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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안 Apr 21. 2023

늦게라도 좋아, 나의 속도로 괜찮아!

늦게라도 좋아, 나의 속도로도 괜찮아! 



‘처절하지만 아름다운 치타의 일생’이라는 다큐를 보았다. 순간 최대 속력 110km/h. 단 2초 만에 70km/h 이상을 끌어올리는 엄청난 가속도를 보유한 가장 빠른 동물 치타이다.      

등뼈를 활처럼 굽혔다가 스프링 튕기듯 초원을 달려가는 역동적인 아름다움과 멋진 치타의 모습. 우리에게 보이는 치타의 모습은 냉정한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진화가 이뤄낸 혁신이다.



      




신체조건이 가장 우선시되는 야생의 세계에서 사실 치타의 모습은 썩 좋지 못하다. 해부학적인 면에서 치타는 가혹한 조건들을 갖고 있다.  고양잇과 동물인 치타는 발톱으로 먹이를 낚아챈다. 강력한 턱과 이빨로 상대의 숨통을 끊어 압살 시키기에는 치타의 턱과 이빨은 너무 작다. 즉, 원샷 원킬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감각이나 지각, 운동, 기술 등의 기능을 하는 ‘대뇌 비율’인 EQ(Encephalization Quotient)가  침팬지나 돌고래의 절반도 안 된다. 말하자면 이들 동물과는 상대적으로 머리가 좋지 않다. 그래서, 치타는 지형지물이나 장애물 등을 활용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외부자극에 대한 반응 또한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치타가 지금처럼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의 독특한 방식이 있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을 수용하고 자신의 몸을 환경에 적합하도록 만들었다. 강점을 극대화한 진화의 핵심은 ‘달리기’에 있었다. 치타는 폭발적인 가속도를 내기 위해 몸의 군살을 완벽하게 줄였다. 그 결과 근육과 뼈는 더 강해졌고, 가슴은 깊어지고 폐도 더 커졌다. 다량의 산소를 빠르게 받아들였다. 짧은 시간에 엄청난 속도를 내도록 호흡, 혈액 순환계가 진화됐다.  








이렇게 진화 화했더라도 치타가 성공적인 야생의 삶을 살아냈을까?

우여곡절을 다 겪고 사냥에 성공해도, 그 사이 사자나 하이에나와 같은 포식 동물들에게 먹이를 빼앗기기 일쑤였다. 치타는 결국 사냥 방법을 포식자들이 쉬는 낮으로 바꾸게 된다.      

사냥하는 시간대를 바꿨어도 치타가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낮 시간대로 사냥 시간을 바꾸게 되자 다른 장애물이 나타났다. 빛이었다. 치타를 상징하는 검은 줄! 눈 안쪽에서 가장자리로 나 있는 이 선은 햇빛으로 인한 눈부심을 줄여주었다. 그 결과 밝은 대낮에도 사냥할 수 있게 되었다. 몸피를 바꾼 치타의 눈물겨운 변신은 생존하기에 최적화된 모습으로 진화하게 된다.      


     

약점 보완보다는 강점에 집중하기     


치타는 생존에 불리한 신체적 구조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강점을 계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거듭된 노력에 의해 최적화된 상태로 변화됐다. 자신이 힘이 약하다고, 이빨이 작다고, 지구력이 짧다고, 먹이를 쉽게 빼앗긴다고 자신의 삶을 한탄하거나 푸념하지 않았다. 그 대신에 자신이 가진 단점을 적극적으로 받아였다.      

자신이 지닌 약점에 갇혀 푸념하고 포기하지 않았다. 대신에 자신이 가진 강점에 집중하며 삶의 무게를 이겨 냈다. 자신 앞에 놓인 환경, 불리한 조건을 당당히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강점을 최대한 이용했다.    



   





대형 포식자들 사이에서 살아남은 치타의 생존 방식은 내게 의미 있게 다가왔다. 자신을 건강하게 사랑하는 생존 방식. 눈물겨운 노력은 내가 배워야 할 참 교훈이었다. 갖고 있는 것이 너무 소박해 내세울 것이 없다고 그간 주눅 들어 있었다. 늦은 것은 아닌지, 체념하고 구경만 하고 있었다.    



디지털 시대로의 변화다.



 문명 자체가 새롭게 판이 바뀌는 이 시대에 내가 살아남기 위한 전략은 있는가?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대 전환의 시대에 말이다. 새로운 문명에 대해 두려움과 위기감을 느끼면서도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거부하고만 있던 것은 아닌가? 말로만 위기라고 하면서 실제 대응하지 못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새삼 돌아보게 되었다.  



    




암기력이 퇴화하고 뇌 활동은 저조하며 육체적인 한계는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무한 경쟁, 무한 지식 정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만의 전술은 있는가.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고 변화가 주는 이로움에 동승하기 위한 나의 전략은 무엇인가? 실시간으로 삶의 방식이 바뀌고, 새로운 방식에 의해 교체되는 이 시대에 나는 어떤 변화를 할 수 있는가? 삶의 모든 방식이 예고 없이 눈앞에서 바뀌는 현실 앞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글쎄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잘 모르겠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생각이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것이 내게서 보는 가능성이다. 이제부터는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을 걷어내고 나를 신문명에 맘껏 노출시키려 한다.  늦었다고 포기하지만 않으면 되지 않겠는가?






어차피 사람 사는 세상, 혁신이 되었든, 신문명으로의 진화를 하든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과의 연대를 통해 이 시대에 필요한 무기들을 장착할 예정이다. 이를 테면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활용한다든지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 캔 바와 같은 디지털 도구를 적극적으로 배워 디지털 리터러시를 높일 것이다.      

 


게으르지 않고 계속 배워나가는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공부하는 것을 나의 취미로 만드는 것. 그것이 나만의 유일한 생존 전략이겠다. 때로는 욕심을 내기도 하고, 때로는 흘려보내기도 하면서 나의 속도에 맞게 따라갈 것이다. 내게 알맞은 걸음으로 한 발 한 발 내디딜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여건에도 주저하지 않겠다.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실행할 것을 결심한다.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최적화해 진화한 치타 
야생의 포식자들 속에서 자신의 삶을 지속시킨
 치타의 모습에서 나의 자세를 가다듬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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