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준은 평소처럼 새벽에 가게 문을 열었다.
전날 만들어둔 반죽을 확인하곤, 오븐에 넣었다.
갓 구워진 빵 냄새가 마을에 풍겼다.
단골손님마다 할머니의 사고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민준은 수시로 휴대폰을 살폈다.
윤정의 문자를 기다렸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점심 무렵, 윤정이 나타났다.
반찬가게 이모 두 분이 번갈아 간병을 한다고 했다.
민준은 수척해진 윤정이 걱정되었다.
오늘은 집에서 쉬라고 했다.
윤정은 괜찮다며 앞치마를 챙겨 입었다.
평소보다 밝은 표정으로 손님을 맞이했다.
혜진이 엄마와 함께 빵집을 찾았다.
할머니를 만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윤정과 혜진이 수다를 나눴다.
아저씨와 지희 아줌마는 주방에서 잠시 대화를 나눴다.
주방에서 나온 지희 아줌마가 윤정을 위로했다.
선영이가 너무 일찍 떠났다며 서운해했다.
아줌마는 엄마 얘기를 하면 꼭 운다.
윤정이 아줌마를 안아주었다.
혜진은 케이크와 빵을 잔뜩 골랐다.
민준이 걱정하자 다 먹을 수 있다고 했다.
지희는 병원 식구에게 줄 빵을 추가로 담았다.
윤정은 아줌마와 혜진이 고마웠다.
손님이 없을 때는 윤정도 말이 없었다.
작은 어깨가 오늘따라 더 무거워 보였다.
민준은 몇 번이나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윤정은 빵으로 저녁을 해결하겠다고 했다.
민준이 억지로 식당에 데려갔다.
삼겹살을 굽는 동안에도 침묵이 이어졌다.
윤정은 접시에 놓인 고기를 말없이 먹었다.
식당을 나설 때, 빗방울이 떨어졌다.
윤정은 할머니에게 드릴 빵을 만들었다.
재료를 챙겨준 민준은 말없이 지켜봤다.
윤정이 성형을 마친 빵 반죽을 발효기에 넣었다.
민준은 그제야 작업대 앞에서 밀가루 반죽을 섞었다.
마감을 하는 동안에도 별다른 말이 없었다.
윤정이 오븐에 구워진 빵을 꺼냈다.
식은 빵을 정성스럽게 포장했다.
반죽기 기계음만 규칙적으로 들렸다.
윤정이 퇴근 준비를 했다.
민준의 신경은 온통 발소리에 집중되었다.
애꿎은 빵 반죽을 계속 만졌다.
잠시 후...
윤정이 다가왔다.
그리곤...
아저씨의 등 뒤에 숨었다.
민준은 움직일 수 없었다.
돌아볼 수도 없었다.
윤정이 울고 있었다.
긴 침묵이 흘렀다.
나지막한 목소리.
“아빠...”
두 사람의 시간은 정지되었다.
창밖의 빗방울은
굵은 장대비로 바뀌었다.
(계속)