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과 미디어는 악어와 악어새 같은 공생의 관계다. 맛집은 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소개되고, 미디어는 맛집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와 아이템을 통해 관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맛집을 소개하는 유튜브 '또간집' 사당편에서 사당의 '논고을'이 소개되었다. 사실 원래 손님이 많고 잘되던 집이었겠지만, 요즘 같이 외식업계가 어려울 때 미디어의 힘과 역할이 중요하다. 맛집이라 추천하기 민망한 곳들이 미디어라 표방한 광고와 홍보에 자극적으로 노출되는 시대지만 '논고을' 같은 곳들은 미디어와 맛집의 공생관계를 잘 보여준 사례라 감히 생각한다.
외식업은 만족산업이다. 음식점을 평가하는 다양한 기준에서 불만족이 없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한 두 가지의 의 특출 난 장점이 부각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명성이 오래가지 않는 것 같다.
사당의 논고을은 그런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은 곳이다. 정확히 말하면 불만족할만한 부분이 없다. 음식의 맛, 반찬의 구성, 서비스, 위생 등 불편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없다. 물론 개인 차가 있다.
우선 마늘과 기름에 윤기 나게 무쳐놓은 고기는 색감부터 압도한다. 농도 깊은 붉은 갈빗살의 비주얼, 고기를 굽기 전에 할 수 있는 최대의 역할을 한다.
고기를 굽는 불판과 열원 역시 기름진 갈빗살과 궁합이 좋다. 기름이 많아 자칫 느끼해질 수 있는 부분을 숯향으로 보완한다. 불판 역시 갈빗살을 빠르게 고루 익혀 고기의 육향과 부드러운 질감을 잘 살려준다.
잘 구운 기름진 갈빗살에 흰쌀밥을 먹는다. 많은 고깃집들이 밥을 우습게 여길 때가 있다. 하지만 구수한 향 가득한 쫀득한 쌀밥이 고기와 궁합이 좋기 때문에 밥에 신경을 써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른 것은 다 좋은데 지어진지 반나절은 넘었을 것 같은 푸석하고 퍽퍽한 밥이 나오면 그날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갈빗살은 갈비와 갈비 사이의 살을 분리해 낸 살코기다. 불규칙하고 길쭉한 모양을 하고 있다. 논고을의 소고기는 수입산이다. 블랙앵거스라는 소를 사용한다고 쓰여있는데, 미국 육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유명한 소의 품종이다. 등급이 아니라 품종이 쓰여있는데 느낌이 블랙앵거스라 하니 등급이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곳의 된짱찌개가 다른 고깃집에 비해 조금 순수하고 집된장 느낌이어서 깔끔하고 좋았는데 이날 된장찌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손글씨로 적어놓은 메뉴판, 낡은 벽에 낡은 손글씨 메뉴판이라니 너무 매력적이다. 노포를 상장하는 요소 중 하나가 저 메뉴판이 아닐까 생각한다.
풍자의 '또간집'에 소개된 이후로 길어진 웨이팅 행렬.. 전에도 몇 번 갔는데 이 정도 맛집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미디어의 힘은 놀랍다.
수많은 대기에 혼란함이 보이는 글, 갑작스러운 웨이팅은 손님에게나 가게에게나 당황스럽다.
오늘 다녀온 사당의 논고을은 가성비가 정말 좋다. 돼지고기 1인분이 15000원인 요즘 소고기 갈빗살 (물론 수입산이지만) 1인분이 16000원이라는 것이 경쟁력이다. 돼지고기와 소고기는 품질의 차이가 이겨낼 수 없는 원육의 이미지 차이가 있기에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오는 것 같다.
인근에 회식이 있는 분들에게는 적극 추천하지만 요즘엔 웨이팅이 좀 있는 것 같아 예약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배 터지게 소고기 먹으러 가기에 딱 좋은 곳이니, 한우를 고집하는 분이 아니라면 추천한다.
✅pick info
#논고을
서울 동작구 남부순환로269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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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갈비살 (150g) : 16,000원
#푸드픽_사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