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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밍꼬 Dec 19. 2022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와 함께한 가을

서른여덟 그 가을에 그녀가 읽는 싯다르타

  서른 여덟 가을이다. 


  헤르만 헤세를 사랑하는 작가 정여울은 의미 없이 나이만 먹는 것 같아 가슴이 시려올 때 『싯다르타』를 읽었다고 한다. 언젠가 읽어야 할 필독서로 꼽아 놓았던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가 하반기 글쓰기 수업에서 함께 읽을 책으로 정해졌다. 기약 없이 마음에만 있던 책을 읽게 된 기회가 좋아서 ‘아싸라비아 콜롬비아’를 외쳤지만 싯다르타의 첫 부분을 읽고 읽는 내내 즉각적으로 가슴을 울릴 거란 기대와 달리 어떤 방향으로 읽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아직 가슴이 시려올 나이는 아닌 것 같다. 


  내 나이 서른여덟, 곧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다는 불혹이 되지만, 요새 마흔이 예전 마흔인가? 아직 철들어가는 나이이다. 80년대생 밀레니얼 세대 포함하는 정의를 보고 나를 MZ세대라 우겨보았지만, 친구 왈 요즘 말하는 그들이 우리는 아니란다. 끼인 나이가 되었다. 마냥 어리지도 꼰대도 아닌 내 나이. 


  그래도 결혼생활 10년 차가 되니 좋은 게 좋은거라고 세상에 순응하며 사는 일이 많아졌다. 전에는 어떻게 저런 사람이 여태 회사를 다니지 했던 만년 과장님이 이해가 되고, 오히려 버티는 그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모두의 사랑을 받던 안락한 곳을 떠나겠다는 싯다르타의 불 끓는 열정을 보며 ‘집 떠나면 개고생’이란 생각이 들다가도, 주어진 것에 순응하지 않고 가장 내적이며 불멸의 것을 찾고 싶다는 호기로운 여정에서 대체 그는 무엇을 찾게 될지 호기심이 든다. 


  MZ세대와 꼰대 사이 어딘가 위치한 내가 2022년 가을 싯다르타를 만나 천천히 알아가고 글을 써볼 계획이다. 나는 아직 싯다르타를 읽는 중이고 결말을 알지 못한다. 그의 여정도 내 글의 방향도 어디로 갈지 미지수이다. 천천히 조각내어 읽고 쓰며 그의 여정을 함께 하고자 한다.


**2022년 가을의 초입부터 싯다르타를 천천히 읽어 가며 쓴 단상입니다.

12장으로 구성된 헤르만 헤세의『싯다르타』를 일주일에 한 장씩 읽고 요약하고 제 삶과 맞닿는 부분에 대한 단상 글로 이루어 진 브런치 북이 될 예정입니다.  


싯다르타와 저의 여정에 함께할 모든 분들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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