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먹고 싶다.
“일요일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 “
내가 어렸을 때, 모든 것이 귀찮아지는 일요일 아침이면 우리 집은 광고처럼 짜파게티를 먹었다. 그 시절 라면은 어머니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탈이었고 동시에 아버지가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음식이었다. 일주일에 딱 하루, 그것을 먹는 날이면 벌떡 일어나 이불을 박차고 식탁에 앉았다. 짭짤하고 달달한 검은 면발은 내 어릴 적 최고의 음식이다.
짜파게티를 향한 사랑은 몸이 좀 크면 달라질 줄 알았다. 그런데 이제는 환경까지 가세해 몰아붙인다. 군대 전역 후 5년째 자취하고 있는 나에게 짜파게티는 군인의 총알과 같다, 5 봉지씩 장전해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언제 바닥날지 모르는 주머니 사정을 가장 잘 이해하는 방법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젠, 먹어야만 하는 건지 맛있어서 먹는 건지 분간이 어렵다.
어린 시절에는 집밥을 특히 싫어했다. 매일 비슷한 반찬과 콩밥, 매주 일요일 아침을 기다리는 이유였다. 집밥 알레르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같은 반찬인데 집에서는 먹는 것보다 밖에서 먹는 음식이 좋았다. 하지만 지금은 집밥이 그립다. 매일 가만히 있어도 밥과 반찬이 골고루 차려졌던 그 밥상 말이다. 우리에게 일상은 가볍고 당연하다. 그러나 그 당연함이 더 이상 내 안에 없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그 일상을 싫어했던 과거의 나를 꾸짖을지도 모르겠다.
5월 8일, 전국의 자녀들이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날. 소심한 아들의 입은 꾹 닫은 채 하염없이 핸드폰만 바라본다. 그들도 그러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