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의 맛집) 밍글스 후기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파인 다이닝을 선택하라고 하면 단연 밍글스를 뽑는다.
한국 식재료를 창의적으로 해석해 레스토랑의 개성을 살리는 작업만 해도 쉽지 않은 일인데 거기에 완성도까지 있으니 뭐.....
더 말해봐야 서론이고, 결론은 밍글스에게 딱 하나의 단어를 선물하자면
‘perfect’
‘mingles’ 대문자도 아닌 소문자들이 주는 안정감이 좋다.
‘서로 다른 것들을 조화롭게 어우르다.’
메뉴판? 봉투? 같은 것을 열면 첫 장에 첫 문구
밍글스가 어떤 생각으로 한식을 표현하는지가 느껴진다.
메뉴는 디너 코스여서 무려 12코스 가격은 180,000
additional 메뉴도 나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
밍글스는 조명이 참 좋았다. 의도였는지 모르지만 물컵을 들었을 때 바닥에 비치는 빛의 모양이 컵마다 다르다. 뭔가 영롱한 느낌과 앞으로의 음식들이 기다려지는 순간, 젓가락이 묘하다. 저런 젓가락 하나 장만하고 싶다.
제철 해산물 한입 요리
처음 나온 음식은 단새우, 초고추장 , 유자, 딸기, 두릅을 작게 한입에 먹을 수 있게 나왔다. 유자와 초고추장이 단새우와 조화로우면서 마지막에 두릅이 향과 고미가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한입 요리 몇 가지
셰프가 엄선한 한입 요리 몇 가지가 나왔다. 첫 번째는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머리 부분은 튀겼고 줄기 부분은 가는 채로 나왔고 가운데에 꼬막과 복분자 밑에는 노른자로 만든 소스가 있었다. 아스파라거스 하나를 두 가지의 전혀 다른 조리법으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두 번째 한입 요리가 정말 대단했는데 이 날 먹은 음식 중 가장 조화롭고 창의적인 음식이었다. 부라타 치즈와 바닐라빈을 넣고 로스팅한 참기름 그리고 수박을 말려 새콤달콤하게 절여 그위에는 캐비어가 올라가 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너무 붕 뜬 음식이 될 수 있었는데 부라타 치즈가 둥글게 음식을 잡아줬고 말린 수박이 음식의 재미를 줬다. 또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바닐라빈으로 로스팅한 참기름인데 정말 이 창의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것이 밍글스러움이구나 느낀 음식
세 번째 음식도 사실 괜찮았는데 전에 먹었던 음식이 워낙 임팩트 있던지라.. 해산물을 다식으로 표현했는데 크래커와 치즈로 밸런스를 잘 맞췄다 술과 같이 먹지 않아서 좀 아쉽게 느껴졌던 음식.
도토리묵, 산초 페스토, 나주배, 흑임자
냉채?라고 보면 될듯하다. 같이 먹을 수 있도록 앤초비 마요? 같은 것이 있었는데 시원한 배, 도토리묵과 먹기 좋았다. 생각보다 산초의 향이 많이 나지 않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많이 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서비스로 페어링 된 술은 천비 향이라는 술인데 다번 빚은 오양 주이다. 술 자체가 진하고 산미 감미 적절하게 밸런스 있게 빚어진 술, 특히나 배와 잘 어울린 듯하다.
봄나물 만두
딱 봐도 너무 맛있는 음식이 나왔구나 생각했는데 한입 먹자마자 거의 탄성을 내지른 음식 중 하나다. 먼저 양지 육수를 한 모금 마셨는데 감칠맛이 대단했다. 곧이어 초록색 만두를 먹었다. 방풍과 게살이 들어간 만두였다. 방풍 향과 게살의 향이 은은히 양지육수와 손잡았다. 다음은 갈색 만두였는데 돼지 감자과 관자를 이용한 만두이다. 사실 돼지감자의 향이라는 것을 사용하면서도 인지 하지 않았는데 먹자마자 ‘ 이건 돼지감자다.’라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돼지감자의 향과 관자의 부드러움이 동시에 나온다. 같이 준비해준 미나리초대와 땅두릅 역시나 적당한 조리 정도로 향과 지루한 맛을 재미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밍글스식 옥돔 찜
사실 우리 테이블은 병어(덕자)가 사용됐다. 뭐 워낙에 고급 생선이어서 당연히 맛있겠지 하고 먹었는데 진짜 익힘 정도가 대단했다 생선이 입에서 주르륵 녹는데 식감이 한결 한결 살아있었다. 같이 나온 소스와 호박 튀김도 너무 잘 어울렸다 다만 조그마한 문어다리의 역할은 고명이겠지? 살짝 부드러운 생선조림을 먹는 뉘앙스의 디쉬였다. 또 한식을 이렇게 해석하니 우리가 평소 먹던 생선조림이 이렇게 해석될 수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닭과 인삼 블랙 트러플
이 음식도 너무 좋았던 메뉴인데 일단 블랙트러프릐 향이 굉장히 진하게 되어있고 자칫하면 싸 보일 수 있는 치킨을 정말 고급스럽게 해석해 맛도 있지만 진짜 요리를 먹는 느낌이 한껏 느껴진 요리이다. 중간에 저 얇은 마늘을 먹었는데 약간 새콤한 느낌이 음식 중간에 먹기 너무 좋았고 닭고기 익힘도 좋았다.
