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도 못 쫓아다니게 되니까, 바다로 가는 거지.” “끝에 남자가 바다로 가는 것도 죽으려고 가는 거거든? 아니 그냥 실제로 나한테 그런 심정이 좀 있었어. 왜 원하지도 않는데 태어나가지고 애써야한다 그러고 잘해야 한다고 그러고…한 번 사는 인생인데, 왜 이렇게 힘들게만 살아야되는지, 나는 그거 이유 모르겠거든.” “한 번 해보자.”
당신와 함께 갔던 해변이 영화에 나왔다. 나는 그때 둑 아래를 살펴 볼 생각도 않았다. 지금 나는 둑 밑에서 그날을 올려다 보고 있다. 여자를 따라갈 수도, 모든 걸 포기하고 바다로 걸어 들어갈 수도 없다. 지금 내 마음도 그렇다. 그저 어딘가 먼곳으로 떠나 한 계절 쯤 살다오고 싶다. 흐린 눈으로, 우리가 살았던 날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