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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velo Jul 10. 2017

[D&Quant] 고배당 HIT&RUN

배당주의 이득을 최대한 누리고, 저평가주로 도망가기


WARNING
어떤 계량적 주식 전략이 과거에 이런 수익률을 보였다 라고 말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절반의 의미 밖에 없습니다. 백테스팅 수익률은 투자전략의 아이디어를 검증할 뿐, 미래의 수익률을 담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과거 수익률은 고의가 아니더라도 수 많은 편향(bias)를 내포할 수 있으며 그 전략을 실제로 이행해서 수익을 얻는다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힘든 일입니다. 인간의 편향을 제거하기 위해 계량적 투자를 한다고들 하지만, 사실 계량적 투자 역시 그럴듯하게 포장된 더 위험한 편향을 지닐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수익률 혹은 결과에 중점을 두지 마시고 부디 투자에 대한 아이디어 그리고 그것을 구현화 시키는 과정에 좀 더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앞으로 비축해놓은 여러 계량적(data based) 포트폴리오를 하나씩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예전부터 미뤄왔던 일인데 앞으로는 좀 부지런하게 해볼까 합니다.


전략을 소개해드리기 전에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은, 최근 들어 계량적 분석을 토대로 한 컨텐츠가 범람하는 작금의 상황에서 "어떤 전략이 수익률이 30%더라, 100%더라" 와 같은 백테스팅 수익률은 사실 큰 의미가 없습니다. 백테스팅의 용도는 "나의 생각을 검증한다" 선에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이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밑에 나오는 숫자들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비판적인 관점을 견지하신 상태에서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그 과정을 이해하시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몇 마리의 물고기보다는 물고기 잡는 방법이 더 중요한 것처럼 포장된 전략 몇개 보다는 계량적, 통계적으로 사고하며 아이디어를 포트폴리오 수익률로 변환시키고자 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투자 아이디어

이 투자 아이디어는 제가 실제로 투자하고 있기도 한 전략입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연중 대부분은 배당주를 보유하고 나머지 기간은 저평가주를 보유하는 전략입니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결과는 어떤건지를 차분하게 알아봅시다. 이 전략은 다음과 같은 기초적인 질문으로 부터 시작합니다.


배당주에 투자해야겠다. 배당주는 언제 투자하는게 좋을까?


배당이라는 시장의 요소(factor)는 매우 강하고 매력적인 팩터입니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으로 앞으로 더 유망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고배당주에 대한 찬사는 특히 3년 전(당시 KRX에 다수의 배당지수가 상장되던 시점)부터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지곤 했는데요 꽤 오랜 전통을 가진, 좋은 주식을 고르는 기준이 되겠습니다. 


따라서 우리도 높은 배당을 주는 고배당주에 투자해 봅시다.

여기서 우리가 짚어볼 점은, 배당주에 고유한 특징, 바로 매년 반복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매년 결산배당과 중간배당이 있으며 12월 말 배당락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4월경에 배당을 지급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연중 스케쥴은 아마 전쟁이 나지 않는한 당분간 매년 동일할 겁니다. 이처럼 매년 반복되는 것은 계절성(seasonality)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절성이란 년중 특정 기간 동안 특이한 움직임을 보이고 이것이 되풀이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황사와 관련된 주식들은 황사가 찾아오기 전 2,3월부터 오르기 시작하고 폭염, 태풍, 청량음료 관련 주식들은 뜨거운 한여름에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배당은 어떨까요?


통설부터 살펴본다면 배당주는 1월에 수익률이 나쁘다고 말합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12월 말일에 배당락을 거치면서 1월에 주식을 매도하고 이 매도세는 주가에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앞에서 말한 배당 스케쥴처럼 반복되는 사실이 아닌 누군가의 의견입니다. 제도적으로 박아놓은 배당 스케쥴과는 전혀 다른 것이지요. 우리는 이 두개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합니다. 누군가의 견해, 증명은 확실한것, 반복되는 것이 아닙니다. 남의 말 듣고 내 돈을 투자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럴 때 필요한건 직접 데이터를 검증해보는 것이겠죠? 데이터는 오해할 뿐 거짓말을 하진 않으니까요! 배당주의 효과를 기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2010/01/01 - 2016/12/31 까지 고배당주의 KOSPI대비 초과수익률 월별평균


