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람들이 제부도나 궁평항은 잘 알고 있지만 매향리에 대해 아는 사람은 드물다. 과거 언론 매체에서 쿠니 미군 사격장과 주민들 간의 갈등 관련 좋지 않은 기사가 종종 보도된 적이 있었다. 때문에 매향리를 떠올리는 사람들은 관광지라기보단 바닷가 한가운데를 두고 폭격 연습을 했던 위험한 동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
지금은 미군이 떠난 자리에 꽃과 나무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기에 아는 사람만 찾는 이곳 매향리! 궁평항이나 제부도보다 더 멋진 장소인데, 왜 대부분 사람들은 한결같이 매번 똑같은 여행을 즐기는 걸까? 제부도, 궁평항 그런 뻔한 여행 코스 말고 매향리에 와보시라니까요!
공기 좋지, 한적하지, 코로나 19 시대에 제격인 장소! 나만 알고 있기에 아까운 이곳 매향리를 당신에게 소개합니다.
" 매향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설명해 주겠나."
"매향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보냈어요. 하늘에 날아다니는 사격 비행기는 무섭기보단 익숙한 존재였죠. 비행기는 바닷가 한가운데에 있는 농섬을 향해 폭탄을 조준할 때마다 마을 전체를 집어삼켜먹을 듯한 굉음을 냈어요. 사격이 끝나고 나면 빨간 깃발이 내려지는 찰나 기다렸다는 듯 잽싸게 미군부대로 향합니다."
"허허! 매향리 원주민이었군. 반가워요! 매향리에 살고 있는 원주민과 대화를 하다니, 대단한 영광이네. 자네가 하는 대화를 들으니 꽤 짓궂은 어린 시절을 보냈구려? 그래서 깃발이 내리고 나면 그다음은?"
"빨간 깃발이 내린 미군부대는 언제 사격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고요하고 아늑합니다. 그때는 붉은 산딸기가 지천으로 널린 시기였어요. 잘 익은 산딸기를 정신없이 따고 있는데, 피부가 하얗고 코가 오뚝한 미군이 제게 손을 흔들어요. 어머나! 저는 피부 알레르기는 없으나 미군 알레르기가 있어요. 미군을 본 순간 멀쩡했던 피부에 오돌토돌 닭살이 쫙 돋는데, 눈이 마주치자마자 슬리퍼가 벗겨질 정도로 줄행랑을 쳤지 뭐예요."
"그럴 수도 있지. 나도 어린 시절 외국 인을 처음 봤을 때 마치 외계인인 줄 알았다니까?"
"맞아요 맞아. 한눈에 봐도 딱 외계인이었어요. 그렇게 줄행랑을 치고 어디론가 달려갔어요. 그곳은 미군들이 전방을 살피는 용도로 지어놓은 작고 높은 건물인데,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 곳이에요. 계단 꼭대기에 올라가면 드넓은 벌판은 물론 멀리 바닷가가 보여요. 날은 조금씩 저물고 붉은 노을이 하늘을 감싸 안은채 바닷가와 친구가 되려 해요. 지금은 천국에 온 것처럼 황홀한 기분이 드는 순간이에요. 물론 천국이 어떤 곳인지는 안 가봐서 잘 몰라요. 그렇지만 바닷가 노을은 눈에 담아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어요."
"붉은 노을이 하늘을 만나 바닷가와 친구가 되려 한다? 문득 매향리를 노을이 지는 시간에 떠나고 싶게 만드는 표현이군. 지금은 매향리가 많이 변했던데, 설명 좀 해주겠나?"
"그럼요! 기나긴 세월 동안 동네 사람들은 미군 철수를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정부와 투쟁했어요. 미군부대 앞에서 화염병을 던지고, 원주민 중 한 분은 칼로 스스로 배를 찔러 투쟁의지를 보이기도 했죠. 동네가 아수라장이 되기를 십 수년. 그렇게 2005년 8월 12일, 54년 만에 드디어 미군부대가 폐쇄가 됐어요. 미군들이 철수를 했고 비행기 소음은 더 이상 들리지 않았지만, 철망 속에 꼭꼭 갇혀있는 미군부대는 적막하기까지 했어요. 이후 화성시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인 '리틀야구장'을 조성했고, 지금은 '매향리 평화 생태공원'을 조성중에 있어요. 정말 많은 변화가 있는 곳이죠?"
"야구장과 평화 생태공원, 마을이 많은 발전을 했군. 제부도나 궁평항은 자주 가봤는데 문득 매향리 풍경이 궁금해져. 리틀 야구장과 평화공원도 보고 싶고, 자네가 천국이라 이야기한 저녁노을도 한 번 봐야겠네."
코 끝을 간지럽히는 바닷바람과 초록 풀이 반기는 이곳 매향리. 때론 삶이 힘겹고 고될 때마다 매향리는 그런 마음을 위로하고 숨 고르기 할 시간을 선물해준다. 나만 알고 있기에는아까운 이곳을 당신에게 선물해 주는 하루이고 싶다. 제부도, 궁평항보다 더 멋진 이곳! 매향리로 당신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