키위 타르트와 잣 크림
본격 메인을 먹기 전 입안을 깔끔히 해주는 클레 져의 역할 인 듯했다. 키위 자체의 상큼함이 먹었던 음식들을 말끔히 씻어준 느낌이었다.
메인은 양갈비, 랍스터, 한우 세 가지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워낙 양고기를 좋아하는 지라 양갈비를 선택했다. 놀랐던 것은 양이다. (량) 갈빗대를 2대 주셨다. 사실 고기양이 많아 좀 놀랐고 또 중간중간 있는 야채들이 고기에 있어 재미난 요소들이었는데 같이 뿌려져 나오는 고수 파우더라던지 블루베리 장아찌 같은 요소들이 너무 신선했다. 굽기는 뭐 먹어본 양고기 중 가장 완벽
밍글스의 잔치국수이다.
일반적은 잔치국수와 별반 다를 게 없네?라고 생각하려는데 육수를 뽑는 방식에 대해서 듣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먹게 된다. 육수 자체는 콜두브루잉하는 기계에 냉침 출하는 형식으로 멸치의 맛을 추출한다고 한다. 사실 육수에 있어 가장 문제가 일정하지 않은 퀄리티인데 차가운 방법으로 육수를 만들면 그러한 변수가 하나 줄게 되니 육수 하나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이 굉징히 디테일한 곳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맛은 뭐 깔끔 그 자체이다. 그래서 멸치의 진한 향을 좋아하는 분들은 좀 임팩트가 강하게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분명한 건 깔끔!
미나리 소르베
미나리로 만든 소르베다. 미나리라는 것을 이용해 무엇인가를 만들 수 있구나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창의적인 생각을 이토록 완벽하게 재현한다는 것이 진짜 실력 있는 레스토랑이구나 생각하게 된 포인트이다. 미나리와 함께 사과의 향이 같이 나는 것 같았다. 미나리의 향이 이렇구나 느낄 수 있었던 좋은 메뉴였다.
밍글스의 시그니쳐! 장트리오와 엿기름 아이스크림
밍글스 하면 역시 장트리오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유명한 장트 리오를 드디어 먹어본다는 것이 너무 설렜다. 장트 리오는 간장, 고추장, 된장을 이용한 디저트로써 크렘 브륄레를 된장과 조합해 간장과 고추장을 사용해 달고 짭짤하며 감칠맛까지 더해진 밍글스만의 독보적인 디저트이다. 뭐 장트 리오의 맛 셜명은 그냥 먹어보면 된다. 맛있다.
재밌는 음식이 저 엿기름 아이스크림이 었는데 일반적인 다른 파인 다이닝에서 제공한 식혜 소르베에서 식혜의 맛을 느낄 수 없어서 아쉬웠다면 엿기름 아이스크림에는 엿기름의 뉘앙스가 너무 직관적이어서 좋았다. 이건 누가 먹어도 식혜의 맛!! 사용한 재료를 직관적으로 풀어내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너무 인상적인 디저트였다.
마지막으로 차와 함께 다과를 준비해주시는데 가운데부터 주악, 슈, 인삼정과, 당귀 마카롱, 잣 박산
그중 제일 인상적인 다과는 단연 당귀 마카롱인데 당귀의 향이 바로 한입 물자마자 입에서 터진다. 진짜 그냥 한약방에 와있는 직관적인 맛, 마카롱이라는 디저트를 참 창의적으로 잘 풀었다고 생각된 다과였다.
대학교에서 요리를 배울때부터 너무 가고 싶었던 공간이었고 먹고 싶었던 음식들이다. 한국에서 요리를 하는 사람에게 밍글스는 꿈의 레스토랑이다. 새로운 한식을 선보이기 가장 어려운 곳이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임을 인정하면 사실 밍글스는 모던 한식, 뉴코리안이라는 한식문화를 선도하고 그 문화를 인정받았다는 것만 해도 너무 대단한 곳인데 와서 직접 먹어보니 고개가 끄덕여진 맛이었다. 앞서 밍글스에게 주고 싶었던 단어가 ‘perfect’였다. 식재료 간의 조화, 장소와 직원들의 조화, 5가지 맛의 조화 또한 너무 완벽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완벽한 것은 전통을 지키려 하는 마음과 그것을 새로운 한식으로 선보이는 생각의 조화가 적절하고 완벽했다. 이런 레스토랑이 앞으로도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은 이만 글을 마무리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