위는 코스피&코스닥 내에서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 상위 50개 (배당수익률 10% 이상 종목은 제외)의 KOSPI 대비 초과수익률 평균을 월별로 정리한 것입니다. 1월의 음수 초과수익률은 위 문단에서 언급한 통설이 맞다고 얘기하고 있군요. 평균적으로 -1% 수준의 음수 초과수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12월의 마이너스 초과수익률의 경우는 배당락이 수익률로 잡힌 모습입니다. 12월 말일 배당락 시점까지 종목을 보유한다면 이듬해에 4월경에 배당 수익률을 얻을 수 있고 그 수치는 고배당주임을 고려하면 적게는 2% 많게는 3%일 터이니(16년 기준), 12월에 기록된 초과수익률 -1.21%는 오히려 양수(+)의 수익률로 볼 수 있습니다.


☑︎ 팩트체크 : 배당주의 1월 약세는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 팩트체크 : 배당락이 있는 12월 초과수익률은 음수이나, 그 크기는 배당수익률(+)보다 작다.


자 그럼 2월, 3월 4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합시다. 배당주의 연중 사이클을 이해하기 위해서 두 종류의 데이터를 살펴볼텐데요 첫번째는 '배당'과 관련된 뉴스의 빈도입니다.


출처 : Financipe, 2013/01/01 - 2017/07/03 까지 [배당] 관련 뉴스 빈도 추이


차트에서 눈여겨 봐야할 구간은 두 구간입니다. 매년 5월경 부터 배당락인 12월 말일을 향해서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배당기대기간, 그리고 2월부터 3월말까지는 배당확정기간입니다. 먼저 첫번째 배당기대기간에 나오는 뉴스는 대부분 '어떤 기업이 얼마의 배당 계획을 갖고 있는지?', '어떤 종목이 배당수익률이 높은가?' 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배당주가 얼마나 우월한지, 어떤 기업이 배당에 대해서 언급한것, 대체로 배당주의 기대감을 상승시키는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 빈도는 12월 말 배당락을 향해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그러다 배당락 시점이 지나 1월로 넘어가면, 배당 관련된 뉴스는 2-3주간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배당주에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뉴스기사 (5월 - 12월)


☑︎ 팩트체크 : 5월경부터 12월말까지는 배당에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뉴스기사가 많다.


그렇다면 연초인 매년 1월 말부터 3월까지 어마어마하게 쏟아져 나오는 뉴스는 대체 무엇일까요? 바로 배당확정과 관련된 뉴스들입니다. 회사의 배당은 쉽게 말해서 그 회사의 1년 동안 열심히 번 돈을 주주들에게 일정부분 나눠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회사가 정확히 얼마의 이익을 냈는지는 배당락 시점에 알지 못합니다. 따라서 정확한 주당 배당금 (DPS)는 내년 회사의 영업활동이 장부상으로 결정되는 시점인 내년 3월에 발표되게 되는 것입니다. 저 위 차트에 나타난 2월-3월의 배당 관련뉴스의 대부분인 이와 관련된 것입니다.


주당배당금(DPS) 확정과 관련된 뉴스기사 (2월 - 3월)


☑︎ 팩트체크 : 1월말부터 3월까지는 DPS 결정 뉴스들이 대부분이다.


즉 위 자료를 보면 두 기간에 배당관련된 뉴스가 많지만 그 성격은 다소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배당락 시점 전까지의 첫번째 기간은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증가하는 기간이라면 두 번째 배당금 결정 기간의 경우에는 기대감(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사실로 확정되는 기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우리 수도 없이 들었던 주식시장의 격언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


'주식은 사람들의 기대를 먹고 산다' 란 말이 있습니다. 불확실성이 존재할때는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것이 해소되었을 경우에는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을 잃어 주가가 하락한다는 뜻인데요. 사람들은 뭔가 될듯 말듯한 희망찬 내일에 베팅하길 원하고, 이런 주식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얻고 이는 곧 수급과 직결되어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오히려 반대로 확정적인 미래에 대해서는 흥미를 잃고 애초에 고려대상에서 제외되어 주식이 수급을 잃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현상은 주식 커뮤니티에서 '재료소멸'은 큰 악재로 받아들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악플보다 무플이 더 무섭다는 이야기는 주식시장에도 적용 됩니다.


