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SWAP
최근 넥스트 테슬라 또는 샤오펑, 리오토와 함께 중국 전기차 3인방으로 불리는 전기차 제조 업체 니오(NIO)가 배터리 스왑 방식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니오의 주력 모델인 SUV ES6 구매 시 100kWh 배터리는 월 224달러, 70kWh 배터리는 월 148달러에 구독할 수도 있다. 이런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BaaS, Battery as a Service)를 활용하면 차량 가격의 약 40% 수준의 배터리 가격 1만9365달러를 제외한 비용으로 자동차 구매가 가능하단 설명이다.
기존 충전 방식과는 달리 단거리 이동이 많은 운전자는 70kWh, 장거리 운전자는 100kWh를 선택적으로 구독할 수 있어 이동 패턴에 따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또 모든 스테이션에서 스왑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이용자들의 반응도 충전 방식과 비교해 긍정적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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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오의 배터리 스왑 방식 도입은 중국의 주거 환경과 환경 오염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중국 주요 도시에는 개인용 주차 공간과 충전 시설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일부 오래되고 복잡한 주거 지역에서는 주차 공간과 전력 부족 문제로 가정용 충전기 설치가 엄격히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니오보다 먼저 배터리 스왑 방식을 도입한 기업은 북경자동차그룹(BAIC)이다. 중국은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위해 기존 택시 5만대를 전기 택시로 교체하기 시작했고 북경자동차그룹은 원활한 전기택시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부터 택시용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중국 최초로 니오와 북경자동차그룹이 주도하는 배터리교체표준이 국가자동차표준기술위원회(National Technical Committee of Auto Standardization) 리뷰를 통과했다. 전체 자동차, 배터리 스왑시스템, 배터리 팩, 스왑 메커니즘, 스왑 인터페이스 등이 표준화 대상이다. 또 배터리 스왑 프로세스와 잠재적 고장 모드 분석, 배터리 스왑 모델 차량에 대한 일반 안전 요구사항, 차량 안전 요구 사항과 함께 시험 방법도 제안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담당 부처인 중국산업정보기술부는 배터리 스왑 인프라 구축을 장려하고 있다. 배터리 스왑 시스템의 장점으로는 ▲자동차 구매 비용 감소, ▲충전보다 짧은 스왑 시간으로 편의성 향상, ▲배터리 운영사의 중앙 모니터링·유지관리를 통한 배터리 수명 연장 및 안전 향상, ▲충전 비용과 에너지 절감, ▲새로운 산업 창출 등을 언급했다.
해피 플레이스와 달리 자체 전기차를 개발 판매하고 있는 니오는 2021년 11월 니오는 쉡(Shell)과 협력을 발표했다. 협력 목표는 유럽에 전기차 배터리 충전 및 교체 시설을 공동으로 건설 및 운영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2025년까지 중국에 100개의 배터리 스왑스테이션 설치, 유럽에서 파일럿 스테이션 건설 운영 시장을 시작할 예정으로 니오는 현재 중국 전역에 600개 이상의 스테이션을 설치했고, 2022년에서 2025년까지 600개 이상을 추가설치할 예정이다. 3분만에 배터리 스왑이 가능하며, 455개 슈퍼차징 스테이션, 567개 destination chagring station과 42만개 서드파티 charging poles을 중국 전역에서 운영하고 있다.
쉘은 니오 사용자가 유럽의 충전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NIO의 스왑스테이션엔 쉘의 급속충전기를, 쉘의 충전포인트에는 니오의 스왑 스테이션을 상호 설치할 수 있다. 향후에는 배터리 자산관리, 차량 관리, 멤버십 시스템, 가정용 충전서비스, 고급 배터리 충전 및 교환기술도 함께 협력할 것으로 밝혔다. 전기차 전환을 앞두고 위기의식이 높아진 주유업계에서도 공간을 활용한 관심이 높은 분야다.
2021년 10월 기준 니오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에서 반경 3km 이내 주거지를 의미하는 '스왑 스테이션 디스트릭트 하우스(Swap Station District Houses)'에 거주하는 니오 이용자는 약 40.01%로 9월보다 11.11%포인트 늘었다. ‘NIO Power 2025’ 플랜에 따르면 NIO 사용자의 90%가 배터리 교체 시설 3km 반경에서 거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기차 등장으로 세계 최대 전기차 충전 솔루션 제공 업체로 전환을 선언한 쉘은 2025년까지 50만개 이상의 충전소(charging point)를 운영한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며, 현재 약 8만개 이상의 충전 포인트, 로밍 네트워크를 통해 300,000개 이상의 추가 충전 지점에 대한 액세스 제공하고 있으며 전기차 충전경험 향상을 통해 전기차 솔루션과 탈탄소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최근 니오는 노르웨이에 ES8 SUV 판매를 시작하며 첫 스테이션을 설치하는 등 2025년 전 세계 4천개 스테이션을 설치할 계획이다.
