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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velo Jan 28. 2017

우리는 주식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주식으로 돈 번 사람 얼마나 있습니까?

금리 인상, 트럼프, 최순실, 대중 외교 악화, 끊임없는 악재들이 한국 주식시장을 습격했다. 악재는 소멸되고 시장은 순환되곤 했지만 악재는 누적되기만 할 뿐 시장의 안개는 걷혀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나마 변동성이 있었던 소위 잡주라고 불리는 테마주 역시 대부분 초단타 종목으로 변질되며 유의미한 추세를 보이지 못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개인 주식투자자들은 피눈물을 흘렸다. 주식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백명중에 한사람도 찾기 힘들었다. 개인투자자들은 게임비가 비싼 당구장에서 내기 당구를 쳤고 결국 배를 불린건 당구장 주인이었다.


그렇다면 시장상황이 좋았을 시절에는 좀 달랐을까? 


자료 : 삼성증권


위 자료에 따르면 보면 개인투자자는 항상 기관이나 외인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손실을 입었다. 자료의 기간 2012년 이후로 현재까지 개인투자자는 연단위로 단 한번도 외인과 기관을 이긴적이 없었다. 주식시장은 매번 약탈의 현장이었다. 개인투자자는 한푼 두푼 모은 종잣돈 크게는 주택담보대출금까지 시장에 헌납해왔고 기관과 외인은 비교적 배를 불렸다. 어떤 부분이 이런 결과를 가져 오는 걸까?

첫 번째로 현재 한국주식시장 코스피, 코스닥은 3년째 횡보를 지속하고 있다. 시장가치의 합이 증가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다. 만약 시장의 성장이 0이라고 가정한다면 주식은 제로섬 게임이 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주식을 매도시에 세금을 지불해야 하므로 제로섬보다 좀 더 불리하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시장에서 돈을 번다는 의미는 다른 주체의 돈을 가져오는 것이고 동시에 완전한 경쟁을 의미한다. 따라서 "내가 누군가보다 더 빠르거나, 더 많이 알아야" 돈을 벌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개인투자자는 어떤가. 큰 규모와 체계가 갖춰져 있는 기관과 외인에 비해서 개인투자자는 정보량 측면에서 절대적인 약자의 위치일 수 밖에 없다.

두번째는 우리는 스포츠나 게임에서, 이성적이고 냉철한 승부사가 감정적인 상대방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이유로 프로팀의 경기에서는 일부러 상대방을 동요시키기 위해 도발하여 감정적으로 만드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개인투자자는 어떤가? 누구보다도 감정적이고, 손실에 슬퍼하고, 수익에 가슴이 뛰는 사람들이다. 그에 비해서 기관과 외인은 근거를 바탕으로 이성적인 의사결정을 한다. 이는 개인이 처절하게 약탈당하는 큰 이유중에 하나이다.


그럼 개인투자가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위에서 언급한 개인투자자의 실패 이유 두 가지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필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자신만의 룰을 만들고 그것을 그대로 이행하라" 라는 것이다. 시장은 어떠한 요소에 의해 움직인다. 어떤 종목은 영업이익률이 높아서 오를 수 있고 또 어떤 종목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었기 때문에 올라간다. 중요한 사실은 이유없이 상승하는 종목은 없다는 것이다. 아무 이유 없이 상승하는 것 같은, 소위 품절주 같은 주식 역시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반드시 이유가 존재한다. 종목이 상승하는 이유, 이를 여러 주식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개인투자자는 '재료'라고 부르고 제도권에서 소위 퀀트라고 불리우는 자들은 '팩터'라고 부른다.

이런 이유들 중에서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가끔은 어떤 규칙을 따르거나 반복되는 것들이 있다. 이 요소를 발견하여 명확한 하나의 룰로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한국에는 3월부터 4월 중순까지 중국발 황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때마다, 황사 테마주라는 몇개의 주식이 올라가는 현상을 발견했다. 사실 '발견'했다고 하기엔 민망하다. 누구나 아는 사실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다음과 같은 투자방식으로 정의했다.

[황사 테마주 투자규칙]
- 2월 첫번째 영업일 종가에 황사 테마주로 식별되는 종목 10개를 동일한 비중으로 산다.
- 황사 테마주는 네이버 뉴스에서 황사라는 키워드로 노출된 종목으로 한다.
- 종목은 3월 마지막 영업일 종가에 매입한다.
- 나머지 기간은 미래에셋 tiger 단기채권 ETF (현금) 을 가지고 있는다.