아무튼, 이런 주식시장을 관통하는 성질이 저희가 지금 얘기하고 있는 배당에도 부분적으로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05월 ~ 12월 말 :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증가되는 기간 (불확실성)

02월 ~ 03월 말 : 배당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실제 배당금이 확정되는 기간 (불확실성의 해소)


이를 조금 더 다양한 각도로 확인하기 위해서, 국내 SNS나 커뮤니티의 게시글 혹은 댓글 중 '배당'과 관련된 것들을 추려내여 월별로 정리하였습니다. 아래와 같습니다.


국내 주식커뮤니티에서 '배당'과 연관된 내용의 개시글 빈도


앞에서 본 뉴스 데이터와 마찬가지로 12월은 배당락, 2월 3월은 배당확정과 관련된 게시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4월의 빈도는 뉴스와는 다른데요 이는 4월중에 배당이 지급되는 날이 있기 때문입니다. 배당을 현금으로 수령해서 기분 좋다는 식의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확실히 뉴스데이터와는 차이점이 있군요. 5월부터 중간배당락이 있는 6월을 제외하고 11월까지 점진적으로 증가하다가 12월 결산배당에 급격하게 증가합니다. 이 기간을 저는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상승하는 기간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전반적인 데이터의 모양새가 위에서 뉴스데이터로 살펴보면서 얻은 근거(rationale)들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투자 규칙 설정

자 멀리도 오셨습니다. 저는 처음의 제 질문에 자문자답을 하겠습니다.

질문 : 배당주에 투자해야겠다. 배당주는 언제 투자하는게 좋을까?
◎ "1월은 배당락이 이후의 인한 악재가 있으니 보유하지 않겠다(통설)."
◎ "2, 3, 4월은 전반적인 고배당주의 배당수익률이 확정되는 기간이니 보유하지 않겠다."
● "나머지 고배당주의 기대감이 상승하는 5월부터 12월을 보유하겠다."


이렇게 저의 기본적인 투자 아이디어를 구축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저는 이것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하려고 합니다. 다만, 한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위의 아이디어대로 라면 5월부터 12월까지는 해당시점 종가기준의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주워담으면 되겠지만 나머지 기간 1월 ~ 4월까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 기간동안 계절적 효과가 비교적 없는, 꾸준하게 좋은, 혹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는 저평가 주를 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따라서 저의 투자전략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고배당주를 보유하여 배당 프리미엄을 누린다.

배당주가 계절적으로 좋지 않은 시점에는 저평가주로 도망간다. (Hit&Run)


위의 두 문장은 아이디어일 뿐 포트폴리오를 정의하지는 못합니다. 투자아이디어는 결국 하나의 포트폴리오와 1:1 대응이 되어야 합니다. 배당 포트폴리오를 아래와 같이 최대한 구체적으로 규정합니다.


5월부터 12월까지 아래와 같은 포트폴리오를 보유한다.

(1) 매월 마지막 영업일에 종목을 교체한다(리밸런싱)

(2) 매달 말 종가 기준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 20개를 선택한다.

(3) 적자 기업은 제외한다.

(4) 시가총액 1천억원 이하 종목은 제외한다.

(5) 일평균 거래대금 1억원 이하 종목은 제외한다.

(6) 모든 종목을 매월 말 종가기준 동일가중 (똑같은 금액만큼 매수)

1월부터 4월까지는 저평가주를 보유한다.


