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이 인사를 씹기 시작한 날부터 나도 인사를 안하기 시작했다. 아침에 출근하면 믹스커피를 한잔 타마시며 팀장에게 인사를 생략한다. 그럼 그도 내가 온 줄 알고 있지만 그러려니 한다.
금요일이라 되도록이면 대면 안하고 지나가고 싶었는데 일을 묻는다.
-그거 쓰고 있어?
낙찰차액을 예산변경하여 수의계약하는 건으로 원래는 예정에 없던 일이었지만 남은 예산을 굳이 쓰려고 동영상을 제작하게 됐다. 나는 남은 예산은 반납하는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윗선은 그럼 내년 예산이 깎일 거라며 굳이 꾸역꾸역 그 예산을 쓴다.
동영상 제작을 하기엔 큰 예산이라고 할 수 있는 오천만원을 상위에 보고했더니, 상위도 그 예산은 많다고 생각했는지 견적을 달라고 했다. 그 견적은 예전 동영상 제작 사업을 했을때 받은 견적서로 정리를 해서 주었으니 작성하는 나조차 금액이 과한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영상제작이란게 귀에걸면 귀걸이 코에걸면 코걸이라 부르는대로 예산은 얼마든지 책정할 수 있다. 결국 상위 담당자는 승인을 안해주고 발령이 나 버렸고 후임이 와서 되는대로 보고해 승인이 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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