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오브 홀란드(Voice of Holland)>는 네덜란드에서 가장 성공한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한국에서는 <보이스 오브 코리아>가 방영되기도 했는데, 오리지널 프로그램이 바로 <보이스 오브 홀란드>다. <보이스 오브 홀란드>는 2022년 시즌12로 돌아왔는데, 현재 어마어마한 사건으로 방송이 전면 중단되었다.
<보이스 오브 홀란드>는 앞서 말했듯 네덜란드에서 가장 성공한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2010년 첫 방송된 이후 지금까지 12개 시즌(시즌12는 방영 중단되었지만)이 만들어졌고, <보이스 키즈>, <보이스 시니어>와 같은 자매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보이스 오브 홀란드>는 네덜란드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을 넘어 아메리카 대륙과 아시아 대륙의 100개 이상 국가에서도 만들어지며 국제적인 성공을 거뒀다. <보이스 오브 홀란드>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이 되었고, 방송사 RTL의 장수 프로그램이자 간판 프로그램이었다.
시즌12로 돌아온 <보이스 오브 홀란드>는 방영이 시작되자마자 큰 위기를 맞이했다. 네덜란드 온라인 프로그램 <BOOS>에서 <보이스 오브 홀란드>와 얽힌 충격적인 성범죄 사건을 폭로했다. <BOOS>에서는 약 82분 동안 <보이스 오브 홀란드> 참가자와 코치 및 스태프들 사이에 발생한 성범죄를 다루었는데, 제보한 피해자만 해도 수십 명에 달했다. 또한 피해자들은 각기 다른 시즌에 참가했던 이들로, 성범죄가 수년에 걸쳐 진행되었음이 드러났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는 코치인 '알리B(Ali B)'와 '마르코(Marco)' 그리고 프로그램 밴드 리더인 '예룬(Jeroen)'이다.
예룬은 수년 동안 <보이스 오브 홀란드> 밴드의 리더였다. 그는 <보이스 오브 홀란드> 프로그램 프로듀서이자 네덜란드 미디어 거물인 '존 더 몰(John de Mol)'과는 처남 사이다. 더 몰의 여동생 파트너이자 남자 친구가 바로 예룬이다.
예룬은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무려 19명의 프로그램 직원 및 참가자 여성들에게 성적으로 범법적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자에게 성희롱 발언은 기본이고, 참가자를 호텔로 부르거나 섹시한 특정 옷만 입도록 강요하고 자신의 성기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그에게 피해 입은 여성 중에는 만 18세 미성년자도 있었다.
<보이스 오프 홀란드>의 프로듀서인 더 몰은 사실 2019년에 그의 성희롱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다. 더 몰에 따르면, 그는 예룬을 불러 질책하고 경고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더 몰 역시 이 상황을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못 했던 걸까. 더 몰은 이전에 예룬에 대한 이런 신고가 없었기 때문에 경고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예룬은 사건이 밝혀진 뒤, 불륜을 인정하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그는 현재 불륜과 성희롱은 일부 인정하나 성추행은 부인하고 있다. 더 몰의 여동생은 네덜란드에서 유명한 방송인이다. 그녀는 몇 년 전에 이미 그의 이러한 불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현재 이들은 헤어졌고, 그녀 역시 책임을 통감하며 한동안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알리B는 네덜란드에서 유명한 래퍼이자 가수다. 그는 유머감각도 뛰어나(?) 스탠딩 코미디쇼를 여러 차례 열기도 했었다. 알리B는 모로코계 네덜란드인으로, 'Knuffel Morokaan(따뜻한 모로코인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로 불렸다. 그의 별명만 보아도 그의 이미지가 얼마나 좋았는지 알 수 있다. 그는 네덜란드에서 사랑받는 가수이자 방송인으로 아이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하고, <보이스 오브 홀란드>뿐만 아니라 <보이스 키즈>에서도 코치로 활약했다.
<보이스 오브 홀란드> 사건이 밝혀지고 현재 그의 이미지는 일명 '나락으로 가고' 있다. 그의 피해자는 당시 만 18세였던 참가자였다. 알리B는 참가자를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성폭행하고 강제 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미 네덜란드에서 매우 성공한 가수이자 아티스트 에이전시 소유자이고, 너무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에 그녀는 충격과 공포로 이를 즉시 신고하거나 알릴 수 없었다. 그녀가 이를 신고하기 더 주저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알리B 말이 한 몫했다. 성폭행 이후 피해 여성은 알리B에게 이전에도 이런 일(성폭행)을 한 적이 있느냐 물었는데, 그는 그런 적이 있으며 이런 일이 폭로되더라도 그 누구도 피해자들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두렵지 않다고 했다. 현재 그녀의 용기 있는 폭로를 시작으로 알리B와 관련된 여러 성범죄 사건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유명해지도록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미끼로 집, 탈의실, 스튜디오 등에서 여성들을 성추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심지어는 <보이스 오브 홀란드> 참가자의 집에 예고 없이 나타나 성관계를 요구했다.
현재 알리B는 2건의 성폭행 혐의로 조사받고 있지만,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참가자들이 더 이상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않은 뒤에 합의된 성관계를 가졌다고 한다. 그는 <BOOS>에서 이를 방송한 뒤 트위터를 통해 '검찰이 모두 기각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남기기도 했다.
마르코 역시 네덜란드에서 성공한 가수이자 유명한 방송인으로 <보이스 오브 홀란드>에서 코치로 활약했다. 이탈리아-네덜란드 혼혈인 그는 1990년 네덜란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하면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도 그는 매우 성공적인 가수 인생을 살고 있었다.
마르코와 관련된 성범죄 루머는 작년부터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네덜란드 유명 인사가 미성년자인 소녀들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라는 루머로 시작되었고, 이후 이 '네덜란드 유명 인사'가 마르코라고 진행되었다. 마르코는 루머를 잡기 위해 검찰에 루머의 근원을 찾아달라고 요청도 했었다. 그는 <보이스 오브 홀란드> 사건이 터지기 전에 이미 1건의 소송에 연루되어 있었다. 작년 12월 미성년 소녀와 그의 부모가 성추행 혐의로 그를 고소했었다.
<BOOS>의 폭로고 그 루머가 사실이었음이 밝혀졌다. 마르코는 <보이스 키즈> 직원 및 참가자들을 성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직접 <보이스 키즈> 참가자들을 바비큐 파티에 초대했고, 그곳에 온 어린 참가자들의 엉덩이를 만지며 성추행했다고 한다. 심지어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고 자리를 피해도 따라가서 성추행을 이어갔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주로 만 13세, 만 14세 등 만 15세가 되지 않는 어린 소녀들이다. 그는 <보이스 키즈> 직원도 성추행했는데, 그의 이러한 행동은 이미 프로그램 관계자들 사이에서 잘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계속 <보이스 키즈> 코치로 활동할 수 있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현재까지 마르코가 연루된 사건은 6건이고, 이중 3건이 피해자가 미성년자일 때 일어났다. 마르코는 2건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고, 최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