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어쩔수가 없다
천원짜리
타잔이 천원짜리 영화를 보고, 천원짜리 커피를 먹고, 글을 쓴다. 아아아~
천원 짜리 한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요? 천원짜리가 그래도 나름 지폐라서 예전에는 큰 돈이었지만, 요즈음은 백원 정도의 느낌이 납니다. 과자 한 봉지도 천원이 넘고, 천원으로는 지하철도 못 탑니다. 캔커피 하나 잘하면 사 먹을 수 있으려나요. 로또 천원어치도요. 그런데 천원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일이 생겼습니다. 정부지원 국민 영화관람 할인권으로 문화의 날 영화를 보면 천원이면 가능하다지요. 거기다 '박찬욱 '감독의 '이병헌' 배우가 나오는 개봉 첫날 영화를 천원으로 볼 수 있다니 이런 걸 요즘은 '개꿀'이라고 한다지요. 타잔의 십원짜리 팬티 노래가 천원짜리 영화로 둔갑해 나올 정도라 할까요?
감독이 시키니까 어쩔수 없다
어 그런데 영화는 보고나니 원래 제목은 '감독이 시키니까 어쩔수가 없다' 같습니다. 이병헌을 비롯한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 배우들이 어쩔티비, 저쩔티비, SNL코리아 급 연기를 젖은 장작처럼 소모합니다. 그런데 이거 분명 웃으라고 넣어놓은 포인트 같은데 아무도 웃지 않으니 웃음 폭탄 불발탄인 듯하지요. 불은 안 붙고 연기만 피어오릅니다. 정말 웃기지 않아서 어쩔수가 없었습니다.
경쟁자 제거하기
내용은 스포라 할 것도 없이 단순합니다. 25년 동안 제지 회사에 다니다 댕강 짤린 이병헌이 재취업을 위하여 잠재적 면접 경쟁자인, 이성민, 차승원, 박휘순을 차례로 제거한 후 마침내 재취업에 성공하는 스토리 지요. 여기에 장르가 스릴러 블랙 코미디인 만큼 오버 페이스의 난장이 펼쳐지긴 하지만 장난 같다 할까요?
무한경쟁의 사회에서 경쟁자들을 죽이는 것은 단순 무식하지만 가장 확실하게 우위에 설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 이를테면 브런치 최고 작가가 되기 위하여 올해의 브런치북 응모전에 수상이 유력한 작가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식이지요. 만약 그랬더라면 영화는 더 재미있었을 텐데, 베를린 영화제에서 수상하지 못한 이유는 작가를 주인공으로 하지 않아서 좀 진부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등골이 오싹해 온다구요? 오호라 당신은 브런치북 응모를 준비하고 있는 올해의 유력 수상 작가시로군요?
어쩔수가 없이
그래도 천원짜리 영화치고는 괜찮았습니다. 천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록 천원어치 로또로 1등에 당첨되진 못했어도 5등은 맞아 영화표를 지불한 셈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영평까지 남겼으니 천원으로 가재 잡고 도랑치고 뽕을 뽑은 것이지요. 어디 한번 브런치 경쟁 작가들을 쭉 뽑아보고 제거해야 할 대상을 저도 한번 추려봐야겠습니다. 요즘 오늘만 무료, 멤버십 추천 작가다 뭐해 도가 지나쳐 어쩔수가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