사실 (3) 조건은 있으나 마나입니다. 적자기업이 배당수익률이 높을리가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4)과 (5)는, 제가 운용하는 금액에 맞춰서 변화시켜야 할 조건입니다. 실제로 운용을 해보시면 거래비용 중 나의 매수/매도 주문이 시장에 끼치는 영향에 충격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제가 정말 그랬습니다..) 특히 시가총액 500억 이하의 소위 초소형 잡주의 경우 장중에 몇백만원의 시장가 주문으로도 몇틱을 움직입니다. 이때 발생하는 비용은 충분히 관리되어야 하므로 어느정도 거래량이 있고, 규모가 있는 종목을 선택해야 하며 이 조건은 본인의 운용금액에 따라서 달라져야 할 변수입니다.


1월부터 4월까지 넉달동안 보유하는 저평가주의 경우에는 이번 글에서는 생략하겠습니다(할 얘기가 너무 많아요 다음 기회를 노려보겠습니다). 흔하게들 사용하는 방법인 저 PER/PBR을 사용했으나 특정 업종에 편중되는 것을 방지하는 몇가지 트릭이 들어간 평범한 포트폴리오라는 점만 말씀드리려 합니다.


최종 포트폴리오 조감

위에서 규정한 규칙 대로 종목을 구성하여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계산하였습니다. 포트폴리오 수익률 계산은 제 개인 연구실 격인 Financipe를 통해서 진행하였습니다. 이런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관점의 데이터는 최대한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아래 차트와 표를 통해서 확인해 보시죠.


2013/01/01 - 2017/07/06  배당HIT&RUN 투자전략 수익률 시계열


2013/01/01 - 2017/07/06 배당HIT&RUN 투자전략 통계치

 

위 자료들을 확인해보면 나쁘지 않은 결과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연평균 수익률은 25.21% 정도로 수치 자체로는 수익률적인 측면으로는 손색이 없네요. 다만, 이 수익률은 얼마나 위험을 감수하면서 얻은 수익률 인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변동성이 12.21%로 KOSPI(시장지수)와 변동성과 유사한 점, 종목이 20개 그리고 동일가중임에도 불구하고 700여개의 KOSPI 지수와 변동성이 비슷하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또한 위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MDD(최대 손실폭)이 -13%에 그친다는 점은 테스트 기간동안 꽤 많은 시장충격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마찬가지로 좋은 모습입니다. 


여기서 마지막으로 제가 전략의 강건성(robustness)를 확인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지표를 보겠습니다. 만약 저 기간동안 특정 날짜에 저 포트폴리오로 투자를 해서 1년 동안 보유할 경우 단 한 차례도 손실인 경우가 없었습니다. 적어도 1년 투자하면 손해볼 일은 없다 정도로 안정적이다 라고 해석하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당연히 백테스팅 결과입니다)


연 평균 25% 준수한 수익률 (동기간 코스피 연평균 수익률 4%)

높지 않은 변동성

모든 날짜로부터 1년간 투자할 경우 한번도 손실이 없었던 백테스팅 결과


하지만 위 자료는 놓친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성과 자료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 (1) : 거래비용

여기서 우리가 아직 언급하지 않은 놓친것이 있습니다. 바로 거래비용입니다. 위 모든 숫자들에는 거래비용이 고려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음과 같이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고정비용 : 매도세 + 수수료

변동비용 : 슬리피지(Slippage)


매도세와 수수료의 경우에는 거래금액의 약 0.33% 를 고려합니다 됩니다. 여기서 크게 다르지 않은 상수로 봐도 되는 부분입니다. 반대로, 슬리피지는 체결시 생각했던 것보다 더 불리한 가격에 체결이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본인의 운용규모에 따라서 다릅니다.


이번 분석에서는 매도세와 슬리피지를 합해서 모든 거래비용을 턴오버 100%당 (종목이 전부 교체) 1% 정도로 고려하겠습니다. 종목을 한번 사고파는데 1%의 손실을 감안한다는 의미입니다. 위 포트폴리오의 턴오버가 연평균 약 560%이니, 간단히 계산하면 1년에 5.16 * 1% = 약 5.16% 정도가 거래비용으로 차감되어야 합니다.


