는 경연에서 선보일 노래 1곡을 선정해 유로비전 측에 제출한다. 그리고 해당 곡으로 준결승전에서 경합을 벌인다. 결승전뿐만 아니라 준결승전도 방송된다. 생방송을 통해 보이는 노래와 무대를 보고, 시청자들이 문자 투표를 진행한다. 시청자들에게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국가는 결승전에 진출하게 된다.
준결승전을 거치지 않는 2가지 경우가 있다. 첫 번째는, 전년도 우승국은 준결승전을 거치지 않고 바로 결승전으로 진출한다. 우승국이 갖는 혜택 중 하나다. 두 번째는, 유로비전에 많은 금액을 지원하는 국가는 준결승전을 거치지 않고 결승전에 바로 진출한다. 준결승전을 거치지 않는 국가로는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그리고 스페인이 있다.
결승전에 오른 국가들은 준결승전에서 선보였던 노래와 무대로 다시 한번 경합을 벌인다. 결승전 역시 투표가 진행되는데, 결승전에서는 (1) 시청자 투표와 (2) 참가국 투표(Jury vote)가 이루어진다. 투표 결과는 참가국 투표부터 공개된다. 각 참가국은 다른 참가국에 1점부터 12점까지 차등하여 점수를 준다. 참가국 투표는 정치적, 문화적인 것과도 연결되어 있어 공평하지 않을 수도 있다. 참가국 투표에서 좋지 않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서 너무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 시청자 점수로 충분히 반전을 맞이할 수 있다. 참가국 투표 결과가 모두 끝나면, 시청자 점수 투표를 발표한다. 참가국 투표 결과에 시청자 투표 점수가 합산된다. 그래서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2019년 유로비전은 이스라엘에서 개최되었다. 즉, 2018년 우승국이 이스라엘이었다. 이스라엘은 유럽에 속한 국가는 아니지만, 유로비전에 참여하고 있다. 유로비전이 역사가 오래되고 여러 다국가가 참가하는 큰 축제의 장이어서 이스라엘, 호주 등 유럽에 속한 국가가 아니어도 참여하는 국가들이 있다.
2018년 이스라엘팀은 참여국 투표에서 167점, 시청자 투표에서 116점을 얻어 총 283점으로 우승했다. 이스라엘 아티스트 네타 바르질라이(Netta Barzilai)는 'Toy'라는 노래로 우승했다. 그녀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해당 곡을 K-pop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밝혔다. (영감은 K-pop에서 받고, 무대 소품은 일본풍이고 헤어는 중국풍이었다.)
2019년 유로비전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되었다. 5월 14일부터 18일까지 열리 유로비전에는 총 41개국이 참가했고, 그중 26개국이 결승전에 진출했다.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유로비전은 40여 개 국가에서 약 2억 2천8백만 명의 시청자를 확보했다고 한다.
2019년 유로비전은 네덜란드에게 남다른 의미였다. 2019년 유로비전 시작 전, 많은 전문가들이 네덜란드가 우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유로비전 시작 전에는 30% 전문가들이 네덜란드를 우승국으로 보았고, 유로비전이 시작된 뒤에는 40%가 넘었다. 그래서 네덜란드 사람들은 2017년 유로비전에서 2위에 그쳤던 아쉬움을 2019년 유로비전에 풀 수 있지 않을까 많은 기대와 관심을 가졌다.
네덜란드는 결승전 참가국 투표에서 많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네덜란드의 우승이 불투명해 보였다. 많은 참가국들은 네덜란드가 아닌 다른 나라에 최고 점수인 12점을 많이 주었다. 참가국 투표 결과에서는 스웨덴이 1위였고, 북마케도니아가 2위였다. 시청자 투표에서는 이탈리아가 253점을 얻어 1위에 계속 머물렀다. 네덜란드는 261점을 얻어 이탈리아를 제치고, 총 498점으로 우승했다.
2019년 유로비전에 참가했던 네덜란드 아티스트는 던컨 로렌스(Duncan Laurence)다. 그는 'Arcade'라는 곡으로 우승했다. 던컨 로렌스는 네덜란드의 유명 오디션 프로그래머인 '보이스 오브 홀란드(Voice of Holland)' 출신이다. 그는 프로그램에서 우승하지 않았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실력도 인정받고 유명해졌다. 그리고 그는 유로비전을 통해 네덜란드를 넘어 유럽에서 그의 재능을 인정받고, 유명세를 얹게 되었다. 유로비전 이후, 2019년 그의 네덜란드 국내 투어는 순식간에 전석 매진되었고, 유럽 투어 역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매진이 되었다. 이후 던컨 로렌스 측은 투어 지역을 추가하기도 했다.
▼ 던컨 로렌스 아케이드 라이브
2020년 유로비전은 우승국이 네덜란드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취소되고 다음 해로 연기되었다. 그리고 2021년 드디어 유로비전이 개최되었다. 제65회 유로비전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2021년 5월 18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다. 이미 준결승전이 18일, 20일이 이루어졌고, 결승전이 22일 오후 9시(네덜란드 현지 시각)에 열린다.
네덜란드 정부는 코로나 테스트 공연의 일환으로 관객이 공연에 참석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관객은 3번의 라이브쇼와 6번의 리허설에 참석할 수 있다. 각 공연마다 3,500장의 티켓이 준비되어 있지만, 티켓은 제한적으로 판매된다. 2020년에 이미 유로비전 티켓을 구매한 사람들에게만 2021년 공연 티켓을 구매할 수 있도록 제공된다.
유로비전에서는 전년도 우승자가 축하 공연이 있다. 전년도 우승자는 자신이 우승했던 곡을 다시 한번 공연하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유로비전에서는 우승자의 축하 공연이 없을 예정이다. 지난 우승자인 던컨 로렌스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려 라이브 공연을 하지 못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