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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글로 Aug 25. 2024

'엮는' 능력이 필요하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 - '연결고리'를 만들어내기

#1.

나는 스스로 '글쟁이'를 자처한다.

글쟁이라는 단어를 좋아하긴 하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비즈니스나 프로페셔널한 느낌은 덜하다.

그래서 대외적으로 말할 때는

'콘텐츠 에디터'라는 타이틀을 쓴다.


사실, 냉정하게 말하면 아마추어다.

책 한 권 출간해본 경험은 고사하고,

브런치북 하나도 써본 적 없으니까.

그럼에도 뻔뻔하게 '글쟁이'를 자처하는 건...

끝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정체성이어서다.

언제가 됐건 결과물을 내고 말 거라는,

늦고 또 늦어도 결국 닿겠다는 다짐이기도 하고.




#2.

글을 쓰거나 콘텐츠를 만들다보면

자주 맞닥뜨리게 되는 포인트가 있다.


'이것'과 '저것'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둘 사이를 비교해볼 점은 뭐가 있을까.
이것들은 어떻게 '엮어낼' 수 있을까.


하나의 글, 단 하나의 문장을 쓰다가도

흔히 찾아오는 고민이다.

단편적인 콘텐츠 하나를 만들 때도 그럴진대,

브런치북이나 오죽할까.

아니, 좀 더 정확히 하자면,

공통점이든, 키워드든, 주제의식이든,

뭔가 '엮을 수 있는 줄기'가 세워져야만,

비로소 책이라 부를 수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지금 나는... 그 능력이 부족하다.


책을 쓰고 싶다는 꿈은 오래 품어왔다. 

 만드는 과정세세하게 알아본 적도 많다.

독립출판사 설립 방법을 공부한 적도 있고.

항상 발목을 잡지점은 같았다.


그래서, 뭘 쓸 건데?


그러고 나면 침묵이 온다.




#3.

매일밤 10시. 알람이 울린다.

"글 쓰자. 꿈을 위해."라는 멘트와 함께.


그러면 노트를 펴거나

브런치 앱을 열고 고민을 시작한다.

글 하나 쓰려 할 때도,

어떤 주제를 써야할지 매번 고민이다.

내가 자신있게 쓸 수 있는 '주제'가 무엇인지

여전히 머릿속이 흐릿하다.


결국 그 고민을 해결하지 못해,

<생각 많은 남자><날것 그대로의 마음>이라는

부대찌개 같은(?) 매거진을 만들었더랬다.

뭐가 됐든 쓰기 좋은, 애매한 제목.

어떤 소재든 쓰고 싶으면 쓸 수 있는 제목이라,

꽤 오래 유지 중인 매거진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만큼 잘 안다.

이 매거진이 '책'이 될 가능성은 몹시 낮다는 걸.

(사실 0%라고 단정짓고 싶지 않을 뿐,

불가능에 가깝다는 건 알고 있다.)

'글쟁이'라는 길에 발이라도 담그려면,

'엮을 수 있는' 글들을 써야 한다는 걸 안다.




#4.

최근 어느 출간작가의 브런치를 구독하기 시작했다.

둘러보다가 번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주제는 먼저 와주지 않는다.
내가 '만들어내야'겠다.


40년 가까이 살았지만,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은 세상이다.

고작 몇 조각 알고 있을 뿐인 내 식견 안에서,

"이거다!" 싶은 주제가 먼저 찾아와줄까?


아닐 것이다.

운이 좋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그걸 기다릴 여유가 내겐 없다.

먼저 나서서 만들어내는 게 옳을 것이다.


세상 일들은 인과로 엮여있다.

굵은 실로 직접 이어지지 않았더라도,

건너건너 가다보면 어딘가 접점이 생긴다.

그 안에서 얇거나 흐릿한 연결점을 찾아 잇는 건,

내가 먼저 나서야 하는 일일 것이다.


사람과 사람은 서로 공통점을 찾는다.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면 아주 작은 공통점까지도 찾아낸다.

소재와 소재도 그리 해야 마땅할 것이다.

이미 존재하는 공통점을 찾으려 애쓰지 말고,

새롭게 엮을 수 있는 연결점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글쓰는 사람으로서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 아닐까 싶다. 




#5.

때로는 억지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일말의 공감도 얻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 눈에는 아무리 봐도 찰떡인데,

다른 사람 눈에는 물과 기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원래 그런 것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고르고,

개인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개인의 가치관으로 평가하는 것.

글이라는 게, 콘텐츠라는 게,

태생적으로 그런 것이지 않던가.


그러니 짊어지고 가야할 일이다.

이거다 싶은 무언가를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나서서 만들어내야 마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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