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나는 대한민국 충청북도 제천시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집은 가난해서 부모님은 하루가 멀다 하고 돈 때문에 고성을 지르며 싸웠던 기억이 있다. 어떤 물건이 갖고 싶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천 번이고 백번이고 더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버릇이 생겼고 보통 듣는 대답은 안된다였다. 그렇게 집에서 많이 고민하고 말하는 모습 때문일까 나에게 모범생 같은 이미지가 씌워졌고 나는 또 그 기대를 저버리지 못하여 모범생인 척 공부를 했다.
고등학생까지 공부를 엄청 잘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중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나름 자신감 있게 생활을 하였다. 그때까지 나에게 있어 공부라는 것은 그냥 앉아서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공부를 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학교를 가는 것이 즐겁지도 싫지도 않았고 다가오는 수학능력 검정시험이 두렵거나 떨리거나 하지도 않았다 그냥 나는 매일 문제집을 풀고 모르는 걸 물어보러 학교에 갔고 그게 전부였다.
어떤 대학을 들어가고 싶다, 나는 나중에 어떤 직장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꿈도 꾸지 않았다.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갔고 이게 나중에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 체 대학이라는 새로운 체계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대학에 들어가니 고등학생 때처럼 하루하루 묵묵하게 아무런 꿈을 꾸지 않은 채 공부만 해서 성적을 잘 받을 수 있거나 동기들과 어울리수 있거나 선배들과 교수에게 학습할 자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어떻게 학습을 해 나가야 할지 정하고 동기들과 토론하고 선배들에게 자문을 구해가며 스스로 내가 가야 할 길을 탐험해야 했다. 당시에 나로서는 많이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그냥 해야 하는 것 하라고 했던 것을 잘하던 나였는데 여기서는 그렇게 되지 않으니 곤란했고 혼란했다.
그렇게 대학에서 적응을 하지 못하고 지내던 와중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누구나 겪는 군대의 문제에 직면하였다 웃기게도 대학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나였지만 군대는 가기 싫었다. 그래서 마음을 다잡고 박사과정으로 진학해서 산업체에 들어가야지 라는 큰 꿈을 꾸었다. 하지만 될 리가 없었다. 1학년때부터 적응하지 못한 나였는데 군대 문제로 갑자기 열심히 하려고 드니 될 리가 없었다. 실제로 열심히 하지도 않았다, 그냥 누워서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라고 상상만 했었던 것 같다.
2학년을 마치고 이제 물러설 곳이 없어져서 군대에 입대하게 되었다, 당시 춘천의 102 보충대로 입영하였는데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추운 강당에 앉아서 대기하고 있었을 때 굉장히 졸렸던 기억이 난다. 군대에 와서 짜증 나거나 두렵거나 한 것이 아니라 그냥 졸렸다. 마치 내일이면 다시 사회에서 사회인으로서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이 나는 잠깐 여기에 온 것처럼 꾸벅꾸벅 졸았다.
군생활을 하면서 나는 예상외로 적응을 굉장히 잘했다. 당시에는 그 이유를 몰랐고 그냥 생활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고등학생 때처럼 군대에서도 그냥 하라는 것 그리고 해야 하는 것을 묵묵히 잘 해내면 주변에서는 잘한다라고 이야기 해 주었으니까. 그리고 아침에 잘 일어나고 저녁에 잘 자고 잘 뛰고 다치지 않으면 그게 에이스였다. 나에게 있어서 별로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병장을 달고 사회에 다시 나가야 할 무렵, 대학생 때 돈이 없어서 힘들었던 기억이 올라와 '전문하사' 즉 6개월 동안 말뚝을 박고 돈을 모아서 대학교에서 써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어차피 군생활 그렇게 힘들지도 않았고 원래 있었던 부대에서 계속 생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응을 할 필요도 없었기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지원서를 제출했다.
그렇게 지원서를 제출하고 나는 다시 사회로 나가려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 다음에 더 이어서 작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