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자전거가 보고 싶다.

by 뚜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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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면 할아버지 등에 달라붙어

동네 한 바퀴를 느릿느릿 돌던

자전거의 삐걱거림을 상상합니다.






조촌동 어딘가의 골목길과

철길을 힘겹게 달리던 할아버지의 자전거

구부정한 등 뒤에 꼭 붙어있자면

야윈 등줄기가 느껴져

돌아올 때에는 일부러 자전거보다 빨리

뛰어가는 시합을 걸곤 했었습니다.


토끼를 키우고 싶다고 말한 다음 주,

마당에 생긴 작은 창고에

얇은 울음소리 들리던 그날

기쁜 마음으로 새하얀 토끼를 안아 든 그날


할아버지가 머리를 둥글게 쓰다듬으며

좋아하는 제 모습을 눈에 담던 그날




그날들이 지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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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단팥빵을 사 와도

죽과 함께 으깨먹지 않으면

씹을 수 없게 된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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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자전거를 타지 못하고

짧은 산책만 가능하게 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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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함께 가꾸던

작은 밭에

가꾸는 이들이 없어진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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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들이 지나




이제는 자전거가 아닌 차를 타고 다니던 내가

첫 회사에서 받은 월급을 모아 소나타를 타고 온 날

할아버지 병문안에 가서

"이제는 내가 뒤에 타지 않을 수 있는데"

"나 이제 차도 있는데, 할아버지랑 드라이브도 할 수 있는데"

"빨리 일어나요 같이 놀러 가요"

울부짖고 나오던 날


그날이 마지막 병문안일줄

몰랐던 어떤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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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그 언저리에 얹혀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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