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by dynamicyun

처음

저는 작가도 시인도 아니지만,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요즘은 저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 소개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한 건 저는 제 인생에 있어서 첫 번째 위기를 맞이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첫 번째 위기 속에서 저는 온전히 주인공이 되려 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여태껏 제 인생에 있어서 주인공이 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저 허허실실 남이 이렇게 하자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자면 저렇게 하며 살아왔습니다.
무언갈 계획하고 목표를 설정해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끝마쳐 본 적도 없습니다.
그래서 다가온 이 고난만큼은 온몸으로 정면 승부하고 싶습니다.

저는 조지 밀러 감독의 매드맥스라는 영화를 정말 좋아합니다.
전투 트럭 앞에 붙어버린 불을 지면의 모래를 긁어 한 번에 소화해버리는 장면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위기를 배경으로 주인공 맥스 아니면 퓨리오사가 되어보려 합니다.
제 삶에 붙어버린 어떤 위기 같은 것들을 멋지게 소화하면서 말입니다.
사랑하는 지현이와 반려견 빙봉이와 함께 말이죠.

영화 속 8기통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처럼 여기저기
달려보기도 했습니다만 산산이 부서져 버렸고
막다른 골목에서 허탕을 치기도 했습니다.
도무지 이 땅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왜 돈을 벌어야 하는지, 어떻게 일하며 살아야 할지
세상은 어렵고 사람들은 죄다 화가 나 있습니다.

이것이 이 책의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도무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글이라도 써보자. 책이라도 만들어보자.
어떻게 된 일인지 복기하기 위해 내 삶에 대해 나열해보자.
어렵고 혹독한 이 청춘의 시기 속에 돈 되는 거 말고
그냥 좀 더 의미 있는 것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그리고 어떤 오기를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세상을 바꿀 수도,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 수도 없습니다.
다만 제가 바라는 건 이 작은 책이 어떤 집의 냄비 받침이 되어 온전히 그 뜨거운 열기를 대신 감싸 안을 수 있었으면 좋겠고,
손부채가 되어 무더운 여름날 누군가의 그늘이 되길 간절히 소망해보겠습니다.
이 작은 사이즈의 책이 당신의 다양한 삶의 영역 속에 아주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매드맥스의 마지막 자막을 여러분과 나눕니다.
“희망 없는 시대를 떠돌고 있는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위하여 가야 할 곳은 어디인가?”
더 나은 삶을 위해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고난과 역경을 밟고 인생의 붙은 불을 꺼 가며 그렇게 함께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한화이글스여 영원하라.
충청의 아들 김남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