'투자 아이디어'와 '투자 규칙'의 차이는 투자규칙은 1개의 포트폴리오 수익률과 1:1로 매칭된다는 것이나 아이디어 단계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위 네 문장으로 구성된 투자규칙은 특별한 예외가 없어보인다. 하나의 포트폴리오 이력과 정확히 1:1 매칭이 된다. 이런 투자방식을 그대로 이행 했을 때 성과는 아래와 같다.


2012년 이후로 황사 테마주 규칙을 그래도 이행했을때 포트폴리오 수익률 (거래비용 90bp 적용)


2012년 부터 투자규칙을 그대로 이행하였을 경우 우리는 연평균 약 13%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모든 년도에 대해서 수익을 얻었으며 나머지 10개월을 현금보유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매우 낮은 포트폴리임에도 불구하고 통상적인 금리의 5배 정도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놀랍다. 중요한것은 이 투자 아이디어라는 것이, 정말 별것 아닌 누구라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위 차트를 보기 전에 과연 저런 투자규칙을 그대로 이행할 수 있을까? 절대 아니다. 투자 아이디어 단계에서는, 절대로 그것을 그대로 이행할 수 없다. 인간은 그런 기계같은 존재가 아니다. 투자 아이디어는 반드시 시뮬레이션 결과, 과거의 이력, 눈으로 보이는 숫자로 증명이 되어야 그것은 이행될 수가 있다. 필자가 정말로 좋아하는 문장인 "구현되지 못한 1류의 아이디어보다 구현된 3류의 아이디어가 낫다"는 여기서도 적용된다. 아이디어 단계에서의 무언가는 값어치가 적다, 다만 이를 우리가 이용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아웃풋으로 내놓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런 투자방식은 이미 제도권 금융권에도 진행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운용사과 증권사가 상품으로 내놓고 있는 ETF, ETN인 상장지수펀드 인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단계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ETF는 분명 개별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여러 측면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아직 ETF는 나의 다양한 생각을 매칭할만큼 상품이 다양하지 않으며, 정작 사려고 호가창을 보면 시장지수 추종상품, 레버리지, 인버스를 제외한 ETF의 경우 벌려진 호가 스프레드를 보면 매수의지가 뚝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제도권 내부의 상품은 여러 금융규제를 거쳐야 하므로 상품의 구조나 위험감수 측면에서도 답답하다. 이런 관점에서 본인만의 투자규칙을 설정하여 매매하는 것은 경쟁력이 있다.

투자방식을 단계로 분해하면 다음과 같다.

1. 아이디어
2. 투자규칙 설정
3. 백테스팅 (포트폴리오 수익률 추출)
4. 이행 여부 결정
5. 그대로 이행

여기서 개인투자자가 쉽게 달성하지 못하는 단계는 3번과 5번이다. 다소 프로그래밍 적인 요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3. 백테스팅)을 위해서는 주식의 수익률과 바스켓을 알고리즘으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 (5. 그대로 이행)은 시스템트레이딩 적인 측면인데, 주문과 계좌관리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으면 좋다. 하지만 목표가 높으면, 달성하기 힘들고 지치는 법. 하지만 3번의 경우 여러 HTS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5번은 본인의 강력한 자제력을 통해 이룰 수 있기 때문에, 당장 1번, 2번, 4번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해 보는 것이 좋다.

또한 앞으로 이곳 블로그를 통해서 여러 투자 아이디어를 사람들과 공유해 보려고 한다. 정말 좋은 아이디어는 혼자 생각하는 것보다는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서 탄생한다.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은 그렇다. 사이트를 통해서 공유될만한 여러 기본적인 전략을 올려두었다. 앞으로 이곳 블로그에 소개하는 투자 아이디어는 위 전략공작소에도 업데이트 하면서 수익률을 라이브로 함께 확인하려 한다.


http://www.financipe.com/strategytable

항상 이런 류의 글이나 방송을 하는 사람들에게 난 항상 물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당신의 수익률은 어떠한가?" 계좌 수익률을 스크린샷 찍어서 올리는 행동은 경망스럽다. 다만 개인적으로 만족할만한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다. 그것 또한 내가 그 숫자들을 눈으로 확인했기에 강하게 추천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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