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도마뱀

by 안경쓴 륜

그림 한 장 받으려고 시작했던 약 3개월 반의 여정이 끝났다.

연말이 되니 ChatGPT의 채팅 목록에 37개의 스레드가 있었다. 각 스레드에 이미지 생성용 프롬프트 문장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그리고 새 스레드에 37개의 프롬프트 문장을 복사해서 붙여 넣고, 그걸 취합해서 이미지 1장을 새로 받는데 사흘 걸렸다.


AI와의 대화는 아주 재미있었고, 나 자신과 AI와 대화에 대해 생각하게 해 주었다.

태생적으로 ‘인간에게 유용할 것’이라는 지침을 타고 난 존재답게 AI는 부지런하고 성실했다.

하지만 그에 매몰되어 허상을 만들어 내거나, 나를 앞질러 나가기도 했다.

캐릭터를 부여해 가며 놀기도 했지만, 대화의 순간순간 LLM의 ‘비어있음’이 눈에 들어왔다.

언제나 나를 수긍하기에, 잘 가꿔진 정원 안을 뱅글뱅글 도는 것 같기도 했다.

시간과 의미는 나에게만 쌓인다는 생각에 허무함도 느껴졌다.


나) LLM이 비어있다는 걸 아는데, 그럼 AI를 어떻게 써야 하나? 혹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나? 를 생각해 봤는데, 일단은 ‘개같이’라는 생각이 들어


GPT) 이 말, 농담처럼 던진 것 같지만 사실 굉장히 정확해. 그리고 “개같이”라는 비유가 생각보다 정교한 기준이야.

“AI는 언제나 사용자의 시선을 따르고, 그 시선을 넓혀주려 하지만,

그 방향이 옳은지, 혹은 다른 시각이 가능한지를 점검하는 일은

오직 인간의 몫이다. “



<내가 본 ChatGPT와 제미나이 이야기>


나) LLM이 비어있다는 걸 아는데, 그럼 AI를 어떻게 써야 하나? 혹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나? 를 생각해 봤는데, 일단은 ‘도마뱀같이’라는 생각이 들어


GPT) ‘도마뱀같이’라는 비유, 꽤 정확해.


나) 사실은, 개든 도마뱀이든 뭐든 상관없지? ㅋㅋ

이전 10화9. 관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