앰플의 배터리 스왑 비즈니스 모델은 배달, 서비스, 공유차량, 택시, 우버 등 라이드 헤이링을 주 고객으로 비즈니스를 설계하고 있으며, 주행거리가 긴 해당 차량들이 교대할 때마다 급속충전에 따른 배터리 마모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테슬라는 2013년 6월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Battery Swap Station) 기술을 공개했다. 연료탱크가 90리터인 아우디 A8이 가솔린을 완충하는 영상과 실제 일론 머스크가 배터리 스왑 이벤트(Battery Swap Event) 현장에서 모델S를 스왑하는 모습을 비교 시연했다. 결과는 아우디 A8이 4분 8초 만에 완충, 모델S가 1분 33초만에 배터리 스왑을 완료했다. 전기차 충전시간이 아니라 일반 가솔린 차량 주유 시간과 비교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테슬라는 약 3년 간 캘리포니아에서 시험운영했던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 파일럿 프로그램을 2016년 종료했다. 휴일을 포함해 서비스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예약이 가능했지만 예약은 항상 밀려있었고, 스왑비용은 80달러였다. 하지만 완전 자동화된 시스템이 아니라 차량 밑에서 인간 작업자들이 직접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으며, 평균 스왑 시간은 7분 정도 걸려 이벤트 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특히 당시 슈퍼차저가 무료였던 점을 감안하면 굳이 비용을 지불하고 예약대기까지 하면서 스왑 스테이션을 활용할 필요는 없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2015년 6월 주주총회에서 일론 머스크는 고객들이 배터리 스왑에 관심이 없다고 밝히며 현재까지 테슬라의 배터리 스왑은 공개적으로 진화되지 않고 있으며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슈퍼 차징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2007년 이스라엘 기업가로 유명한 샤이 아가시(Shai Agassi)가 설립한 Project Better Place는 전기차 개발을 통해 세계 자동차 산업의 석유 의존도를 종식시키기 위해 차량 판매 대신 교통수단을 판매하는 월구독형, 마일리지 모델을 설계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무려 8억 5천 만 달러를 투자 받았고, 배터리 스왑이 가능한 차량인 Renault Fluence ZE 생산을 위해 르노-니산과 계약하기도 했다.
이러한 비전 달성을 위해 차량과 배터리는 분리되어야 한다고 믿었으며, 이를 통해 전기차 가격은 저렴해지고, Better Places는 2분안에 배터리를 스왑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주행거리가 불안해 전기차를 구매하지 못하는 고객들을 유인하는 역할 수행이 가능했다.
본사는 미국이었지만 이스라엘 창업가인 Shai Agassi가 설립한 회사로 이스라엘에서 37개 스왑 스테이션을 건설해 파일럿 테스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2010년 전기차 10만대 판매 예상과는 달리 1천대에 그쳤으며, 세금감면에도 불구하고 33,000달러 수준의 전기차 가격은 매우 고가였다. 자동차와 배터리를 분리해야 한다는 철학으로 완성차 업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비즈니스 모델과 함께 초기 검증이 실패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에게는 협력할 인센티브가 없었던 것은 가장 커다란 취약점 가운데 하나다.
또한 운전자 없는 모빌리티 서비스 실현을 위해 방대한 충전소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경제성과 비즈니스 불확실성, 50만달러를 예상했던 스왑 스테이션 비용은 실제로 4배인 200만 달러로 상승한 데 따른 현금 흐름과 성장 압박, 무엇보다 또한 파일럿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 검증 전 덴마크, 호주, 하와이, 일본, 미국, 네덜란드, 미국 등 지리적 시장 확장에 집중하면서 2013년 2분기 파산신청을 하면서 역사속에 사라졌다.
실리콘벨리 신생기업 앰플(Ample)도 캘리포니아 베이지역에서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 테스트를 하고 있다. 앰플은 7년 동안 개발을 통해 특수제작된 배터리 모듈과 팩을 10분에 교체가 가능하며, 현재 5개 완성차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2021년 8월 기준 약 1억 6000만 달러를 Shell Ventures, 모빌리티 투자 전문 투자기업인 Moore Strategic Investors와 Hemi Ventures등으로 부터 투자 받았다.
