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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Nov 03. 2021

10191년의 왕게임

feat 듄1 (8170년 후)

10191년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듄'의 설정 날짜는 10191년입니다.

(영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스포일러 같은 건 없어요)

이 숫자가 기억에 남음은, 지금껏 생각하기로, 가장 먼 훗날의 미래를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단순히 2천 년대 말도 아니고, 4천 년도 아닌 1만 년대를 설정하였습니다. 천 원권, 5천 원권에서, 1만 원권으로 화폐 단위가 훅 뛴 느낌이지요. 단위가 커지니 의미는 오히려 무의미해집니다.

8170년 후의 미래, 뭐라고 한들 상관없을 만한 시간이지요? 알게 뭐람!


그런데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이 시간이 나름 의미가 있기도 합니다..

인류 역사가 전개된 것을 B.C. 11000년 전으로 보기도(재레드 다이아몬드에 따르면) 하거든요. 물론 그 이전 700만 년 전에도 인류는 살았습니다. 그러나 세계의 몇몇 지역에서 촌락 생활이 시작되고, 각 대륙으로 퍼져나가, 인류가 드디어 지구에 딱 존재감을 나타낸 것은 B.C. 11000년, 지금으로부터 13000년 전이었었지요.


이렇게 하니 10191년이라는 숫자와 균형감이 생기지요. A.D 2021년이라는 현재는 짧은 기간인 것 같은데, B.C.11000년이라는 숫자가 나오니 이제 10191년과 균형이 맞춰집니다. 그러므로 10191년이라 해서 인류의 살아왔던 기간으로 볼 때는 그리 먼 미래만도 아니라는 이야기 같지요.

이 정도 시간이라면 과거에 신대륙도 발견했고 그 대륙에서 원주민도 만났었으니, 앞으로 우주에서 새로운 행성을 발견하고 우주의 다른 종족을 만났을 법도 합지요. 일론 머스크 아저씨가 화성에 정착지를 만들겠다는 꿈도 이제 허황되게 보이지 않네요. 아무렴 어떻습니까. 경험할 가능성이 없으니 여전히 알게 뭐람!이지요.


왕게임


그런데 만년이 지나도록 황제 즉 왕의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은 재미있습니다. 여전히 이 왕이 문제였지만요.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 왕의 질긴 생명력은 확실히 대단 하지요. 신도 사라지고 말 시간에 왕은 여전히 존재하게 될까요?


일본만 보더라도 일왕은 무려 126대 왕이지요. 1대는 무려 기원전 660년 전 시작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A.D. 712년 비로소 역사책에 등장한 왕과 연결시키기 위해 그 사이 13명의 가공의 왕을 만들어 끼워 넣기도 했지요. 게다가 왕이 백제계라는 설을 지우기 위해 부단히 역사책을 멸균 가공해 왔었고요.

그래서 '역사'라고 쓰고 '소설'이라고 읽는 것이 났지요. 현실에 존재하지만 왕은 허구의 세계이지요.

하지만 21세기의 AI의 시대에 허구 같은 왕은 믿고, 유지됩니다. 인간은 왕을 믿고 싶어 하지요. 왕을 좋아해요. 그래서 이번에 일왕의 딸이 결혼한다는 것을 국민이 결사반대하였다지요. 어이가 없습니다만.


그렇지만 왕은 지금도 30여 개 국에서 엄연히 살아남아있지요. 심지어 일부 국가에서는 아직도 무소불휘의 신적 권한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왕 모욕죄는 그냥 왕이 '너 35년형' 막 이렇게 때리면 그대로 됩니다. ㅎㄷㄷ 이지요. 

이렇게 만년을 살아남았으니 10191년에도 왕은 살아남을 것이 분명합니다. 불사의 뱀파이어지요.

지금으로부터 8170년이라는 긴 시간이라면 왕이 한두 번쯤은 완전히 살아졌다가 다시 복원하게 될 수도 있는 시간이겠네요. 나폴레옹이 그랬었지요. 원래는 공화정의 대표였으나 그냥 왕이 되기로 하지요. 왜였을까요? 왕이 더 좋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이 문제만 일으키는 '왕'은 이제 좀 사라져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왕이 지닌 '절대반지'는 너무 위험하니까요. 아니면 '왕'이 너두나두 하기 싫어할 만큼 '일'을 잔뜩 주고 '좋은건' 별로 없게 만들던지요.


"내가 왕이 상인가?"

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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