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그 설렘과 두려움 그리고 성장
그 동안 브런치에 조금씩 올렸던 칼 비테 교육법에 대한 책을 정식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제목은 <자녀교육, 칼 비테가 답하다>
아직 생떼같은 두 자식들이 있는데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무척이나 당황하고 방황했다.
내가 '이렇게 저렇게 교육해야지.'(좋은 학교 보내고 좋은 사교육 시키고)하고 계획했던 것들이 하루아침에 흔들릴 수 있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학교와 학원들이 문을 닫을 수 있는 곳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어떤 시대에도, 어떠한 사태가 닥쳐도 흔들리지 않을 교육'을 찾아야 했다.
앞으로 코로나 말고도 얼마든지 예상치 못한 일들이 우리의 삶을 통째로 바꿀 수 있고, 공고하다 믿었던 모든 것들을 흔들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답을 찾기 위해 우선 신문부터 구독했다. '4차산업', '인공지능', '교육', '포스트코로나', '미래교육' 주제의 기사들을 스크랩하고, 관련 책, 자료, 해외 자료들까지 찾아 읽었다. 그렇게 두 달을 전념하고 나니 어느 정도 윤곽이 보였다.
그리고 그 윤곽에 정확하게 들어맞은 것이 바로 칼비테 교육법이다. 기존에 있는 많은 교육법들 모두 훌륭하다. 그렇지만 어느 부분에서 조금씩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칼 비테 교육법은 많은 전문가들이 내놓은 미래교육의 방향성과 놀랍도록 정확히, 잘 들어맞는 교육법이었다.
이걸 엄마들과 공유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동안 나는 많은 엄마들의 도움을 받았다.
이유식을 연구한 엄마들 덕분에 아이를 건강히 잘 먹일 수 있었고,
아이를 키우며 겪을 수 있는 여러 돌발 상황들에 대해 맘 카페나 블로그에 잘 정리해 준 엄마들 덕분에 그들보다 육아가 훨씬 수월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으로 엄마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연구원 출신에 교육업에 오랫동안 종사하고,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내가 확신할 수 있는 교육법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칼 비테 교육법을 칭송하고 인정한다. 특히나 과학자들이 칼 비테 교육법을 자주 인용하는 것을 보며 더욱 신뢰가 생겼다.
그래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의 '첫 책'인 <자녀교육, 칼 비테가 말하다>가 이 세상에 나왔다.
굳이 '처음'이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은 그 단어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나 처음으로 턱걸이 10개를 성공해봤어."
"나 처음 칭찬을 받아봤어."
이 외에도 '첫사랑', '첫회사', '첫째자녀' 등 '처음'은 단순한 'Firtst' 그 이상이다.
때론 '그게 뭐 별거라고….'하고 공감받지 못할 때도 있지만, 적어도 그 말을 쓰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특별하고 의미있는 것이 된다.
이 책도 나에게는 그렇다.
둘째 만삭 때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양가부모님의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상황이고 첫째는 코로나로 인해 어느 기관도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오롯이 나 혼자 두 아이를 육아하며 이 책을 썼다.
'독박육아였다'라고만 하고 싶지만 인생은 늘 단순함을 허용하지 않더라. 이 외에도 참 많은 일들과 위기들이 닥쳤다. 글쓰기를 포기할까 수십 번을 고민하고 흔들렸다. 하지만 결국에는 완성했고, 전체 원고를 투고했다.
그리고 나와 가장 분위기가 맞는 출판사와 계약을 하였고, 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그런데, 목표를 이루었다는 것은 목표를 잃었다는 뜻이기도 하더라.
출간을 앞두고 뭔가 불안했다. 책이 나오는데 그 다음 무슨 글을 써야 할지 떠오르지가 않는 것이었다. 이 책이 나오면 그 다음은 진짜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할 것만 같은데 나는 아직도 두 아이를 오롯이 독박육아를 해야 하는 주부였고, 도무지 글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이라는 결과물보다 그 과정이 더 위대했다고 생각해. 나는 그 동안 너를 옆에서 봤잖아. 정말 열악하고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 이 책을 써왔는지, 이 책을 쓰기 위해 너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정말 나는 그 과정이 대단하고, 이 책이 나오는 것도 물론 기쁘고 좋지만 그 과정이 묻히고 잊혀진다는 게 너무 아쉬워."
그러고보니 그랬다. 학교 과제 말고는 글쓰기를 한번도 해본 적 없는 내가, 둘째 만삭일 때 도전을 시작한 거, 상처를 짖이기고 앉아 몇 시간씩 조리원에서 티비 한번 켜지 않고 책 작업만 한거, 두 아이를 데리고 이사를 하던 날도, 대상포진을 앓던 날도 무조건 한 단락은 쓰고 자는 등 전과정이 나에게 의미있었고, 정작 나를 성장시킨 것들이었다.
그래서 이 책 다음으로는 책을 쓴다기 보다는 우선, 책쓰기의 과정, 1년 동안의 시간들을 기록해보려 한다. '첫 책'이라는 말 안에 담긴 바로 그 것들을 담아보려 한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쓰고 싶었던 것들을 자유롭게 써봐야겠다. 그 동안은 칼 비테 교육법에만 완전 미춰있었으니깐.
예전의 나와 같이 방황하고, 이 시대가 불안하고, 자녀교육이 어렵고, 명확한 교육관이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자식을 잘 키워내보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부모라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든든한 길잡이이자 멘토이자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