앰플의 목표는 니오와 다르다. 니오와 같이 차량을 배터리 스왑에 적합한 형태로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완성차 업체가 전체 배터리팩 대신 어댑터 플레이트(adapter plate)를 장착한 전기차에 배터리 모듈을 해당 어댑터에 연결해 현재는 15분 내 배터리 모듈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충전시간을 줄일 수 있다. 단기간 내 스왑 시간을 10분, 5분 이하로 단축시키기 위한 목표를 세워 추진하고 있다. 2021년 11월 기준 앰플은 우버 드라이버를 위해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일일 최대 90대 수용이 가능한 5개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으며, 니산 리프와 기아차만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엠플의 스테이션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완성차 업체가 파트너로 필요하다. 엠플은 공장에서 설치된 배터리팩을 자체 시스템으로 교체하지는 않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가 엠플의 배터리 팩을 수용하는 특수목적 전기차를 제공해야 한다는 약점이 있다.
니오는 21개 배터리 스위칭 표준 설계 및 개정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표준화 작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중국시장과 중국차 중심의 스왑모델이 얼마나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될지는 아직 의문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이 정부차원에서 밀고 있는 시스템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정부는 2025년까지 정부 지원으로 2만 8천개 이상 시설을 갖춘 3백만대 이상의 배터리 교체 차량이 증가할 것으로 파운더 증권(Founder Securities)는 예측하고 있으며, 현재 볼보와 폴스타(Polestar)를 소유한 니오, 글리(Geely), Aulton(Aulton New Energy Automotive Technology)은 중국 빅3 배터리 스왑 기업으로 간주되고 있다. Aulton은 2021년 11월 영국의 거대 석유회사인 BP와 광저우에서 배터리 교체 서비스 제공 계약을 체결해 합작투자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286개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으며, BAIC Group, FAW Group, Dongfeng Motor, Changan Automobile, SAIC를 포함한 14개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와 회사의 배터리 교체 네트워크와 호환되는 20개 이상의 전기 자동차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히는 등 2025년까지 천만대 이상 전기자동차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만 개의 스테이션 완료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 산업정보기술부가 11개 도시에서 배터리 교환 인프라 건설을 가속화하기 위한 시범 프로그램을 통해 선정된 도시는 2년 내에 100,000대 이상의 배터리 교체 차량과 1,000개 이상의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 설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정부 주도 스와핑 모델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2025년까지 정부 지원으로 2만 8천개 이상 시설을 갖춘 3백만대 이상의 배터리 교체 차량이 증가할 것으로 파운더 증권(Founder Securities)는 예측하기도 했다.
배터리 밀도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위한 주유소와 같이 편리한 주유 네트워크와 같은 밀도높은 충전을 위한 다양한 방식이 향후 전기차 사업 확장에 커다란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스왑 방식은 다양한 방식의 충전배터리 스왑 스테이션 방식은 최적의 경로에 따라 전력선 도입 없이 신속하게 조립식으로 설치가 가능해 복잡한 건설과 허가 없이 약 2개의 주차공간만 차지하기 때문에 경제적이기도 하다.
소비자 관점에서는 배터리 구독을 통해 전기차를 보다 저렴하게 구매하고 추가 비용 지불 없이 배터리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하지만 일부 부정적 관점도 있다. 공유자전거와 같이 균등하게 배치되지 않고 추수감사절 등 이동패턴과 시기에 따라 집중되는 지역이 발생해 중량이 나가는 배터리를 이송해야 하는 문제, 배터리 교체에 따라 도로의 흙과 오물 등을 처리해야 하는 문제 등도 지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차종마다 다른 배터리 위치와 크기 때문에 호환성 확보도 스왑 방식 확산의 걸림돌이 될 수가 있으며, 스왑 업체의 균일한 배터리 품질관리 시스템은 매우 중요한 성공 요인이다.
물론 Better Place가 등장한 2010년 이후 전기차 배터리 밀도는 높아졌고 충전시설도 증가했다. 앰플 CEO Khaled Hassounah는 현재 10대 완성차 업체중 5곳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전기차 시장 형성기로 다양한 충전 인프라를 테스트가 가능하지만,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의 수용성과 경제성과의 경쟁도 필요한 모델로 판단된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