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오랜 시간 경제와 담을 쌓고 지냈다. 매일 떠들어 대는 뉴스와 신문 기사들이 소음처럼 들렸다. 월급쟁이인 내게 부의 축적, 부자들 노하우는 먼 나라 이야기였다.
결혼하고 맞벌이를 하다 보니 수입이 적지만은 않았다. 공교롭게도 안정적이라고 믿던 예금, 적금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던 차였다. 이 이자로는 돈을 불리기는커녕 오르는 물가를 커버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더는 경제 공부가 싫다고 외면할 처지가 아니었다. 막연함, 두려움을 일거에 몰아내면서 인생 터닝포인트가 된 건 우연히 참여한 '6개월에 1천만 원 모으기' 프로젝트였다.
<한국경제신문>과 <이데일리> 신문사의 부동산, 경제부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베테랑 경제통 기자이자, 베스트셀러<<빌딩부자들>을 쓴 작가이기도 한 성선화 기자님이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는 경제와 재테크를 알고는 싶은데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움터였다.
남편과는 이전에도 반년 정도에 1천만원 쯤은 모으고 있었던 터라 돈 새는 구멍만 잘 찾아 메운다면 욕심을 부려도 괜찮을 것 같았다. 해서 우리는 목표금액을 '6개월에 2천만 원' 모으기로 상향 조정했다. 사실 우리 수입으로 '6개월에 2천만 원'은 무모한 도전이긴 했다. 한 달에 무려 334만 원을 저축해야 만들어지는 돈이 아닌가.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기간을 약간 단축해 5개월 보름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 억척스러운 뉘앙스를 풍기는 이 '돈 모으기' 행위는 우리 가정 경제에는 마법이 됐다. 그래봐야 한 달 단위로 돈의 흐름을 파악하고 지출을 합리적으로 통제한 게 전부인데, 프로젝트를 실천하면서 몸에 익힌 절약 습관은 꼬박꼬박 6개월마다 돈을 쌓아주는 현금 자판기가 되어 주었다.
재테크도 재테크지만 6개월에 2천만 원 모으기는 삶을 더더욱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끌어주며 풍요로움을 선물했다. 함께 참여한 사람들끼리는 우스갯소리로 "6개월에 1천만 원 모으기 프로젝트 이전과 이후로 삶이 나뉘지 않냐"라며 감회에 젖기도 한다.
나름대로 종잣돈이라고 할 목돈을 마련하고 나서는 마침내 다음 단계라고 할 투자의 세계로 발을 내디뎠다.
프랑스 경제학자인 토마 피케티는 돈이 돈을 버는 속도(자본소득 증가율)가 사람이 일해서 돈을 버는 속도(근로소득 증가율)를 추월했다며 세계적 이슈를 생산한 바 있다. 재테크 관점에서 보면 자산을 축적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방증으로 읽어도 큰 무리는 아니다. 저축만으로는 자산을 축적하는 덴 일정한 한계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부의 증가 속도는 투자를 통할 때 가속화된다.
6개월 2천만 원 모으기와 투자로부터 나는 상대적이지만 작은 자산가가 됐다. 흥청망청은 아닌데 돈이 다 어디로 갔는지 어리둥절하거나 노후가 불안해서 밤에 잠을 못 잔다든가 종잣돈을 모아 굴려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꿈을 이루는 방아쇠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