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복사나무는 단순한 복사 나무가 아닙니다. 선왕이 현왕을 위하여 특별히 심은 나무지요. 그런데 이 나무가 비실비실 합니다. 그래서 전관 동부승지들은 이 나무를 살려내지 못해 줄줄이 짤리게(파직되게) 됩니다. 그러므로 동부승지의 특별임무는 복사나무 전담 재활 원예사 되겠습니다.
복사(복숭아?)나무
그러나 기대령이 바둑만 두는 것과 달리 동부승지는 복사나무만 관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나무를 살려내지 못하면 짤린다(죽인다)고 했기에 이 업무가 주 업무가 될 수밖에 없겠지요. 꿀보직 기대령이 사실은 바둑 말고 주상전하와 연애가 주 업무인데비하여 동부승지는 정삼품 당상관임에도 불구하고 죽어가는 나무나 살리고 있으니 죽을 맛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비전문가로 대충 비서실을 임명하니 나무가 살 리가 없지요. 그나마 기대령은 바둑 전문직입니다. 여장남자 연애도 전문이지요. 그래서 동부승지는나무는 모르겠으니 물주고 복지부동 대충 살기로 하지요. 수액 한방 놓지 않더라니까요!
승정원(비서실)
동부승지는 사실 왕명을 출납하던 승정원에 속해있던 관직으로 도승지, 우승지, 좌승지, 우부승지, 좌부승지, 동부승지가 각 이방, 호방, 예방, 병방, 형방, 공방, 6조의 일을 담당하던 비서실 같은 곳입니다. 그중에서도 동부승지는 공방의 일을맡았으니오늘날산업, 농수산 비서관정도로 보아 복사나무 특별관리가작무에 맞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승정원 승지들 중에서도 맨 말석, 그냥 귀찮고 어려운 일 몰아주기 당한 것이겠지요.
벼락맞은 복사나무
그런데 아뿔싸 이 특별관리 복사나무가 벼락에 맞아 불타버리고 맙니다. 이렇게 끝날 것 복지부동 살리려고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 그나마 위안입니다. 그러나 별수 없이동부승지는 드디어 짤릴(죽을) 위기를 맞이하지요.관직이 이렇게 허무하다니까요.
그러나 저러나 벼락 맞은 나무로 도장을 만들면 그렇게 좋다는데 벼락 맞은 복사나무 도장의 효험을 알리면 어떻게든 자리를 보존하게 될텐데요. 이참에 아예 바둑판을 만들어 바치면 바로 도승지로 승차하게 될텐데요. 공방 주관 동부승지 라면 가능하지 않을까요?그런데 동부승지, 조카가 왕이 되길 기다리며 여전히 복지부동 눈치만 보고 있지요.역시 큰 그림은 전문직 기대령 따위가 생각할 것이 아니에요. 동부승지의 비결은 나서지 않고 견딘다! 뒤에서 욕도 앞에서는 벼락이 다 자기 탓이라 하지요. 결국 불탄 복사나무에도 불구하고 살아 남은 듯 합니다. 역시 덩삼품 덩상관은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