성과 자료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 (2) : 배당수익률

거래비용이 생각보다 크군요. 하지만 우리는 놓친 것이 하나가 더 있습니다. 거래비용이 우리에게 불리한 것이었다면 우리에게 유리한 것, 바로 배당수익률인데요 우리의 포트폴리오는 고배당주를 대부분 보유하고 있고 배당락까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4월경에 배당수익률을 받을 수 있지만 위 성과자료에는 누락되어 있습니다. 생각하지 못한 만원짜리가 바지속에 구겨져 있는걸 발견한 기분이군요! 이 배당수익률로 위 거래비용을 상쇄해 보도록 합시다. 배당수익률은 매년 다릅니다만, 최근 배당 ETF들의 배당수익률이 3% 이상이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우리도 3%정도의 추가적인 수익으로 잡아도 될 것 같습니다.


거래비용을 회전당 1%로 가정했을 시 연평균 비용 = 5.16%(-)

배당수익률 3%(+)

5.16% - 3% = 연당 2.16% 비용(-)


즉 결론적으로 위 성과에서 연당 2.16%의 비용을 차감합시다. 포트폴리오의 연평균 수익률이 25%이니 비용은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IT&RUN의 효과

본 전략을 아주 심플하게 정리하자면 고배당주를 들고 가는데 배당주의 계절성으로 보아 불리한 시점에는 저평가주로 도망가자는 것입니다. 이 아이디어가 의미있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1년에 모든 시점에 고배당주를 보유한 것과 본 전략의 수익률과 변동성을 비교해 봅니다. 자료는 아래와 같습니다.


 배당HIT&RUN과 단순 고배당포트폴리오의 수익률 비교


마무리

글이 점점 길어지네요. 여기서 마무리를 해야겠습니다. 고배당HIT&RUN은 투자할만 합니다. 


그 이유는 저 포트폴리오의 백테스팅 수익률이 연평균 25%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는 지금 이런 방식이 과거에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결과론적으로 살펴본 것입니다. 과거 테스트 기간이 너무 짧아서 문제가 되는거 아니냐고 지적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만약 이 테스트를 과거 10년치에 했더라도 그대로 맹신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 오히려 너무 오래된 과거를 적용하는 것은 더 위험할 수 있는데 이는 과거의 시장상황과 오늘날의 시장은 움직이는 방식이 너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사춘기 시절의 나와 성인의 우리가 다른 것처럼 시장 역시 적응하고 살아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시장은 10년간 수 차례의 금융위기와 시장충격을 거치면서 마찬가지로 변해갔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이런 저런 수익률을 보였다고 그대로 따라간다는 건, 뒤를 보고 앞으로 달려나가는 것 같습니다.


이 같은 관점에서 계량분석으로 투자를 하고자 하는 자는 결과를 보고 매번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과연 이 결과는 과적합(overfitted)되었는가?" 


계량적으로 미래를 내다보고자하는 시도는 과거가 되풀이 된다고 가정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과거가 되풀이 되지 않는다면 "제일 좋은 과거"는 반대로 제일 위험한 자료가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과거에만 모든 것을 맞추는 것을 과적합이라고 합니다. 계량분석(퀀트)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요소입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가 이런 문제 속에서 찾은 나름대로의 돌파구는.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어려이해하기 어려운 금융단어들을 남발하지 않으면서 남에게 설명해 줄 수 있는가?" 에 대한 YES를 얻는 것이었습니다. 백테스팅 결과는 미래에 대한 지표가 아닌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만약 답을 얻을 수 있다면, 경험상 이는 투자 전략을 좀 더 강건(robust)하게 만듭니다. 조금 더 높은 가능성으로 미래에 대해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단순한 숫자의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포트폴리오가 괜찮다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저는 저의 투자아이디어가 여러 데이터를 통해서 검증했고 그것에 제가 스스로 납득당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께 해당되는 내용이 아닙니다. 여러분도 혹시 이 포트폴리오에 투자를 하게 된다면, 그건 당신이 이 글을 읽고 고개를 끄덕이며 "음 그럴수도 있겠다" 라고 납득할 수 있을 때입니다. 이럴 때 비로소 추종이 아닌 진짜 계량적 '투자'가 되는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본 포트폴리오를 기초로 하여 다른 요소를 섞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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