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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Dongyoon Apr 16. 2017

#24. West USA는 미팅 포인트

Posted by DONGYOON_HAN / 2014년 여행 중

여행이 전부이고 살아본 적 없는 미국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이 우습기도 하지만, 내가 여행했던 LA, Las Vegas and Austin은 느낌이 비슷했다 (반대로 East의 NY와 Boston은 그 느낌이 사뭇 달랐다). 그중 여유 있고 날씨 좋고 밝은 느낌이었던 서부와 남부의 Los Angeles and Austin 은 지역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 태양같이 따끈따끈한 여행이었다.


[Austin]

아마 홍누나가 아니었으면 가보지 못했을 도시다. Univ. of Texas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던 예전 JnJ 선배를 만나러 오스틴을 놀러 갔다. 

Thanks sista
공부 못하게 생긴 Texas MBA 관광객

전혀 관련도 없는 내가 Texas MBA 티셔츠를 받아서 입고 다녔다. 때마침 티셔츠가 낡고 헤져서 몇 장 남지 않았을 때지만, 문제는 저 티셔츠를 입고 쿠바 여행을 하는 무지몽매한 짓도 했다. 하긴 그러고 보니 뭐 어떠랴, 이미 쿠바도 대부분 개방이 되었는 것을.

텍사스 주립대에서 때마침 축제가 열려서 대낮부터 맥주와 함께했다. 절대 자의로 가보지 못할 미식축구 경기장에서 응원도 해 봤지만, 역시나 낯선 미식축구는 재미가 없었다.

'아휴 꼬라지 봐, 어떻하니 진짜' 라는 홍누나의 걱정에 '정장 입을 때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죠 뭐' 라는 대화를 나누며 먹고 마시고 먹고 마시면서 오스틴에서의 시간을 보냈다. 특히 오스틴에는 적당한 가격에 맛도 좋은 푸드트럭이 많다 보니 즐거운 식도락 여행을 할 수 있었다.


[Los Angeles]

한인타운이 세계에서 가장 크게 형성된, 100만 이상의 한국인이 살고 있는 Los Angeles에서는 역시나 많은 지인과 함께할 수 있었다.

그중 회사 생활을 하며 '존경'의 단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JnJ 상무님을 만났다. 잘생김과 섹시한 뇌까지 겸비한 상무님은 지금 사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계시다.

이렇게 존경스러운 분을 감히 두 시간 넘게 기다리게 해버렸다. 왜냐하면 나는 존경스럽지 않으니까. 출장차 LA를 방문하신 상무님께 멕시코에서 미리 연락을 드려서 오전에 LA에서 만나기로 했고, 차를 렌트해서 소중하고 어여쁜 회사 후배를 데리러 게스트하우스로 픽업 오라고 감히 상무님께 (전) 대리 나부랭이가 요청드렸다. 그러고는 비행기 연착과 함께 늦어버렸고, 심지어 상무님의 개인 카드를 활용해서 배 터지게 한식상을 차려 놓고 (피곤해서 그랬는지) 반 정도를 남기는 극한의 뻔뻔함을 보였다. 아마 존경스러운 상무님이 아니었다면 귓방망이 맞았을 것이다.

퇴사와 여행의 과정을 후회는 하지 않는지의 질문에, 여행을 마치고 그 후의 인생에 대해서 잘 살지 못하면 후회할 것 같다고 답변을 하는 대화 속에 상무님과의 식사는 무한 감사 속에 마무리되었다.


LA는 해변도 좋다. 캘리포니아의 해변에서 학교 선배인 크리스탈과 조우할 수 있었다.

워낙에 흉금 없이 지내던 크리스탈님은 때마침 미국, 그것도 LA 출장이었고 PWC 미국인 직장 동료 집이 해변 근처였던 나머지 맛있는 맥주와 바비큐, 그리고 해변에서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엊그제까지 같이 밥 먹던 것처럼 십 년 이상 친하게 지내고 있는 크리스탈과의 시간은 마음의 안정과 함께 마냥 웃을 수 있었다. '그래서, 여행하는 네가 부럽긴 하다만, 좋냐?'라는 질문에 '좋다 말다 힘들다 신나다 하고 있수'라고 답변을 하면서 즐겁고 편한 대흥동식 대화를 나눴다.

류현진을 개인적으로 당연하지만 알지 못한다. 최고의 주가를 올리며 당당히 MLB 명문 구단인 LA Dodgers의 제 3 선발로 활약 중인 류현진을 멀리서나마 만나기 위해 Dodgers Stadium을 찾았고, 류뚱과 함께 맞담배를 피우진 못했지만 그의 티셔츠를 만날 수 있었다.

포스트시즌이라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Let's go Dodgers! 를 큰 목소리를 활용해 목청 높게 외치면서 주위에 LA시민들을 흥분시켰고, 다행히 그레인키의 호투와 멧 캠프의 역전 안타로 승리해서 더욱 기억에 남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Austin과 LA 여행은 차가 없으면 다니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지만, 보고 싶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하며 맛있는 먹거리, 그리고 맥주와 함께한 시간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걱정을 받는 것은 사실 행복하다. 특히 타지에서 만나서 서로가 약간의 흥분이 되어있는 상황에서는 그 걱정이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모두 고마워요, Jae Yoo, Christal, and 멀리서 본 Ryu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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