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각별한 실패
"나는 자부심 있는 노예로서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실패의 프로로서, 꿋꿋하게."
뭐야? '실패의 프로'라니 마음에 든다. 이 책은 난해한 듯 하지만 언어적 재미와 철학적 사유를 제시한다. 마치 '실패의 프로' 정도는 되어야 계속 책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할 수 있다는 듯이. 그러더니 어딘지 모르게 '카프카'가 등장했다. 무려 '크뤼스너호르커이'의 '사탄탱고'를 '카프카적'이라고 묘사했던 그 '카프카'가 아니던가? 그러므로 이 책의 의도는 저자가 독자로 하여금 '지적 실패'를 안겨주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만둘 수도 없는 것은 '자부심 있는 지적 노예로서 버티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다음 페이지는 한 술 더 떠 '페루난두 페소아'가 등장할 모양이다. 이크!
사족 : 이 책에는 수많은 프랑스 작가가 등장하지만 거의 다 알지 못하는 이름이기에 내용의 이해 또한 어느 정도 '실패'를 감안해야 하지만 그런 조금의 실패 속에서도 맥락을 더듬어가는 마치 안갯속을 거니는 듯한 '맛' 또는 '멋'이 있다. 그것을 '프랑스적'이라고 하고 싶은데 저자인 '클라로'는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와인의 맛을 잘 몰라도 에펠탑을 보며 "아 여긴 파리구나"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