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이 나를 규정한다

by 강아

일요일이다. 김치볶음밥을 해먹고 bach clavier 2를 쳤다. 종목분석을 했다. 돈을 벌어서 뭐할꺼야? 했을때 음악을 할거라 생각했었다. 내가 알아볼 수 있을정도로만 피아노는 나아진다. 주식은 완전히 나와의 싸움이다. 그렇게 분석을 해서 사고서도 다른 종목이 날아갈때 내것이 안가는거 보면 그걸 참는게 또 일이다. 가난이 싫다. 지금이야 먹고싶은거 먹고 부족함은 없이 살지만 더 좋은 수준을 누리고 싶단 마음이 쉬는시간에 주식을 보게 하는 것이다. 아마 이 욕망은 죽을때까지 없어지지 않을것이다.


피로하다. 분명 내가 위만 바라보는걸 아는데, 뒤쳐지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이 계속 붙잡고 있다. 이건 어릴때도 그랬는데, 시간은 흘러가고 있고 지금 공부를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추격당할거라는 마음은 계속 날 몰아부치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할수록 나만 괴로워질 뿐이고 그걸 명상을 통해서 해소하려고도 하지만 어짜피 행복을 바라진 않는다. 지금은 인생 자체가 고통이라는 걸 알고 그걸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요가를 할때도 비슷하다. 어느 동작 하나 쉬운건 없다. 매순간 최선을 다할 뿐이고 그 모든 고통이 없어지는건 사바아사나를 할 때만이다. 고통이 힘들다면 자살하는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단지 태어났기 때문에 내 손으로 목숨을 끊을순 없기에 살아있는 동안에 이를 악물고 사는거다.


어릴때부터 아버지는 왜 맨날 일만 하지 생각했었다. 그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기도 했지만 그건 아버지가 살아가는 하나의 방식이었던 것 같다. 노력하지 않는 삶은 의미가 없다는걸 알고 있었으니까. 남들은 은퇴하고 쉬엄쉬엄하라고 하지만 그는 그럴수 없을것이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고 그게 당신 자신이기 때문이다. 어릴땐 아버지가 정말 싫었는데, 커가면서 내가 그런 모습을 많이 닮아있단걸 느낀다. 외골수라던가 목표를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태도라든가.


에리히 프롬 책을 읽다가 너무 웃겨서 폭소했는데 사람의 유형을 나눠놓는데, 그중 착취지향형이 있었다. 긍정적인 면은 활동성, 주도성, 의견 주장, 자부심, 추진력, 자신감, 매료 였는데 부정적인 면은 거울의 양면처럼 착취성, 공격성, 자기중심, 자만심, 무모함, 오만함, 유혹이었다. 내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결국 나를 규정하는 것이었다. 단점을 없애려고 하는게 아니라 자신을 파악하고 제 갈길 찾아가는게 사는데 이롭다. 올해는 퇴사의 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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