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 활동이라 불리는 것이 이제 나한테는 필요하지 않다. 다들 쓸모없는 대화는 나누면서 쓸데없는 재담들로 채우며 빛을 발하게 하는 특별한 힘을 지닌 솔직한 말은 피하는 응접실, 저녁 식사와 이어지는 선고 시간. 참석자들이 서로 많이 아는 척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말꼬리를 잡고 눈을 부릅뜨며 호언장담을 하는 우스꽝스럽고 끔찍한 자리. 또 친족들, 나를 지배하려드는 미묘한 적대적인 관계도 필요 없다. 나는 친구들에게도 전혀 거리를 두지 않는다. 그들이 내게 내린 선고가 지배를 모사하는 것말고는 다른 어떤 인간적인 관계도 용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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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때문에 고통스럽더라도 세상을 떠나 혼자 살 것이다. 사무적인 관계만을 유지하고 싶어가는 고독에 빠져라. 진정으로 깊숙이 은둔하라. 거의 눈에 띄지 않게. 이것이 선고의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