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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의 방법

by 강아

혼자 밥을 먹는 건 이제 일도 아니지만 매번 식사메뉴를 정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우선 당기는 음식이 뭔지 리스트 없을 한 다음에 그중 거리도 고려해야 하고, 가본 곳보다는 안 가본 식당을 가보려고 하는 편이다.


점심을 부실하게 김치찌개를 먹어서인지 금방 배가 고팠다. 퇴근을 하자마자 찾아놓은 순대국밥집으로 향하는데, 벤츠 운전자가 경적을 울린다. 이유는 유턴을 해야 하는데 직진 차선 옆에 좌회전 차선이 2개 있고 왼쪽직진차선에 길게 줄어 서 있었다. 합류차선에서 들어와서 끼어들기를 해야 하는데 여의치가 않아 결국 앞쪽으로까지 와서 끼어들었다. 벤츠차량이 자기가 직진을 하고 있는데 끼어들기를 한다고 경적을 울린 것이었다. 아무도 안 끼어주면 나는 유턴을 어떻게 하나? 사람들의 인내심이 점점 고갈되고 분노사회가 된 걸 운전을 하면 알 수 있다. 내가 직진차선이었다면?


그렇게 식당에 도착했는데 식당에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칼퇴를 해서라곤 하지만 위치 때문인가 불경기 때문인가 의아해하고 있던 중 종업원이 힘없이 테이블로 다가왔다. 나도 힘이 없었기 때문에 잦아드는 목소리로 말했다. '키오스크 이거 안 되나요..' 그랬더니 그녀는 '제게 말씀해 주시면 돼요..'라고 매가리 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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