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학창 시절 부모님의 일을 도와드려서 그런지 철이 빨리 들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면 '친구들은 아직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또래에 비해 빨리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주변 사람들보다 많이 성장했어.'라는 생각이 강했고, 진짜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25살에 책을 읽고, 25살, 26살, 27살이 되면서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구나'를 느끼고 있습니다.
10대 시절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른이 되면 무작정 좋을 줄만 알았습니다. 어른인 엄마, 아빠가 너무 부러웠죠. 제가 20대가 되고,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른은 절제할 수 있어야 하고, 자기 관리를 할 수 있어야 하고, 자기 마음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하고, 다른 사람도 돌볼 줄 알아야 했습니다.
학창 시절엔 내가 해야 하는 일 '공부'만 하면 되었는데 어른이 되어서부터 내가 책임져야 할 것이 많아졌습니다.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마음대로 그만둘 수 없고, 친구들과 여행 가고, 놀고 싶어도 아무 때나 만나서 놀 수가 없었습니다. 돈을 벌어도 마음대로 쓸 수도 없었죠.
며칠 전 퇴근길에 해가 지는 모습을 보고 "겨울이 오나 봐요. 벌써 해가 지네"라는 말을 했는데 옆에 있던 막냇동생이 "누나, 해가 지는 게 아니라 달이 뜨는 거야! 해가 진다는 건 부정적인 말이라고 선생님이 그러셨어"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그래, 달이 뜨고 있네"라고 되뇌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며칠이 지나서 해가 지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날은 자꾸만 실수하는 자신에게 속상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저의 모습을 보고 엄마가 "자책하지 마, 영화 열심히 잘해 왔잖아. 영화처럼 열심히 사는 사람 있어? 주변에 없잖아. 더 잘하려고만 해서 그래. 지금의 영화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실수할 수 있는 거야. "라는 말을 듣고 생각이 많았던 날이었습니다.
창밖을 보던 중 해가 지는 모습을 보고 마음속으로 '해가 지네'라는 말을 했는데 며칠 전 막내가 했던 '달이 뜨네'라는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달이 뜨는 것과 같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게에 오는 나이 많은 손님들 중 엄마와 저를 보면 "아이고, 예쁘네. 청춘이야 청춘."이라고 이야기하십니다. 나이가 드는 것을 '태양이 진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젊은 청춘들은 '떠오르는 태양과 같다'라고 말하죠.
저는 어른이란 뜨거운 열정을 가졌던 태양이 지고, 깜깜한 밤하늘을 은은하게 밝혀주는 '떠오르는 달'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정 가득한 젊은이들이 올 때까지 밤하늘을 밝게 비춰주죠. 어른들은 우리의 주변에서 우리가 떠오를 때까지 빛을 비춰주고, 떠오를 수 있는 태양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태양이 떠오르면 자리를 비켜주기도 하죠. 가끔은 낮에도 달이 뜬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태양과 달이 함께 공존하는 시간이 아닐까요?
요즘 중학생인 막내 동생이 성인인 저와 둘째 동생을 보며 "누나랑 형아는 좋겠다. 어른이잖아. 나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라고 말합니다. 예전엔 "누나는 막내가 제일 부럽다. 어른이 되어 보니까 학교 다닐 때가 제일 행복하고 쉬웠던 것 같아. 막내야 지금 그 시기를 제일 즐겨"라고 말했습니다. 요즘엔 "응, 어른이 되어서 너무 좋아."라고 말합니다.
어른은 자기 자신을 키울 수 있는 사람입니다. 나를 먹여 살려야 합니다.
돈을 벌고, 나를 관리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꿈을 키워나가는 사람.
학창 시절엔 '학교를 졸업하면 더 이상 공부를 안 해도 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어른이 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어른이 되면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하고, 공부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그리고 공부를 하면 할 수 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